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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24. 사순 제5주간 화요일                                                                                                                                민수21,4-9 요한8,21-30


                                                                                  "당신은 누구요(Who are you)?"


오늘 복음 묵상 중 첫 눈에 와 닿은 말마디는, 바리사이들의 예수님을 향한 물음 '당신은 누구요(Who are you)?' 였습니다. 바리사이들의 궁금증을 압축한 말입니다. 더불어 떠오른 말은 '너 어디에 있느냐(Where are you)?'라는 하느님의 아담을 향해 '삶의 제자리'를 묻는 질문입니다. 둘 다 근본적인 물음입니다. 


"당신은 누구요?“

예수님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물음입니다. 인터넷에 '검색(檢索)'하여 나올 답이 아니라 말씀을 깊이 '사색(思索)'해야 나올 답입니다. 검색의 시대에 사색을 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나를 아는 것이 바로 구원입니다. 나를 잊고,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나를 발견하여 참 나를 살아야 행복이요 기쁨입니다. 어제 의미 깊게 읽은 '검색보다 사색'(한겨레 신문, 김선우 시인)이란 글입니다.


-책과 시간의 아날로그 만남 속에 풍성해지던 '자기지식'은 어느덧 점점 엷어지고, 초스피드로 화면에 불러놓은 '남의 지식(정보들)'을 일별해 외우거나 긁어 붙여 자기 생각인양 리포트도 쓴다. 시간 속에 무르익어 해체화하는 자기지식이라야 자기 사유가 되는 법인데, 언제 어디서건 인터넷에 물어보는 '검색만능주의'는 생각하는 힘을 죽이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고픈 진지한 사색의 힘은 '사랑의 능력', '행복의 감각'을 되찾을 수 있게 해준다.- 


새삼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색과 검색의 분별있는 상호보완의 균형과 조화가 절대적임을 깨닫습니다. 나를 모르기에 불평불만입니다. 바로 1독서의 하느님과 모세에게 불평하며 대드는 광야여정 중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로 우리의 모습입니다. 하느님을, 예수님의 예표와도 같은 하느님의 사람, 모세를 모르기에 불평입니다. 구원받은 자기들의 신원을 모르기에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배고픔을 목마름을 참지 못하고 불평입니다. 정말 하느님을, 모세를, 자기들의 신원을 알았다면 저절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평불만 대신 찬미와 감사의 영혼의 양날개를 달고 기뻐했을 것입니다.


나를 찾는 과정은 하느님을 찾는 과정처럼 평생과정입니다. 둘은 함께 갑니다.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알아야 나를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면 나도 알지 못합니다. 사람이라 하여 다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하느님 없는, 그리스도 없는 자연인인 나는 없습니다. 있다면 무명(無名)의 욕망만 남은 짐승같은 사람일 것입니다. 살아 갈수록 절감하는 사실입니다. 하여 그리스도 안에 새로운 탄생을 상징하는 세례명이 그리도 고맙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아는 공부, 나를 아는 공부는 평생공부이고 이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없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야 나를 알 수 있습니다. 다음 말씀이 예수님의 신원을, 정체를 해명합니다.

1."너희는 아래에서 왔고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2."나를 보내신 분은 참되시기에, 나는 그분에게서 들은 것을 이 세상에 이야기할 따름이다.“

3."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내가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예수님의 신원에 깊이연루된 우리들입니다. 세례성사로 우리의 운명은, 신원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예수님처럼 위에서 왔고 세상에 살되 세상에 속하지 않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처럼 '내가 바로 나임'을 깨닫습니다. 정말 아버지와, 그리스도와 하나되어 갈수록 참 나가 되고 우리 역시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것이며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할 것입니다. 또 우리를 보내신 분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혼자 버려 두지 않으심을 깨달아 알 것 입니다.


신원과 배경은 함께 갑니다. 배경이 없이는 신원도 없습니다. 배경이 없는 자연인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배경이 좋아야 합니다. 누구보다 좋은 배경을 지닌 우리들입니다. 세례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은 하느님을 배경한, 그리스도를 배경한, 교회를 배경한 사람들입니다. 여기에다 우리 요셉수도원은 자랑스럽게도 성 요셉, 성 베네딕도, 웅장한 불암산이란 세 위대한 배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연인(自然人)은 환상이요 추상입니다. 도대체 믿을 근거가 없습니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얼마든지 상대적일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의 신원은 하느님의 사람, 그리스도의 사람, 교회의 사람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여기에 하나 덧붙여 수도회의 사람입니다. 안식년 중 내가 언제 어디에 가든 이런 신원의식이 나를 지켜줬습니다. 산티아고 순례 때도 늘 로만칼라를 하며 그리스도의 사제임을 알렸습니다. 수도복을 입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수없이 생각했습니다. 


숱한 신자들이 두려움 없이 수도원을 찾는 것은 우리를 남자로 생각하지 않고 하느님의 사람, 그리스도의 사람, 교회의 사람, 수도회의 사람이라는 신원 때문입니다. 바로 이의 생생한 표지가 수도복입니다. 내 안식년 중,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은 내 정체성의 뿌리 였습니다. 누군가 나를 의심한다면 즉시 요셉수도원을 검색하면 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바로 모세의 기둥위에 달아 놓은 구리뱀에 상징하는 높이 들어 올려진 죽음과 부활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묵상할 때 저절로 나오는 고백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좌우명이자 우리 믿는 이들 모두의 좌우명이자 신원입니다. 평생공부가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 공부입니다. 그리스도를 닮아감으로 하느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이요 닮아갈수록 참 나의 실현이요 완성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유일한 인생 목표입니다. 바로 매일의 주님의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이 더욱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과 우리의 일치를 깊게 해줍니다.


"내가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 들이리라."(요한12,32 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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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아빠 2015.03.24 05:53
    아멘! 신부님 말씀 깊이 새기며 오늘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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