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31.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로마8,18-25 루카13,18-21



희망이 답이다

-끝까지 잡아야 할 희망의 끈, 하느님-



저에겐 날마다 황홀하게 떠오르는 태양이 선물로 주어지는 주님의 희망의 태양처럼 느껴집니다. 얼마전의 느낌도 생각납니다. 수도형제가 오랫만에 정정하던 신부님들을 만났다 합니다. 그런데 몰라 보게 '팍 늙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순간 '희망의 끈'을 놓쳐 버렸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희망이 답입니다. 끝까지 잡고 있어야 할 희망의 끈이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일시적 보이는 거짓 희망이 아니라 영원한 참 희망을, 궁극의 희망을 말하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보이는 희망들이 많습니다. 이런 희망들은 세월 흘러가면서 일시적 거짓 희망으로 드러나면서 사라지고 맙니다.


일시적 희망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 희망을 넘어 궁극의 영원한 희망을, 희망의 끈을 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시적 희망은 환상과 같습니다. 일시적 희망이 전부인양 잡고 있다가 사라졌을 때 얼마나 황당하고 허무하겠는지요. 희망의 끈을 놓쳤을 때 속절없이 무너지는 삶, 죽음입니다. 또 생명이 궁극의 희망인양 끝까지 잡고 있다가 임종하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궁극의 영원한 참 희망은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파스카의 주님입니다. 주님의 성령입니다. 말마디는 달라도 궁극의 영원한 참 희망인 한 실재를 표현합니다. 피정지도 때 자주 예로 드는 것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지녔는 데 그 마음에, 그 가정에, 그 공동체에 ‘기쁨’이 없다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기쁨에 이어 모든 것을 다 지녔어도, ‘평화’가 없다면, ‘희망’이 없다면 어떨까 하고 묻곤 합니다. 그러면 모두가 진지한 표정으로 심사숙고 하곤 합니다.


기쁨과 평화, 희망을 지녀야 진정 영적 건강의 부자입니다. 기쁨과 평화가, 희망이 꽃처럼 피어 날 때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사회복지 못지 않게 더 중요한 것이 바로 기쁨과 평화, 희망을 지니는 영적복지입니다. 어떻게 이런 기쁨과 평화, 희망을 지닐 수 있을 까요? 이들은 우리가 쟁취할 수 있는 것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닌 순전히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무엇보다 우선적인 것이 희망입니다. 하느님께, 하느님의 나라에, 파스카의 주님께, 주님의 성령께 희망을 두는 것입니다. 우선순위에 주목해야 합니다. 희망이 있을 때 믿음도 사랑도 있습니다. 믿음과 사랑의 뿌리에 희망이 있습니다. 희망이 있을 때 기쁨도 평화도 있습니다. 기쁨과 평화의 뿌리도 희망입니다.


“이스라엘아,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 희망을 하느님께 두어라.”(시편131,3)


자주 고백성사 보속으로 써드리는 시편의 말씀 처방전입니다. 하느님 주신 최고의 명약名藥이 희망입니다. 이런 희망이 우리를 치유하고 위로합니다. 하느님이, 하느님의 나라가, 파스카의 주님이 영원한 참 희망이 될 때 저절로 믿음과 사랑도 뒤따르고, 기쁨과 평화도 뒤따릅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갈수록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참 희망의 별’이 바로 하느님이요, 하느님의 나라요, 파스카의 주님이십니다. 마음에 이런 영원한 궁극의 참 희망의 별을 지닌 이들이 진정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희망은 빛입니다. 희망은 생명입니다. 희망은 믿음입니다. 희망은 사랑입니다. 희망은 기쁨입니다. 희망은 평화입니다. 희망은 자유입니다. 자유롭게하는 희망입니다. 희망은 개방입니다. 하느님을 향해 활짝 마음 열게 하는 희망입니다. 희망은 깨어있음입니다. 희망할 때 깨어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선물입니다. 희망은 보물입니다. 희망은 모두입니다. 이런 희망이 가리키는 바 궁극의 참 희망인 하느님이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바로 이런 궁극의 참 희망이신 파스카의 주님을 모시는 이 거룩하고 은혜로운 미사시간입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은 영원한 참 희망이십니다. 우리가 예수님과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때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실현되는 우리의 영원한 꿈이자 비전이자 희망인 하느님 나라입니다. 오늘 복음의 겨자씨와 누룩의 하느님의 나라 비유도 영원한 참 희망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외적성장은 멈춰 육신은 노쇠해 가도 영혼의 내적성장은 희망의 겨자씨처럼 계속되어야 합니다. 육신의 외적성숙은 멈춰도 영혼의 내적성숙은 희망의 누룩이 침투됨으로 계속되어야 합니다. 


효소인 누룩이 들어갈 때 부패가 아닌 발효가 되듯이 희망이 누룩이, 희망의 효소가 들어가야 부패腐敗인생이 아닌 발효醱酵인생이 됩니다. 성령의 효소, 희망의 효소, 말씀의 효소, 성체의 효소가 참 향기롭게 잘 익어가는 발효인생으로 만들어 줍니다. 바로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삶에 효소처럼 침투되어 향기롭고 아름다운 발효인생으로 만들어 줍니다.


바로 이런 발효인생의 모범이 예수님과 그 제자들이요 우리 교회의 성인성녀들입니다. 말 그대로 참 희망의 표징들이십니다. 오늘 제2독서 바오로 사도 역시 빛나는 참 희망의 표징입니다. 기쁨의 사도이전에 희망의 사도였음이 환히 드러납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바오로 사도를 통해 찬란하게 실현되고 있습니다.


“장차 우리에게 계시될 영광에 견주면, 지금 이 시대에 겪는 고난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피조물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조물이 허무의 지배아래 든 것은 자의가 아니라 그렇게 하신 분의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희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피조물도 멸망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의 자유를 얻을 것입니다.”


삶의 본질은 허무가 아니라 희망입니다. 이런 영원한 참 희망이 몸과 마음 다치지 않고 세상 고난을 통과해 가며 기쁘게 살게 합니다. 이런 희망이 크면 클수록 삶은 짐이 아니라 선물이 됩니다. 세상 고난도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집니다.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이 이런 희망이요 우리 몸소 ‘영원한 참 희망의 표징’이 되어 살아야 할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 우리는 참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즉 하느님을, 하느님의 나라를, 파스카의 주님을, 주님의 성령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 


영원한 그리움, 영원한 기다림의 대상이 바로 우리의 참 희망이신 파스카의 주님이십니다. 바로 우리의 영원한 참 희망이신 파스카의 주님을, 하느님의 나라를 모시는 참 행복한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주님의 ‘생명의 말씀’의 겨자씨가, ‘사랑의 성체’의 누룩 은총이 우리 모두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희망찬 하느님의 나라를, 아름답고 향기롭고 행복한 발효인생을 살게 합니다. 


"주님께 나아가면 빛을 받으리라.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시편34,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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