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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23. 사순 제5주간 월요일                                                                                                   다니13,1-9.15-17.19-30.33-62 요한8,1-11


                                                                                                    하느님은 어디에? 나는 어디에?

                                                                                                            -지금 여기에-


'하느님은 어디에?'라는 질문은 역으로 '나는 어디에?'있는가 라는 물음으로 직결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습니다. 언제나 현재적이며 우리의 응답을 요구합니다. 오늘 1독서 다니엘서와 요한복음의 배치가 참 절묘합니다. 아마 오늘 다니엘서는 매일미사에서 가장 긴 독서에 속할 것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의 두 장면이 흡사 영화의 장면처럼 생생합니다. 긴박하고 절박합니다.


나오는 인물들의 면면도 흥미롭습니다. 독서의 수산나, 두 원로의 재판관, 다니엘, 많은 회중들, 그리고 복음의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예수님, 많은 관중들이 절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상황은 수산나와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위기상황입니다. 말 그대로 절체절명, 고립무원, 사면초가, 악에 완전히 포위된 상황입니다. 수산나와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 둘 다 약자를 상징합니다. 오늘날도 정도의 차이일뿐 이런 처지의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많습니다.


1.하느님은 어디에 계신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물음입니다.

아무데도 하느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철저히 침묵의 하느님입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수산나나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의 처지에 있을 수도 있고, 두 원로나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의 위치에 있을 수도 있고, 회중의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2.죄악의 심각한 침투상황입니다.

제 정신의 깨어있는 사람은 그 많은 사람들중 다니엘과 예수님뿐입니다. 모두가 악에 사로잡혀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대로라면 수산나도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도 악에 희생될 분위기입니다. 절대로 악의 힘을 과소평가하면 안됩니다. 악의 평범성이란 말도 있고 악마는 디테일 안에 숨어있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악을 저지른 후 제 정신이 들고난 후 '무언가 씌인 것 같았다.'는 표현을 봐도 악의 유혹이 얼마나 평범한지 깨닫습니다. 오늘날 세상 현실을 보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3.침묵과 기도의 필요성입니다.

악에 포위되어 있는 상황일수록 침묵과 기도의 필요성입니다. 수산나의 대응이 침착합니다. 수산나에 관한 묘사입니다.

'수산나는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이었다.‘

'수산나는 눈물이 가득한 채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마음으로 주님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이런 경외와 신뢰의 여인 수산나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응답하십니다.

복음에서 글자를 쓰시는 동안, 예수님의 침묵의 정적도 인상적입니다. 이런 예수님의 침묵의 기도가 예수님과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향하던 군중들의 시선을 '안'의 자신으로 향하게 했음이 분명합니다. 주님 안에서 깨어있는 침묵과 기도의 은총만이 악을 분별할 수 있고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합니다. 하여 해답은 끊임없는 기도뿐임을 깨닫습니다.


3.하느님은 침묵 중에 일하십니다. 상황을 관망하시며 적절한 개입의 때를 보십니다. 하느님은 침묵 중에 온통 눈이 되어 보시며, 온통 귀가 되어 들으십니다. 하느님 앞에 완전 범죄는 불가능합니다. 하느님을 피해 갈 곳 세상 어디도 없습니다. 하느님은 다니엘을 통해 불쌍한 수산나를, 예수님을 통해 간음하다 붙잡힌 여인을 살려내십니다. 당신의 사람을 통하여 일하는 하느님이십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 '주님의 사람'인 참 사람은 예수님과 다니엘뿐임을 깨닫습니다.


4.자비와 지혜의 하느님이십니다. 자비에서 분별의 지혜입니다. 자비와 지혜는 함께 갑니다. 자비와 지혜는 한 실재의 양면입니다. 자비로운 자가 지혜로운 자입니다. 진정 대죄는 '무자비의 죄'입니다.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보다 큰 죄인은 무자비한 율법학자들과 바라사이들입니다. 분명 하느님의 눈앞엔 그러합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지혜는 예수님을 통해 그대로 드러납니다. 예수님과 여인의 주고 받는 문답이 감동입니다.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

마치 주님께서 악의 쓰레기를 말끔히 청소한 장면같습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주님도 단죄하지 않는데 누가 누구를 단죄합니까? 이미 충분히 단죄받은 여인이기에 새삼 단죄도 필요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단죄하지 않는 사랑, 과거를 묻지 않는 사랑, 지금 여기서 새롭게 시작하도록 격려하는 사랑이 바로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오늘 수산나와 간음하다 붙잡혔다 살아난 여인의 하느님 자비의 체험은 참으로 깊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곤경과 어려움, 죄를 용서받음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체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심판은 하느님이 하시는 것이 아니라 무자비함으로 스스로 자초하는 화(禍)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할수록 자비로운 사람이 됩니다. 내가 잘 나서 구원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로 구원입니다.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 진정 영적성장의 표지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죄악을 말끔히 청소해 주시고  당신 자비를 깊이 깨닫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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