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2.8.연중 제5주일 이사58,7-10 1코린2,1-5 마태5,13-16
참된 그리스도인
“세상의 소금과 빛; 맛과 멋의 사람”
“올곧은 이들에게는
어둠속에서 빛이 솟으리라.
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우며 의롭다네.”(시편112,4)
'누가 참된 그리스도인 입니까?’ 라는 물음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와 동일한 질문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우리 인류가 지향해야 할 참사람의 모범입니다. 진정 그리스도인답게 살 때 참삶이요 모든 이들의 궁극 목표입니다. 바로 예수님이 답을 줍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 개인이나 공동체에 해당되는 정의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딱 두마디가 우리의 참된 신원에 대한 정의입니다. 과연 세상의 소금으로, 세상의 빛으로 살고 계십니까? 어느 한 때만이 아니라 시종여일 세상의 소금으로, 세상의 빛으로 사는 개인이요 내 몸담고 있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세상의 소금입니다. 세상을 떠난, 세상과 유리된 소금이라면 존재이유의 상실입니다. 우리는 세상속의 소금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속화되어 변질됨이 없이 늘 주님의 소금, 세상의 조미료가 되어 세상을 맛있게 하며, 또 세상의 방부제가 되어 부패를 막아줘야 합니다. 이 또한 순수한 아가페 사랑입니다. 세상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그대로 존재이유의 상실입니다.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참으로 그 고유의 맛과 향기를 발하는, 매력적인 개인이요 공동체인지 자문하게 됩니다. ‘음식이 맛이 가면 버리기라도 하는 데, 사람은 맛이 가면 버리지도 못하고...’ 탄식하던 어느 자매의 말도 생각이 납니다.
우리는 세상의 빛입니다. 세상을 떠난, 세상과 분리된 빛이라면 역시 존재이유의 상실입니다. 세상에 속화되어 빛을 잃는 것이 아니라, 늘 시종여일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주님의 빛으로서 착한 행실의 삶이요, 이런 삶은 그대로 이웃을 하늘 아버지께 인도하는 빛이 됩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참으로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아갈 때 참된 그리스도인임은 물론 비로소 아버지의 자녀다운 삶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소금과 빛의 복음의 위치가 시사하는바 깊습니다. 바로 마태복음 5장에서 7장까지 산상설교 중 참행복 다음에 나오며, 이후 계속되는 산상수훈, 주님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니 진복팔단의 참행복을, 또 계속되는 산상수훈의 말씀을 살 때 비로소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삶이요, 이는 영원한 현재진행형의 평생과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산상설교의 중심부의 자리잡고 계신, 우리 삶의 영원한 롤모델이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참행복의 모범이자, 세상의 소금과 빛의 원조가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아무것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마라."(성규4,21) 베네딕도 성인의 권고입니다. 바로 이 그리스도 예수님을 사랑하여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에 항구할 때 시종일관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좋은 본보기가 제2독서의 사도 바오로입니다.
“나는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려고 가지 않았습니다. 나는 여러분 가운데 있으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바로 바오로처럼 이런 파스카의 그리스도 예수님과 하나되어 살 때 세상에 속화되지 않고 세상을 성화하는 주님의 소금과 빛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 예전 그 옛날에 이미 이사야 예언자는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으로서 살았음을 봅니다.
말그대로 정의와 사랑의 실천을 통해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라는 이사야 예언자의 가르침이 참 신선한 충격을 줍니다. 주님의 좋아하는 참된 단식은 다음과 같이 곤궁중에 있는 이웃에 대한 구체적 사랑과 정의의 실천이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린다면,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한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너희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암흑은 대낮처럼 되며,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너를 지켜 주리라.
그때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하고 말씀해 주시리라.”
이처럼 아름다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사랑의 실천이 그대로 세상의 소금이요 세상의 빛으로서의 삶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중심에 사랑의 하느님이, 우리 그리스도 예수님이 계십니다. 이사야 예언자, 예수님, 바오로 사도 세 분 모두가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 정체성 투명한 삶을 사셨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소금이요 세상의 빛입니다. 우리의 착한 언행은 소금처럼 녹아 공동체는 물론 세상속에 스며들어야 하고, 우리의 착한 언행은 빛처럼 공동체는 물론 세상의 어둠을 밝혀야 합니다. 주님의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속화의 변질을 막아주고 한결같이 세상의 소금과 세상의 빛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나쁜 소식에도 그는 겁내지 않고,
그 마음 굳게 주님을 신뢰하네.”(시편112,7).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