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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5. 주일 예수 부활 대축일                                                                                               사도10,34ㄱ.37ㄴ-43 콜로3,1-4 요한20,1-9


                                                                                                       부활의 삶


알렐루야, 우리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통과해 생명으로, 빛으로, 희망으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 성야 행렬 때 '그리스도 우리의 빛'이라 외쳤듯이 마침내 우리의 빛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어제 부활성야의 부활찬송과 오늘 복음 전의 부속가는 얼마나 아름답고 힘이 넘치는 지요. 예수님 부활과 더불어 우리도 오늘 부활하였습니다. 아니 믿는 이들에겐 매일이 부활입니다. 매일이 주님과 함께 죽고 새롭게 태어나는 부활의 날입니다. 이제 비로소 살맛 나는 인생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이번 부활은 참 각별한 느낌입니다. 작년 봄꽃들 피기 전 3월 사순시기에 수도원을 떠나 안식년의 순레여정에 올랐다가 올해 사순시기에 돌아와 4월 만개하기 시작한 봄꽃들과 더불어 주님 부활을 맞이하기 때문입니다. 저와 함께 제 집무실도 새롭기가 완전 부활한 느낌입니다. 빠코미오 원장의 섬세한 배려와 피델리스 수사의 심오한 기술이 결합하여 고백상담실의 제 집무실에 신호등이 달리게 되었습니다.


고백상담실에 신호등이 달리기는 교회 역사상 초유의 사건일 것입니다. 붉은 신호등은 고백성사를 보는 시간으로 절대 출입 엄금이고, 노란 신호등은 대담 중임으로 노크는 가능하며, 초록 신호등은 언제도 노크한후 입장이 가능합니다. 


마침 꽃들이 만발한 선물 받은 화분 몇 개를 '환대의 표지'로 집무실 문 앞에 놓으니 신호등과 잘 어울려 주님과 함께 새롭게 부활한 집무실 분위기를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환대는 꽃처럼 하는 것입니다. 바야흐로 온누리에 활짝 만개하기 시작한 봄꽃들은 우리를 환대하는 부활의 주님을 상징합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봄은 '환대의 계절'임을 또 새롭게 깨닫습니다. 매일이 더도 말고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도 흥겹기가 이를데 없습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이 예수님 부활을 노래했던 시편입니다.


"이 날이 주께서 마련하신 날 이 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집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 


시편 고백 그대로입니다. 온누리에 때 맞춰 만개하기 시작한 온갖 봄꽃들도 예수님 부활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믿는 이들에게 오늘 보다 더 좋은 날은, 기쁜 날은 없습니다. 얼마전 읽은 어느 건축가의 인상적인 글 일부를 인용합니다.


"건축에 시간의 때가 묻어 윤기가 날 때, 그때의 건축이 가장 아름답다. 처음에는 남루했어도 거주인의 삶이 덧대어져 '인문의 향기'가 배어나는 건축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경이롭다. 그래서 진정한 건축은 건축가가 아니라 거주인이 시간과 더불어 완성해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승효상).


참 아름답고 심오한 진리가 담긴 말입니다. 이제 '내가 사는 것은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사는 것'이라는 바오로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건축 대신에 나를, 거주인 대신에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넣어 다음과 같이 읽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나의 삶에 시간의 때가 묻어 윤기가 날 때, 그때의 내가 가장 아름답다. 처음에는 남루했어도 내 안에 계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삶이 덧대어져 '그리스도의 향기'가 배어나는 나는 진정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경이롭다.“


부활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아름답고 고무적인 말인지요.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대로 드러맞는 말입니다. 하여 오늘 강론 주제는 '부활의 삶'입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삶과 죽음을 넘어 영원한 삶을 사는 것이 바로 부활의 삶입니다. 오늘 말씀은 부활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적절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첫째, 주님을 사랑하는 삶입니다.

항구하고 한결같이 부활하신 주님을 사랑하는 삶입니다. 그 무엇도 주님 사랑에 앞세우지 않는 삶입니다. 바로 이 주님 사랑에 우리의 구원과 생명이 달렸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의 생명이요 빛입니다. 우리의 평화요 희망이요 기쁨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이자 방향이며 목표이자 의미입니다.


오늘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했던 이들도 참으로 주님을 사랑했던 제자들이었습니다. 동터오는 새벽, 떠오르는 태양이신 부활의 주님을 찾아 나선 여제자 마리아 막달레나요 새벽 어둠을 가르고 맹렬히 달려 간 베드로와 애제자 요한입니다. 


베드로보다 앞서 달린 애제자에게서 주님 사랑의 탁월함을, 수제자 베드로를 뒤따라 무덤안으로 들어간 장면에서는 애제자의 겸손한 사랑을 엿볼수 있습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전광석화, 빈무덤을 보는 순간 주님 부활을 직감하고 믿은 애제자 요한의 사랑과 믿음입니다. 


둘째,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는 삶입니다.

주님을 사랑함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이들의 자연스런 귀결이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는 삶입니다. 지상에 살되 시선은 저 위에 있는 주님을 향합니다. 이래야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는 겸손하고 고결한 삶, 존엄한 품위의 삶입니다. 비로소 세상 집착의 병에서 치유되어 무집착의 초연한 자유인의 삶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콜로새서를 통한 주님의 말씀이 참 고맙습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십니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을 생각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이미 죽었고,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부활의 삶입니다. 마침내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우리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영원한 희망입니다. 이런 희망이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하며 구원합니다.


셋째, 주님 부활의 증인으로서의 삶입니다.

주님을 사랑할 때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는 삶이요 주님 부활의 증인으로서의 삶입니다. 주님 사랑의 진정성을, 천상적인 것들을 추구하는 삶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삶이 바로 주님 부활의 증인으로서의 삶입니다. 1독서 사도행전을 보십시오. 온통 부활의 증인들의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예수님 역시 하느님의 증인으로서의 삶에 충실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이치가 그대로 우리에게도 통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고 성령과 힘을 부어주시어 당신을 증언할 수 있게 하십니다. 삶의 모범을 통한 증언이요 증인으로서의 삶입니다. 다음 제자들의 역동적 삶의 고백은 그대로 우리의 고백입니다.


'하느님께서 미리 증인으로 선택하신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분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부활 대축일 미사를 통해 실현되는 진리 말씀입니다.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신 주님은 오늘 우리와 함께 계시고 당신 말씀과 성체성혈로 우리를 먹이시고 살리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 모두 당신을 사랑하는 삶,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는 삶, 주님 부활의 증인으로서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충만하시기 바랍니다. 


"하느님, 저희가 파스카 신비로 새로워져 부활의 영광에 이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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