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중심의 삶-관상가의 삶, 신비가의 삶-2016.6.15.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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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15.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열왕기하2,1.6-14 마태6,1-6.16-18


                                                                          하느님 중심의 삶

                                                                    -관상가의 삶, 신비가의 삶-


내 중심의 삶이 아닌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갈 때 우리 사랑 역시 예수 성심의 사랑을 닮아갑니다. 내 중심의 삶일 때 허영과 교만이요 하느님 중심의 삶일 때 진실과 겸손입니다. 내 중심의 오만에는 수치가 따르고 하느님 중심의 겸손에는 지혜가 따릅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가듯(앙드레 말로) 우리의 궁극의 꿈인 하느님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인 하느님을 닮아갑니다.


오늘 열왕기하 제1독서는 마침내 파란만장했던 엘리야의 삶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장엄한 장면입니다. 엘리야는 회오리바람에 실려 하늘로 올라가고, 엘리야의 승천 광경을 목격한 엘리사의 외침입니다.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이스라엘의 병거이시며 기병이시여!”


엘리사는 엘리야에게서 떨어진 겉옷을 집어 들고 되돌아와 요르단강 가에서 강물을 치면서 말합니다.


“주 엘리야의 하느님께서는 어디에 계신가?”


말하며, 엘리사가 물을 치니 물이 갈라지고 엘리사는 강을 건넙니다. 바로 엘리야의 삶이 오로지 하느님 중심의 삶이었음을 입증하는 장면입니다. 엘리야의 승천이 상징하는바 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스승 엘리야를 통해 하느님 중심의 삶을 그대로 전수받은 제자 엘리사입니다. 자기를 비우고 비워 무아無我의 삶일 때 비로소 승천의 삶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일 때 비로소 ‘거짓 나’로부터의 해방이요, 이어 ‘참 나’의 순수와 자유의 실현입니다. 자기를 만족시키는 삶일 때 점차 자기의 노예가 됨으로 자유를 잃습니다. 오늘 주님은 자선, 기도, 단식에 대한 가르침을 통해 하느님 중심의 삶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가르쳐 주십니다. 모든 수행의 진리가 다음 말씀 안에 있습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6,3-4).


“너는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6,6).


“너는 단식할 때에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에게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6,17).


아무도 모르게 감쪽같이, 오직 하느님만 아시게 하라는 것입니다. 비단 자선, 기도, 단식뿐 아니라 모든 수행에 적용되는 하느님 중심의 수행의 원리입니다. 바로 이런 영적 수행의 사람들이 진실하고 겸손한 사람들입니다. 진정 자유로운 관상가요 신비가입니다. 오로지 하느님 중심의 삶일 때 단순하고 진실한 알맹이의 실속있는 삶입니다. 내적 깊이의 삶입니다. 참 기쁨과 행복의 삶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삶은 이와는 정반대로 자기 중심의 허영과 교만의 삶입니다. 자기에 집착한 껍데기의 천박한 삶입니다. 내면의 기쁨도 없습니다. 본질 추구의 삶이 아니라 부수적인 것에 집착하는 참 어리석은 삶입니다. 드러내기를 좋아하고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결과는 ‘텅 빈 충만’이 아닌 ‘텅 빈 허무’입니다. 겉은 화려해 보여도 내적으론 실속없는 가난한 삶입니다. 


자기 중심의 사람과 하느님 중심의 사람, 두 부류의 사람들에 대한 복음의 결론 같은 말씀이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세 번씩이나 거푸 나옵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은 상을 이미 받았다.”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어느 쪽을 택하시렵니까? 자기 중심의 외적, 육적, 부수적인 허영과 교만의 가난한 삶을 택하시렵니까, 또는 하느님 중심의 내적, 영적, 본질적인 진실과 겸손의 관상적 부요의 삶을 택하시렵니까? 


답은 분명합니다. 내 중심의 삶이 아닌 하느님 중심의 진실과 겸손의 삶입니다. 이래야 비로소 참 나의 실현이요 순수하고 자유로운 삶입니다. 바로 예수성심의 하느님 사랑으로 충만한 삶입니다. 엘리야, 엘리사를 비롯한 모든 예언자들, 교회의 모든 성인들이 이렇게 사셨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느님 중심의 진실과 겸손의 내적 부요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께 희망을 두는 모든 이들아, 마음을 굳게 가져라.”(시편31,25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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