구원의 성 십자가 -선택, 기억, 사랑, 바라봄, 따름-2022.9.14.수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Sep 14, 202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2.9.14.수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민수21,4ㄴ-9 요한3,13-17

 

 

 

구원의 성 십자가

-선택, 기억, 사랑, 바라봄, 따름-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오늘은 성 십자가 현양 축일입니다. 십자가의 길, 기도시 14처마다 시작하면서 바치는 위 기도문이 복음 환호송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오늘 감사송에서도 영광스러운 십자가의 승리를 장엄하게 고백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십자나무에서 인류 구원을 이룩하시어, 죽음이 시작된 거기에서 생명이 솟아나고, 나무에서 패배한 인간을 승리하게 하셨나이다.”

 

하루에도 얼마나 많이 삼위일체 하느님을 고백하며 십자성호를 그으며 성 십자가의 주님과 일치의 사랑을 표현하는지요!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는데, 영적승리의 삶에 수시로 십자성호를 그으며 바치는 성호경보다 더 좋은 기도는 없습니다. 도대체 몸과 마음이 주님과 하나되어 바칠 수 있는 짧고 좋은 기도로 십자 성호경 기도보다 더 좋은 기도가 세상 어디 있겠는지요! 새삼 저절로 성 십자가를 예찬하는 마음 가득합니다.

 

오늘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지신 십자가를 묵상하고 경배하는 날입니다. 축일의 유래에 대해 잠시 공부하는 마음으로 살펴 봅니다. 

 

전승에 의하면 축일은 4세기경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었다 합니다. 정확히 335년 9월13일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예수님의 무덤위에 기념 성당을 지어 봉헌하고 그 다음날인 바로 오늘 9월14일 그의 모친 헬레나 성녀가 발견한 것으로 추정되는 ‘성 십자가’를 무덤 성당 안에 걸어 현양하여 신자들로 하여금 경배하도록 한데서 유래된 축일입니다. 

 

이어 교황 세르지우스 1세(687-701)에 이르러 전체 교회가 기념하는 축일로 자리잡아 십자가 경배는 널리 전파되었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9월14일로 고정됩니다. 그러니 놀랍게도 무려 1600년 이상의 전통의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인 것입니다. 마침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성 십자가의 주님께 현재 해외 사도적 여정중에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위해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뒤를 따라 자신의 십자가를 묵묵히 지고 맡은바 사명을 수행하시는 교황님은 9월13일부터 9월15일까지 제38차 해외 사도적 여행을 위해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카차흐스탄을 방문하고 계십니다. 교황님은 현지에서 ‘팬데믹 이후 인류의 사회-영적 발전에서 세계 종교지도자와 전통 신앙의 역할’을 주제로 개최되는 “제7차 세계 및 전통종교 지도자 대회”에 참석하여 연설과 토론의 일정을 소화하신후, 작은 가톨릭공동체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격려할 예정입니다. 

 

성 십자가 현양 축일과 내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까지 계속될 교황님의 사목여정이 그대로 하느님 섭리의 맥락안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성 십자가 현양 축일에 문득 생각나는, 꼭 만 33년전 제가 만40세 되던 해, 1989년 7월11일 사제서품식 미사시 성가 445장을 들으며 입장할 때 걷잡을 수 없이 흘렀던 눈물입니다. 그때를 생각하니 강론 쓰는 지금도 감사와 감격의 눈물이 납니다. 

 

“1.내 한평생을 예수님 안에 내 온전하게 그 말씀 안에 

 내 결코 뒤를 바라봄 없이 그분만을 따릅니다.

 

 3.이 땅위에 산다 하여도, 이 땅위에 산다 하여도,

 십자가만을 바라보면서 그분만을 따릅니다.”

 

주님의 성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당신의 수도사제가 되어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른지 만33년, 꼭 예수님 한 생애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구원의 성 십자가의 주님을 한결같이 끝까지 따르는 것이 제 유일의 소원이자 목표입니다. 저절로 자리 잡는 다섯 가지 각오를 나눕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 누구나에게 해당되는 본질적인 수행이겠습니다.

 

첫째, 구원의 성 십자가를 선택하라!

구원은 선택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구원의 성 십자가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성 십자가 고상을 바라볼 때나 십자성호를 그을 때 마다 이 구원의 선택을 새롭게 확인하자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 삶의 중심에 대한 우리의 정체성, 신원에 대한 확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성 십자가의 예수님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새삼 믿음의 구원과 심판도 우리의 선택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이 이를 분명히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외아드님, 구원의 성 십자가의 예수님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심판이 아닌 구원의 선택, 믿음의 선택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삶의 여정은 살아 있는 그날까지 ‘선택의 여정’임을 깨닫게 됩니다.

