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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축일

                                                                                                                                       이사66,10-14ㄷ 마태18,1-5


                                                                                                  어린이처럼   


 10월 묵주기도 성월과 전교의 달 첫문을 활짝 연, 일명 작은꽃 소화라 불리는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학자 축일입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기념일 미사지만 전교지역인 한국에서는 대축일로, 그리고 우리 오틸리엔 분도연합회에서는 축일로 지냅니다. 


성인들의 신비는 그대로 하느님의 신비를 반영합니다. 마치 다양한 꽃들처럼 똑같은 성인이 없는, 그만의 고유한 색깔, 모양, 크기의 성인들입니다. 교회의 보물이요 희망의 표지들인 성인들은 바로 우리 모두가 성인들이 되라 불림 받고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다른 욕심은 다 해로워도 성인이 되고 싶은 청정욕淸淨慾은 좋습니다.


어제 축일을 지낸 예로니모 성인은 놀라운 성인학자지만 다혈질적이고 직선적인 성미로 사막의 ‘선인장’ 같이 가시가 많아 멀리서 존경하긴 쉽지만 가까이 살기엔 참 힘든 분이었습니다. 반면 오늘 축일을 지내는 성녀 소화데레사는 장미꽃 같이 곱고 다정한 분이었고, 이어 10.4일에 축일을 지내게 될 프란치스코성인은 유유히 흐르는 강같은, 또 가을 들판 바람에 휘날리는 코스모스꽃같이 단순하고 가난한, 자유로운 신비가이자 시인같은 분이었습니다. 


산 햇수 역시 예로니모 성인은 거의 80세에 육박하는 장수를 누렸고, 프란치스코 성인은 44세, 오늘의 성녀 소화데레사는 고작 24세, 꽃다운 청춘의 나이에 선종하셨습니다. 새삼 성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산 햇수의 ‘얼마나’의 양이 아니라, ‘어떻게’의 삶의 질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성인들의 산 햇수와 자신의 나이를 비교해 보면 신선한 자극을 받게 될 것입니다. 


성인들의 경우, 다 다르지만 일치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입니다. 마음이 좋아서, 착해서, 선행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이 성덕의 잣대요, 성인이 되게 한다는 것입니다. 다 그만의 고유한 색깔의 사랑으로 하느님을 열렬히 사랑했던 성인들입니다.


24세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소화데레사의 약력과 영향이 참 각별하며 남겨진 일화도 풍부합니다. ‘작은 길’ ‘작은 꽃’으로 알려진 데레사 성녀입니다. 거룩함의 추구에서, 성녀는 하느님의 거룩함이나 사랑에 도달하기 위해 영웅적 행동이나 큰 업적을 이루는 것이 필수적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성녀는 다음과 같이 기록합니다.


“사랑은 행위들에 의해 그자체를 드러낸다. 그러니 나는 어떻게 사랑을 보일 것인가? 나는 위대한 행위를 할 수 없다. 내가 내 사랑을 증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꽃들을 뿌리는 것이요, 이런 꽃들은 내 모든 작은 희생들이요 내 모든 눈길과 내 말, 그리고 아주 작은 사랑의 행위들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 임종시의 고백입니다.


“나는 더 이상 고통스러워 하지 않는 지점에 도달했다. 모든 고통이 나에겐 감미롭기(sweet) 때문이다.”


릿지에의 성녀 소화데레사는 사후 28년, 1925년 5월 17일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시성되었고, 1969년까지는 10월3일로 축일을 지내다가,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성녀가 임종한 다음날인 10월1일로 옮겨 지내게 됩니다. 1927년 교황비오 11세는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더불어 선교자들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였고, 1944년 비오 12세가 아륵의 성 조안(St.Joan of Arc)과 함께 프랑스의 수호자로 선포합니다. 


1997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성녀를 보편교회의 박사로 선포합니다. 하여 교회에는 아빌라의 데레사, 시에나의 카타리나에 이어 세분의 여성 박사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참 놀라운 신비가 성녀는 죽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살아서 보다 사후에 더 많은 일을 한, 영원한 삶을 살고 있는 소화 데레사 성녀임을 깨닫습니다.


성녀는 복음의 메시지에 아주 근접한 삶을 사셨습니다. 고통중에도 성녀는 용기와 힘과 자기희생의 위대한 정신을 보여 주었습니다. 성녀의 내적 수덕생활은 단순한 외적고행보다는 무사無私하고 절대적인 순종에 기초하고 있음을 봅니다. 성녀의 몇가지 고백을 소개합니다.


“나는 아주 작은 영혼입니다. 하여 단지 아주 작은 것들만 주님께 봉헌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지상에서 하던 선행을 내 하늘에서도 할 것입니다.”

“내 죽음후, 장미의 소나기들을 내리게 할 것입니다.”

