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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9.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요나1,1-2,1.11 루카10,25-27



세가지 가르침

-이웃, 섭리, 놀라움-



오늘 말씀이 참 풍부한 묵상감입니다. 루카복음의 ‘가장 큰 계명’과 ‘착한 사마리안의 비유’는 읽을 때 마다 새롭고 요나서 역시 읽을 때 마다 재미있습니다. 특히 요나서에서는 ‘하느님의 유머’에 저절로 웃음짓게 됩니다. 저는 오늘 두 독서를 연결하여 묵상하면서 세가지 가르침을 배웠습니다.


1.‘이웃’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율법교사가 예수님을 시험하기위해 물었다지만 제가 보기엔 율법교사의 내적갈망의 표현입니다.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예전 사막교부들을 찾았던 구도자들은 물론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궁극적 질문이기도 합니다. 역질문으로 율법학자의 입을 통해 그 답을 알려주시는 지혜로운 스승 예수님이십니다. 바로 사랑의 이중계명입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율법교사의 대답에 예수님은 지체없이 인정하시며 그렇게 할 것을 격려하십니다. 그대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옳게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역시 행함에 강조점이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사랑의 이중계명을 실천할 때 선사된다는 것입니다. 율법학자는 물러서지 않고 참 집요하게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하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율법학자에게 ‘착한 사마리라인의 비유’를 들려준 후, 강도만난 세사람의 예를 들면서, “누가 강도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묻습니다. 이야기중 어떤 사제와 레위인은 초주검이 된 그를 피해 슬며시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고 여행을 하던 사마리안만이 온갖 정성을 다해 그를 살려냅니다.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너무나 자명한 율법교사의 지체없는 대답에 예수님은 한마디로 율법교사에게 자비행을 촉구하십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율법교사뿐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내 중심으로 ‘누가 나의 이웃인가?’ 묻지 말고, 마음을 활짝 열어 ‘그가 누구든 신분에 관계없이’ ‘무조건’ 곤경중에 있는 이들에게 가서 사랑을 실천함으로 ‘그의 이웃이 되어 주라!’는 것입니다. 요나서에서 역시 하느님은 죄악이 만연한 니네베 성읍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요나를 그들의 이웃으로 파견하십니다.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네베로 가서, 그 성읍을 거슬러 외쳐라. 그들의 죄악이 나에게까지 치솟아 올랐다.”


2.세상 그 누구도 하느님의 수중을, 섭리의 손길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노자의 ‘천망회회 소이불실 (天網恢恢 疎而不失); 하늘의 그물은 성글어 보여도, 놓치는 것 하나도 없다.’는 말씀도 생각납니다. 


주님은 당신을 피하여 달아나는 요나를 끝까지 추적하여 잡아냅니다. 내 양심을 피할 수 없듯이 주님을 피해갈 곳 어디도 없습니다. 성무일도 제4주간 수요일 저녁기도 시편 139장 역시 온통 이런 하느님을 노래합니다.


“당신의 얼을 떠나 어디로 가오리까. 당신 얼굴 피해갈 곳 어디 오리까. 하늘로 올라가도 거기 주는 계시옵고, 지옥으로 내려가도 거기 또한 계시나이다.”(시편139,7-8).


하느님을 피해갈 곳 어디도 없습니다. 어디나 ‘하느님의 시험’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중 어떤 사제나 레위인은 꿈에도 이런 하느님의 시험을 생각지 못했을 것입니다. 도저히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두 종교인은 하느님의 사람됨의 시험에 불합격했고, 멸시받고 천대받는 이교도인 사마리아인만이 하느님의 사람됨의 시험에 합격했다는 사실이 참 신선한 충격입니다. 


3.우리의 기존 관념을 깨는 놀라움을 주는 오늘의 복음과 독서입니다.

일체의 편견과 섭입견,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함을 배웁니다. 강도만나 초주검이 된 유다인을 구해낸 것은 동족의 거룩한 종교인인 사제나 레위인이 아닌 ‘뜻밖에도’ 이방인이자 이교인인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그리스도교인이 아니면서 그리스도교인 이상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곳곳의 무수한 사람들 역시 우리를 각성케 합니다. 20세기 예수님의 산상수훈을 가장 잘 실천한 사람이 인도의 성자聖者 힌두교인 간디라 합니다. 


오늘 요나서의 뱃사람들이 또한 우리를 놀랍게 합니다. 이들이 바다위에 주님이 보낸 큰 바람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이들의 요나에 대한 배려와 기도하는 마음이 참 감동적입니다. 


“우리가 당신을 어떻게 해야 바다가 잔잔해 질 수 있겠소?”


‘나를 들어 바다에 내던지라’는 요나의 솔직한 말에도 끝내 요나를 살리려 하다가 할 수 없이 바다에 내던지기전 이들 뱃사람들의 기도가 놀랍습니다.


“아 주님! 이 사람의 목숨을 희생시킨다고 부디 저희를 멸하지는 마십시오. 주님, 당신 뜻하신 대로 이 일을 하셨으니, 저희에게 살인죄를 지우지 말아 주십시오.”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사람들도 결코 무시하지 말아야 함을 배웁니다. 요나서의 뱃사람들처럼 그들이 우리보다 깊은 기도의 사람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명 이들의 기도가 요나에게도 깊은 충격이 되었을 것입니다. 


마침내 주님께서는 큰 물고기를 시켜 요나를 삼키게 했고, 요나는 사흘 낮과 밤을 그 물고기 뱃속에서 지내는 동안 기도 피정을 했습니다. 오늘 요나서에서 생략(요나2,2-10)된 부분은 요나의 기도에 해당되고 그 내용은 오늘 화답송에서 그대로 인용되고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의 섭리를 잘 깨닫게 하시고, 마음을 활짝 열어 곤경중에 있는 이들의 이웃이 되어 줄 것을 당부하십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10,37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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