 

둘째, 구원의 성 십자가를 기억하라!

선택에 이어 곧장 뒤따르는 성 십자가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바로 제1독서가 우리에게는 기억에 참 좋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참 배은망덕한 망각의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하느님께서 출애굽의 여정에서 베풀어 주신 은혜를 까맣게 잊고 하느님과 모세에게 불평하다가 주님께 화를 입습니다. 

 

하느님 탓이 아닌 망각으로 인해 스스로 자초한 화입니다. 주님이 보내신 불뱀에 물려 죽어들 가자 기민하게 예수님의 예표가 되는 중재자 모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백성입니다. 참으로 경거망동의 변덕스런 백성들, 그대로 우리 인간의 보편적 부정적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주님과 당신께 불평하여 죄를 지었습니다. 이 뱀을 우리에게서 치워 주시도록 주님께 기도해 주십시오.”

주님의 종, 모세가 기도하자 주님은 즉시 응답하십니다.

“너는 불 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아라. 물린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보면 살 것이다.”

 

민수기의 구리뱀을 생각할 때 마다, 즉시 구리뱀의 구원을 상징하는 주님의 성 십자가를 기억하며 불평의 죄에서 벗어나기 바랍니다. 주님의 성 십자가야 말로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의 기적입니다. 그리하여 화답송 후렴, “하느님의 업적을 잊지 마라,”입니다. 새삼 우리 삶의 여정은 끊임없이 성 십자가의 구원을 기억해야 하는 ‘기억의 여정’임을 깨닫게 됩니다.

 

셋째, 구원의 성 십자가를 사랑하라!

선택과 기억에 이어 사랑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성 십자가의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세상 그 무엇도 성 십자가의 예수님 보다 더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참으로 성 십자가를 사랑할 때 주님의 사랑을 받습니다. 집착없는 초연한 이탈의 사랑, 생명을 주는 사랑, 자유롭게 하는 사랑, 아가페 사랑입니다. 이런 아가페 사랑은 지혜입니다. 사랑과 지혜는 함께 갑니다. 십자가의 사도 바오로의 힘찬 고백에 공감합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유다인들에게는 비위에 거슬리고 이방인들에게는 어리석게 보이는 일입니다. 그러나 유다인이나 그리스인이나 할 것 없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그가 곧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힘이며 하느님의 지혜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들, 성 십자가의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바로 하느님의 힘이며 하느님의 지혜이신 그분과 일치의 삶을 살게 되니 이보다 더 큰 구원의 복도 없습니다. 구원의 성 십자가의 주님께 대한 사랑 역시 날로 깊어지는 평생 ‘사랑의 여정’ 인생임을 깨닫게 됩니다.

 

넷째, 구원의 성 십자가를 바라보라!

선택에 이어 기억이요, 기억에 이어 사랑이요, 사랑에 이어 바라봄입니다. 사랑하면 저절로 바라보게 됩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바라보는 성 십자가의 주님입니다. 성 십자가를 바라볼 때 주님의 사랑의 눈길과 우리의 주님 사랑의 눈길이 만납니다.

 

영원히 바라볼 사랑의 대상인 성 십자가의 주님이 계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우리가 하루하루 날마다 언제나 바라봐야할 분은 구원의 하늘길을 내시고 구원의 하늘문을 활짝 여신 성 십자가의 주님이시며 바로 이점을 요한 사도는 통쾌하게 고백합니다.

 

“하늘에서 내려 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영원히 바라 보고 배워야 할 성 십자가의 주님의 사랑이요, 영원한 생명의 열매인 사랑의 성체를 모시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다섯째. 구원의 성 십자가의 주님을 따르라!

제 십자가를 지고 성 십자가의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요, 성 십자가의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유일한 소망입니다. 구원의 성 십자가는 선택, 기억, 사랑, 바라봄, 그리고 마지막 따름에서 비로소 완성됩니다. 참으로 주님의 성 십자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 운명의 십자가를, 내 책임의 십자가를 사랑하면서, 온몸에 지고, 한결같이, 평생, 살아 있는 그날까지, 앞서 가시는 성 십자가의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을 선택하고 기억하고 사랑하고 바라보며 한결같이 항구히 제 십자가를 지고 성 십자가의 주님을 따를 수 있게 하십니다. 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좌우명 고백 기도 마지막 연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Articles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