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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22. 성주간 화요일                                                                          이사49,1-6 요한13,21ㄴ-33.36-38


                                                 “너는 나의 종,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진리를 깨달아 알아갈수록 자유로운 삶입니다. 모든 진리가 결국은 하느님의 진리입니다. 진리를 깨달아 알아간다는 것은 결국은 하느님을 깨달아 알아간다는 것이며 자유자체이신 하느님께 가까워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진리를 깨달아 알아갈 때 자유로운 삶, 거룩한 삶이며 바로 이런 삶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냅니다.


어제 햇빛 환한 봄날 산책중 깨달은 진리를 잊지 못합니다. 예전의 깨달음이 생각났습니다. 해가 있어 빛과 어둠이라는 것입니다. 태양빛에 환한 빛의 산 한쪽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쪽의 어둠이 있습니다. 빛도 어둠도 결국 둘이자 하나임을 깨닫습니다. 빛이 없으면 어둠도 없습니다. 사무엘 상권의 찬가(2,1-10) 중 한 대목이 떠오릅니다.


"생명과 죽음을 주시는 분도 주님이시며, 명부에 내려 보내고 올라오게 하시는 분도 주님이시도다.

 빈궁과 부요을 주시는 분도 주님이시며, 주님은 낮추시고 또 높이 올리시는도다."


생명과 죽음, 선과 악, 빛과 어둠, 행복과 불행 등 모두가 하느님 안에 둘이자 하나임을 깨닫습니다. 어느 한쪽을 보고 일희일비 좌절할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깊은 깨달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영광스럽게 합니다.


“자연은 개방이다!”

태양빛 투명함 속의 자연이 활짝 자신을 개방한듯했고 순간 떠오른 말입니다. 그러나 개방이 전부는 아닙니다. 개방이자 은폐의 역설입니다. 하느님 역시 똑같이 자신을 개방하시지만 우리가 눈이 가려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무지의 눈이 열릴 때 하느님은 개방이심을 동시에 은폐이심을 깨닫습니다. 개방과 은폐의 역설의 신비이신 하느님이십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 말씀을 묵상합니다. 빛과 어둠, 모두가 하느님 안에 있습니다.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께 향유를 붓던 사랑의 여인 마리아의 경우가 빛이라면 오늘 예수님을 배신한 유다와 베드로의 경우는 어둠입니다. 양쪽을 다 봐야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서에 나오는 주님의 종의 내면의 변화도 흥미롭습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드러나리라.”


주님의 종 예수님뿐 아니라 우리 믿는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우리 삶을 통해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 바로 우리 삶의 궁극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곧 주님의 종의 내면은 어둠과 빛이 교차합니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힘을 다 써 버렸다.” 예수님은 물론 때로 우리의 실존적 고백입니다. 그러나 즉시 어둠에서 빛으로 바뀌는 주님의 종의 내면입니다. “그러나 내 권리는 주님께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 그분께서는 나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셨다. 나는 주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고, 나의 하느님께서 나의 힘이 되어 주셨다.”


주님 안에서 제자리를 찾은 주님의 종입니다. 마침내 주님의 종은 그분의 결정적 말씀을 듣습니다.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그대로 예수님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이요,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은 바로 예수님이자 우리 모두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를 세상의 빛으로 세우십니다. 이런 원대한 꿈을, 비전을 품고 살라는, 우리를 분발케 하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의 후반부도 완전 어둠으로부터 빛으로 전환된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유다는 빵을 받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때는 밤이었다.’


묘사가 밤의 어둠을 상징합니다. 유다가 나간 뒤 예수님의 활짝 열린 깨달음의 말씀은 그대로 영광의 빛입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셨다.”


예수님께는 이제 그 무엇도 두렵지 않습니다. 이미 부활의 영광이 그의 마음을 환히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베드로의 내면을 환히 읽으시면서도 추호도 흔들리지 않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나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이냐?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위 말씀이 화두처럼 깊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베드로는 물론 우리 모두 자신을 뒤돌아 보게 하는 말씀입니다. 세상 모두가 하느님 안에 있습니다. 하느님 수중을 벗어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주님과 일치되어 이를 깨달아 알아갈 때 어둠은 빛이 되고 우리 삶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주님의 영광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의 영광을 깨닫게 하시고 당신 영광으로 빛나는 삶을 살도록 하십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이사49,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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