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13.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이사58,9ㄷ-14 루카5,27-32
회개에로의 부르심과 응답
오늘 미사중 본기도는 성무일도의 본기도를 약간 변형했습니다. ‘우리의 약한 본성을 자비로이 굽어 살피시고’를 ‘나약한 저희를 자비로이 굽어 살피시고’ 되어 있었으나 저는 전자가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저는 ‘우리의 악한 본성’으로 잘 못 읽고 무언가 이상하여 다시 보았더니 ‘우리의 약한 본성’이 맞았습니다. ‘아, 약弱한 본성이기에 악惡해질 수 있고, 죄罪를 지을 수 있고, 병病도 들 수 있겠다. 그러니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본성을 튼튼히 하는 것이 영적 건강에는 제일 이겠다’ 깨달았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은 아름다움이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의 아름다움은 예수님을 통해, 사람들을 통해 자연만물을 통해 표현됩니다.
바로 이런 아름다움이 하느님 체험입니다.하느님은 당신의 아름다움을 통해 우리를 회개에로 부르십니다. 무수한 회개의 표징을 통해 말씀하시고 당신을 보여주심으로 우리를 회개에로 부르십니다. 오늘은 ‘회개에로의 부르심과 응답’이란 주제로 이런저런 예화를 통해 강론을 시작합니다.
아름다운 볼 것이 많은 봄見이 봄春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강론 서두의 봄비와 시의 인용은 강론 완성후 새벽 우산을 쓰고 수도원길 조깅하며 봄비의 은혜로움에 감동한 후 다시 추가한 것입니다. 그대로 메마른 마음을 적시는 하느님의 은총의 봄비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느님은 이런 아름다운 봄비를 통해 당신을 체험케 하시며 회개에로 부르십니다.
올해 들어 처음 내린 아름답고 평화롭고 따뜻한 봄비였고. 참으로 오랜만에 고단하게 살아가는 많은 사랑하는 지인들에게 ‘봄길 선물’ ‘아침 선물’이란 제하의 불암산 배경의 아름다운 수도원 길 사진을 보냈고, 대부분 지인들에게 감사의 답을 받았습니다.
1.“감사합니다. 연천 ‘평화가 함께’로 16일 소임 이동해요” 고등학교 졸업후 20대 초반에 수녀원에 입회하여 40년 이상을 순종의 여정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후배 수녀의 답신 또한 저에겐 감동스런 회개의 표징이었습니다.
2.“감사합니다. 사진보니 계절의 변화가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것이 보이지 않았는데." 형제에게 회개의 표징이 된 사진임이 분명합니다.
3.“우와! 신부님께서 마음과 영성이 담긴 아름다운 선물을 주시는 달인이셔요.마음을 금방 환하게 하지요.”
4.“아 신부님, 흙냄새, 비냄새가 나는 듯해요! 저를 기억해 주시니 넘 감사드립니다. 눈물이 핑.
5.“비오시는 풍경에 어찌 반하지 않을까요!!! 신부님이 거기에 계시니 너무 좋아요.”
6.“찬미 예수님! 넘 감사합니다. 깜짝 놀랐어요. 신부님, 힘이 절로 나요.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밖에도 무수한 감동의 답신을 받았습니다. 제 봄비 내리는 장면의 아름다운 자연 사진이 회개에로의 부르심 역할을 했음을 깨닫습니다. 눈만 열리면 온통 회개에로 부르시는 하느님 선물의 표징들입니다.
요즘 등굽은 나무들을 보면서 등굽은 사람을 묵상했습니다. 한번 굽어진 등굽은 나무를 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사람의 경우 역시 똑같습니다. 좋은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문제는 마음의 등이 굽은 경우입니다. 편견과 부정적 비관적 인생관으로 마음의 등이 굽어진 경우 말입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많은데 마음의 등이 굽지 않은, 마음 반듯한 이들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 또한 끊임없는 회개의 습관화로 마음의 등을 바로 펴라는 회개에로의 부르심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 역시 회개에로의 부르심과 응답으로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인지요. 천하의 명의이신 예수님은 레위라는 세리는 물론 우리를 회개에로 부르십니다.
“나를 따라라.”
구원에로의 부르심, 치유에로의 부르심, 자유에로의 부르심입니다. 주님을 따를 때 비로소 참 나를 찾음으로 존재감있는 아름답고 건강한, 존엄한 품위의 삶입니다. 참 자기를 찾고 제대로 사람 대접을 받은 감격에 예수님께 큰 잔치로 보답한 레위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 대한 주님의 답변이 참 통쾌합니다. 이또한 우리를 회개에로 부르시는 표징의 말씀입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바로 죄인은 치유 받아야 병자임을 깨닫게 됩니다. 회개에로의 부르심에 응답할 때 비로소 용서 받아 치유되는 병자임을 깨닫습니다. 세상에 죄인이자 병자 아닌 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죄와 병중에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구원의 탈출구는 오직 하나 주님의 끊임없는 회개에로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뿐입니다. 눈 만 열리면 온통 하느님이 선물하신 아름다운 회개의 표징들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오늘 이사야서에서 주님은 회개에로의 부르심에 사랑의 실천으로 응답한 이들에게 축복을 선포하십니다.
“네가 네 가운데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버린다면,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내낮처럼 되리라. 주님께서 늘 너를 이끌어 주시고, 메마른 곳에서도 네 넋을 흡족하게 하시며, 네 뼈마디를 튼튼하게 하시리라. 그러면 너는 물이 풍부한 정원처럼, 물이 끊이지 않는 샘터처럼 되리라.”
성경이 아니곤 이런 아름다운 생명의 말씀을 어디서 만날 수 있겠는지요. 회개에로의 부르심에 사랑으로 응답한 이들의 축복이 참 아름답습니다. 마지막 말씀도 은혜롭습니다.
“너는 주님 안에서 기쁨을 얻고, 나는 네가 세상 높은 곳 위를 달리게 하리라.”
주님은 회개한 영혼에게 참 기쁨의 선물을 주시며, 혼탁하고 위태한 세상살이중에도 영적고공비행의 겸손과 지혜, 초연한 자유의 삶을 살 수 있게 해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를 치유해 주시어 당신의 아름다운 사람들로 살게 해 주십니다.
“주님, 제게 당신의 길을 가르치소서. 제가 당신의 진리 안에서 걸으오리다.”(시편86,11ㄱㄴ).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