“사제가 되고 싶은 열망도 있는 반면, 나는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겸손을 존경하고 질투합니다. 나는 사제직의 황홀한 존엄을 거부하면서 성인을 모방하고 싶은 성소를 느낍니다.”

마지막 임종어도 생각납니다.

“오, 하느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지금까지는 성녀 소화데레사의 예찬입니다. 정말 오늘 복음의 어린이같은 성녀였습니다. 성인들의 특징은 나이 불문하고 동심의 천진함에 있습니다. 성가 435장 ‘어린이처럼’에 나오는 어린이같은 성인들입니다.


-“즐겁게 노는 어린이처럼/푸르른 하늘 우러러 보며 

  이 세상 근심 잊어 버리고/꿈 속에서 살리라.

  하느님 보소서 천진한 어린이처럼/티없이 기쁘게 주님께 왔나이다.“-


천진한 어린이 처럼 티없이 기쁘게 주님께 나와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오후 2시 왜관수도원 성당에서는 장 엘마르 신부의 장례미사가 거행됐습니다. 신부님 역시 82세 선종하시기 까지도 늘 천진한 동심을 지닌 어린이 같았습니다.


“그냥 살면 돼.”

이 말마디의 출처가 바로 장 엘마르 신부님입니다. 바로 1992년 1월15일 제가 왜관수도원에서 피정지도후 대축일 종신서원식 때 한 강론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에 인용됐던 말마디입니다. 제가 당시 삶에 어려움을 느껴 본원장이셨던 엘마르 신부님을 찾아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여쭸을 때 답이 ‘그냥 살면 돼.’ 였고, 이 일화를 강론 서두에 인용했고 당시 많이 회자되었던 말마디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어린이처럼 되겠습니까?

바로 오늘 복음이 답을 줍니다. 겸손과 순종, 환대의 세 덕목입니다. 


1.“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바로 겸손의 근거가 되는 말씀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자기를 비울 때 겸손이요, 이런 비움의 수련을 통해 어린이처럼 겸손하고 순수한 사람이 됩니다. 그러니 영적 삶은 끊임없는 회개의 여정, 자기 비움의 여정, 겸손의 여정이 하나로 맞물려 있음을 봅니다.


2.“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끊임없는 순종으로 낮추어지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삶 역시 끊임없이 낮아지고 작아지는 순종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인들의 우선적 특징이 하느님께 대한 순종, 그리스도께 대한 순종, 교회에 대한 순종이었습니다. 맹목적, 억지로의 순종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 그리스도 사랑, 교회 사랑에 대한 자발적 사랑의 표현이 순종입니다. 


장례미사때 성당 제대 앞에 뉘어져 있는 관이 마지막 순종의 죽음에 대한 참 좋은 상징입니다. 오늘 왜관에서 장례미사를 지낸 장엘마르 신부님의 약력에서도 한 눈에 들어온 순종의 발자취였습니다. 


‘첫서원-종신서원-사제서품-한국파견-성주본당-상주본당-왜관본당-대구신학원-포항예수성심시녀회 지도신부- 본원-파티마 병원- 트라피스도 수녀원-본원- 본원장- 화순분원- 본원 도서실- 트라피스트 수녀원-본원-선종’


평범하나 비범하고 위대한 순종의 여정이었음을 봅니다. 자기 뜻대로가 아닌 공동체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뜻에 전적으로, 끝까지 순종한 삶이었습니다. 이런 순종이 아름다움과 자유로움을 유지하는, 어린이처럼 천진함을 유지하는 지름길임을 봅니다.


3.“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진정 어린이처럼 되는 길은 환대뿐입니다. 어린이처럼 미소한 이들은 물론 모두를 주님의 이름으로 환대하는 이들이 바로 어린이같은 환대의 사람입니다. 환대 역시 참 영성의 표지이자 어린이다움의 표지입니다.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어린이처럼 주님의 이름으로 환대하는 요셉수도원의 수사들입니다. 어찌보면 아버지의 집인 수도원을 찾는 사람들 모두가 하느님의 어린이들 같습니다.


바로 이렇게 어린이처럼 살 때 쏟아지는 은총의 소나기입니다. 바로 이사야 예언자를 통한 주님의 축복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너희가 그 위로의 품에서 젖을 빨아 배부르리라. 너희가 그 영광스러운 가슴에서 젖을 먹어 흡족해 지리라. 보라, 내가 평화를 강물처럼 끌어들이리라. 어머니가 자식을 위로하듯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 너희 마음은 기뻐하고, 너희 뼈마디들은 새 풀처럼 싱싱해 지리라.”


그대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어린이처럼 살아온 우리에게 이런 은총을 넘치도록 베풀어 주시고, 또 어린이처럼 항구히 살 수 있도록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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