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미래요 희망이다-2015.11.24.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1785-1839)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Nov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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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1785-1839)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다니2,31-45 루카21,5-11


                                                              하느님이 미래요 희망이다


“미래가 없다.” “희망이 없다.”

요즘 자주 듣는 말입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헬조선’이란 말마디 역시 미래와 희망이 없는 현실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살아갈수록 좋아지는 희망찬 삶이 아니라 힘들어지는 현실입니다. 


“하느님이 미래요 희망이다.”

바로 이 말씀이 정답이요 영원한 진리입니다. 하느님이 미래요 희망이 될 때 비로소 긍정적 낙관적 삶입니다. 살 힘도 의욕도 생깁니다. 어제의 과거와 오늘의 현재와 내일의 미래는 단절되어 있지 않고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어제는 오늘이 되고 오늘은 또 내일이 됩니다. 과거를 치유하고 미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바로 현재의 오늘뿐입니다. 그러니 오늘 지금 여기 현재를 하느님 안에서 깨어 살 때 비로소 하느님이 미래요 희망이란 깨달음입니다.


“하느님이 미래요 희망이다.”

순교자들을 통해 생생히 입증되는 진리입니다. 하느님께 미래와 희망을 둘 때 비로소 가능한 순교입니다. 오늘은 베트남 순교성인들의 축일입니다. 18-19세기 박해상황이 한국과 흡사합니다. 순교한 신자가 10만이요 그중 1900-1951년 사이 세차례에 걸쳐 시성된 자가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를 포함해 117명입니다.


117명중 베트남인들은 96분이고 외국 선교사들은 21명입니다. 베트남인들중 사제는 37명 평신도는 59명이고, 외국 선교사들중 11명은 스페인(주교6, 사제5)이고, 10명은 프랑스(주교2, 사제8)입니다. 순교상황도 잔인무도하기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76명은 참수, 21명은 질식사, 6명은 불태워 죽임, 5명은 토막내어 죽임, 9명은 고문으로 감옥사). 하느님께 미래와 희망을 두었기에 이런 순교요, 하느님께 영원히 사랑 받기에 합당한 베트남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이 미래요 희망이란 애매한 말이 실감나게 마음에 와 닿는 것은 '하느님의 사람들'을 통해서입니다. 오늘 1독서의 다니엘이 바로 하느님 미래와 희망의 표지입니다.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의 미래와 희망이 되고 있는 다니엘은 임금의 꿈을 해몽해 줍니다. 다니엘을 통해 하느님이 미래요 희망임이 환히 계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런 하느님의 사람이 우리의 미래요 희망임을 깨닫습니다.


지상에 있는 그 무엇도 우리의 미래와 희망이 될 수 없습니다. 언젠가 사라져갈 운명의 잠시적인 것들입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오늘 1독서의 ‘더없이 번쩍이는 무시무시한 모습의 괴물’이 상징하는바 제국에 미래와 희망을 걸 수 있습니다. 금과 은과 청동과 쇠와 진흙으로 결합된 제국이 상징하는바 금은 바빌론이요 은은 메디아요 청동은 페르시아요 쇠와 진흙은 이집트와 시리아의 알렐산드로스입니다.


영원할 것 같지만 얼마나 속절없이 무너지는 제국들인지요.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진 웅대한 성전의 외관에 찬탄하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허망하게 무너질 성전의 미래를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지상에 보이는 것들에 미래와 희망을 두었을 때, 이런 경우의 충격과 상처는 말할 수 없이 클 것입니다. 영원할 것 같은 눈에 보이는 제국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릴 때의 충격 또한 얼마나 클런지요.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는데 돌 하나가 떨어져 나와 거대한 제국이란 괴물을 박살내 버립니다. 


쇠, 진흙, 청동, 은, 금이 다 부서져서, 여름 타작마당의 겨처럼 되어 바람에 날려가 버리니, 그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러자 그 상을 친 돌은 거대한 산이 되어 온 세상을 채웁니다. 돌이, 거대한 산이 상징하는바 우리의 영원한 미래요 희망인 하느님이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하늘의 하느님께서 한 나라를 세우실 터인데, 그 나라는 멸망하지 않고 그 왕권이 다른 민족에게도 넘어가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 나라는 앞의 모든 나라를 부수어 멸망시키시고 영원히 서 있을 것입니다.”


다니엘의 예언이 흡사 가톨릭 교회를 통해 서서히 실현되는 느낌입니다. 가톨릭 교회 2000년 역사중 얼마나 많은 제국들이 명멸해 갔는지요. 제가 볼 때는 위의 괴물이 상징하는바 제국들뿐 아니라, 하느님 없는 인생들의 모습같습니다. 화려했던 인생들 역시 하느님 없이 살아가다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경우를 얼마나 숱하게 목격하는지요.


하느님께 진정 미래와 희망을 둔 나라가, 영혼이 튼튼하고 건강합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빛나는 하느님 미래와 희망의 표지가 되어 살 수 있습니다. 바로 교회와 수도원이, 교회의 무수한 성인들이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 이런 하느님 반석위에 자리 잡은 교회와 수도원, 성인들입니다. 주변의 상황에 흔들리거나 부화뇌동, 경거망동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것들에 미래와 희망을 두었다가 사상누각, 모래위의 집처럼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나라나 인생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말라.”


주님 역시 주변 상황에 휘둘리거나 휘말리지 말고 우리 모두 주어진 그 자리에서 하느님 안에 항구히 정주할 것을 당부하십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 반석위에 견고한 인생집을 지어 주십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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