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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26. 사순 제5주간 목요일                                                                                                                    창세17,3-9 요한8,51-59


                                                                                                 관계의 깊이

                                                                                               -하느님과 나-


인간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하느님이 없으면 아무리 '인간은 무엇인가?'물어도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영원한 미궁의 반쪽 인간일뿐입니다. 새삼 하느님과의 관계가, 관계의 깊이가 얼마나 절대적인지 깨닫습니다. 어제 동방영성의 탐구라는 책을 읽다가 공감한 부분을 인용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마음의 병(illness of the heart)은 '무지(ignorance)'이다. 그것은 정보나 지적 지식의 결핍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성인들이 실제 의미하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마음의 무지'이다. 이런 하느님의 직접적 체험의 결핍은 인간이 하느님으로부터 떨어져 있음을 모르게 만든다. 따라서 그들은 그들의 손실과 궁지가 얼마나 큰 심연인지 의식하지 못한다. 하느님에 관한 지식은 오직 길고도 끈기있는 영적수행에 의해 도달될 수 있다.- 


-마음의 주요한 병인 무지와 관련된 병이 '망각(forgetfulness)'이다. 마음이 하느님을 기억하지 못한다. 마음이 기도상태 안에 머무르는 것을 잊었다. 인간의 자연적 상태는 끊임없는 관상이며 하느님의 기억이다. 그것은 두뇌의 기억이 아니라 마음안에서 활동하는 기억이다. 그들은 잠잘수 있으나 마음은 성령의 은총 안에서 활동할 수 있다. 이것은 사람이 기도의 기술을, 끊임없이 기도하는 법을 습득할 때 저절로 일어난다.-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의 병이 정말 큰 병입니다. 무지에 저절로 따라오는 하느님을 잊는 망각의 병입니다. 하느님을 더 깊이 알기 위해, 하느님과 관계를 더욱 깊이 하기위해 우리가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修行)도 하느님과 관계의 성장(成長)과 성숙(成熟)을 목표로 합니다. 하느님과 우정의 관계가 깊어져 하느님을 알면 알수록 저절로 '참 나(眞我)'의 발견이자 실현입니다.


하느님과 관계의 모범이 오늘 1독서 창세기의 아브라함이요, 요한복음의 예수님입니다. 이 두분에게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빼버리면 남는 것은 말그대로 '허무의 심연'일 뿐입니다. 하느님과 아브라함의 깊은 관계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쌍방간의 계약입니다.


"나를 보아라. 너와 맺는 내 계약은 이것이다. 너는 더 이상 아브람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 나는 나와 너 사이에, 그리고 네 뒤에 오는 후손들 사이에 대대로 내 계약을 세워,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에게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 너는 내 계약을 지켜야 한다.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이 대대로 지켜야 한다.“


바로 예수님의 새계약을 통해 완전히 실현된 하느님의 아브라함과의 계약입니다. 하느님과 아브라함의 관계가 얼마나 깊은지 깨닫습니다.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의 바뀐 이름이 그 관계의 깊이를 상징합니다. 우리의 세례명 역시 주님과 관계의 깊이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표지입니다. 계약에, 계명에, 말씀에 충실할 때 비로소 하느님과 관계의 성장이요 성숙입니다.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는 말씀이 은혜롭습니다. 우리와 영원한 동반자 관계를 맺어주시겠다는, 우리의 영원한 배경이 되어 주시겠다는 약속 말씀입니다. 단 우선적 필수조건은 계약의 준수입니다. 새삼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 우정의 관계임을 깨닫습입니다. 하느님과 우정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저절로 치유되는 무지의 병, 망각의 병입니다. 하여 끊임없는 기도와 말씀공부와 실천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당신의 계약 영원히 기억하셨네.“

오늘 화답송 후렴 역시 은혜롭습니다. 계약을 잊는 것은 우리이지 하느님은 영원히 계약을, 우리를 기억하십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계약에 끝까지 충실하고자 당신의 아드님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계약을 갱신하심으로 그 계약을 놀랍게 업그레이드 시키셨습니다. 바로 그 은혜로운 산물이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예수님의 하느님과 관계의 깊이가 놀랍습니다. 아브라함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다음 영원한 화두와 같은 말씀들이 그 관계의 깊이를 웅변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나를 영광스럽게 하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너희가 '그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하고 말하는 바로 그분이시다.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그분을 안다. 나는 그분을 알고 그분의 말씀을 지킨다.“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모두가 예수님의 확신에 넘친 고백이요 거의 하느님과 동급의 위치에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아버지 하느님과 깊은 일치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관계의 절정은 다음 고백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


윗 구절의 마지막 부분은 영어가 더 분명합니다. "before Abraham came to be, I AM," 바로 하느님과 영원한 일치를 상징하는 하느님의 이름 'I AM(나는 있다)'을 사용하는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니 유다인들의 당혹감을 이해할만합니다. 하여 완전히 신성모독이기에 예수님께 돌을 들어 던져 죽이려 합니다.


하느님 뿌리까지 닿아있는 예수님의 하느님과 관계의 깊이요, 우리 역시 세례성사와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이런 가능성이 우리에게도 활짝 열렸습니다. 바로 이런 경지를 노래한 매주 월요일 저녁성무일도 때 바치는 바오로 사도의 에페소서 찬가 중 두 번째 구절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천지 창조 이전에 이미 뽑으셨고, 사랑으로 당신 앞에 거룩하고 흠 없는 자 되게 하셨도다.“


아, 우리의 성소의 신비가 놀랍습니다. 이미 하느님의 뿌리에 닿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천지창조 이전에 이미 불림 받은 우리의 복된 신원입니다. 바로 이런 진리가 우리 모두 주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하도록 우리를 분발케 합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인생의 유일한 목표는 이것 하나뿐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마음의 병인 무지와 망각을 치유하시고 당신과의 우정을 날로 깊게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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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아빠 2015.03.26 05:51
    아멘! 신부님 말씀 감사히 읽고 갑니다.
    신부님 오늘도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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