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 토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선교의 수호자1873-1897) 축일

                                                                                                                        이사66,10-14ㄷ 마태18,1-5


                                                                       하늘 나라의 삶

                                                                    -회개, 겸손, 환대-


하늘에 빛나는 별들처럼 교회 하늘에 무수히 빛나는 별같은 다양한 성인들이 교회공동체를 풍요롭고 부요하게 합니다. 색깔, 크기, 모양이 다 다릅니다. 똑같은 성인은 없습니다. 어제 사막의 선인장 같은 예로니모 성인이라면 오늘은 작은 장미꽃 같은 성녀 데레사 축일입니다. 며칠 후 축일을 맞게 될 프란치스코는 가을의 코스모스꽃같은 성인입니다. 그러나 모두의 공통점은 끊임없이 하늘 나라를 갈망하고 그리스도 예수님을 열렬히 사랑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평생 비전이자 화두는 하늘 나라였습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4,17) 선포의 말씀이 예수님의 평생 삶을 요약합니다. 이미 지금 여기서 시작된 하늘 나라입니다. 죽어서 가는 하늘 나라가 아니라 이미 지금 여기서 살아야 하는 하늘 나라입니다. 


바로 오늘 축일을 지내는 소화 데레사로 일컫는 예수의 성녀 데레사는 물론 모든 성인들이 이미 현세에서 하늘 나라의 삶을 살았습니다. 바로 오늘 이사야 예언자가 하늘 나라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바빌론 귀양살이에서 돌아왔지만 약속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절망상태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는 예언자입니다.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이들아, 모두 그와 함께 기뻐하고 그를 두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그 위로의 품에서 젖을 빨아 배부르리라. 너희가 그 위로의 품에서 젖을 빨아 배부르리라.”


“보라, 내가 예루살렘에 평화를 강물처럼 끌어들이리라. 어머니가 제 자식을 위로하듯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 너희가 예루살렘에서 위로를 받으리라. 이를 보고 너희 마음은 기뻐하고, 너희 뼈마디들은 새풀처럼 싱싱해지리라.”


얼마나 고무적인 말씀인지요.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현재성을 지닌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대상으로 합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하늘 나라의 위로와 기쁨과 평화를 앞당겨 체험하는 우리들입니다. 


예루살렘이 상징하는 바 하늘 나라요 거룩한 교회입니다.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이 기쁨과 평화, 위로입니다. 세상 그 누구도 줄 수 없는 주님의 기쁨과 평화, 위로입니다. 모든 것 다 지녔어도 이런 주님의 기쁨과 평화, 위로가 없는 삶이라면 얼마나 어둡고 외롭고 쓸쓸하겠는지요. 진정 영적 부자는 행복한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늘 나라의 기쁨을, 평화를, 위로를 사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하늘 나라를 살 수 있는 비결을 보여줍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산상설교(5-7장), 파견설교(10장), 비유설교(13장)에 이어 오늘 18장의 공동체 설교를 통해 교회의 참 모습을 밝힙니다. 하여 마태복음 18장을 일컬어 교회규범이라 하는데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 몸가짐을 밝혀 놓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 18장 서두가 하늘 나라의 실현인 교회에서 실천해야 할 우선적인 조건을 밝힙니다. 하늘 나라 교회공동체에서 큰 사람이 되어 살 수 있는 요건은 셋으로 요약되니 회개와 겸손과 환대입니다. 


회개와 겸손과 환대로 작아진 어린이들같은 이들이 역설적으로 하늘 나라에서는 큰 사람들입니다. 회개를 통한 주님의 위로, 겸손을 통한 주님의 기쁨, 환대를 통한 주님의 평화가 충만한 하늘 나라 공동체의 실현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결코’란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하늘 나라에 필수적 요건이 회개임을 강조한 말씀입니다. 평생 끊임없는 회개의 여정을 살 때 비로소 하늘 나라의 실현이라는 것입니다. 회개를 통해 하느님께 전적으로 위탁하는 가난과 신뢰의 사람이 바로 어린이같은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바로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이가 하늘에서 가장 큰 사람이라는 주님의 확언 말씀입니다. 우리의 영적 삶은 끊임없는 자기낮춤의, 자기비움의 ‘겸손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이어 셋째 요소의 환대입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가난하고 약한 이를 상징하는 어린이같은 사람을 받아들이는 환대는 바로 주님을 환대하는 것이란 놀라운 말씀입니다. 주님을 모시고 환대의 기쁨을 사는 이들이 바로 하늘 나라의 삶을 사는 이들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축일을 지내는 소화데레사가 하늘 나라 삶의 모범입니다. 외적 삶은 끊임없는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내면은 그대로 하늘 나라의 삶이었습니다. 성녀의 고백입니다.


“사랑은 저절로 그 행위로 입증됩니다. 내 사랑을 어떻게 보이나요? 큰 행위들은 나에게 허락되지 않습니다. 내 사랑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흩어지는 작은 꽃잎들을 통해서입니다. 모든 작은 희생들, 모든 따뜻한 눈길과 말씨, 사랑으로 행하는 아주 작은 일들 모두가 이런 꽃잎들입니다.”


“나는 아주 작은 영혼입니다. 주님께 바칠 수 있는 것들도 작은 것들뿐입니다. 나는 지상에서 행해 온 선한 일을 내 하늘에서도 계속할 것입니다. 내 죽은 후 나는 ‘장미의 소나기a shower of roses’를 내리도록 할 것입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 131장의 다음 대목은 그대로 성녀의 겸손한 고백처럼 들립니다.


“주님 제 마음은 오만하지 않나이다. 제 눈은 높지도 않사옵니다. 감히 거창한 것을 따르지도, 분에 넘치는 것을 찾지도 않나이다. 제 영혼은 젖 뗀 아기, 어미 품에 안긴 아기 같사옵니다.”


이런 성녀를 교황 비오 11세는 1925년 시성하였고, 1929년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더불어 선교의 수호자로 선포했습니다. 이어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회의 박사로 선포했으니 아빌라의 데레사와 시에나의 카타리나에 이은 세 번째 성녀 교회박사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한 회개와 겸손과 환대의 은총으로 우리 모두 기쁨과 평화, 위로 가득한 하늘 나라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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