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7.11.15. 연중 제32주간 수요일                                                                          지혜6,1-11 루카17,11-19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

-찬양과 감사-



참 신비합니다. 어제 자주 묵상하던 오늘 말씀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말마디를 새벽에서야 발견했으니 말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즉시 강론 제목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으로 정했습니다. 수도원 정문 옆 돌판에 새겨져 있는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은 바로 분도회의 모토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마지막 두 구절 말씀입니다.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이어서 그에게 이르셨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17,18-19)


언제 읽어도 새롭고 교훈이 되는 오늘 복음 말씀입니다. 나병환자 열 사람을 고쳐 주신 장면은 흡사 미사전례를 압축한 듯이 생각됩니다. 나병환자들의 자비송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듯 우리 역시 자비송으로 미사를 시작했습니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나병환자들은 멀찍이 서서 소리를 높여 말합니다. 당시 나병환자들은 격리되어 있었기에 일정한 거리이상 가까이 올 수 없었습니다. 육체적 단절뿐 아니라 심리적 단절까지 겹쳤으니 고립단절의 지옥같은 나병환자들의 처지였습니다. 


간절히 주님을 찾을 때 만납니다. 그대로 나병환자들의 영적갈망의 표현입니다. 주님을 찾는 갈망은 영성생활의 시발점입니다. 고립단절의 지옥같은 삶에서의 탈출은 주님을 만남으로 가능하며 이를 위한 전제 조건이 간절한 기도입니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우리가 드릴 마지막 청원 한마디는 이 자비송 하나뿐입니다. “가서 사제들에게 가서 너희 몸을 보여라.” 주님의 즉각적인 응답에 나병환자들은 가는 동안 몸이 깨끗해졌습니다. 말씀의 은총에 치유의 기적이 발생합니다. 문제는 치유받은 열사람 나병환자중 한 사람만이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는 것입니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바로 찬양과 감사의 삶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임을 깨닫습니다. 치유받은 나병환자 열명중 한명 사마리아 사람만이 하느님께 찬양과 감사를, 영광을 드렸습니다. 아, 이게 인간의 현실입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예수님의 최종적 구원선언입니다. 말 그대로 나병환자 사마리아 사람의 부활체험입니다. 한 명 사마리아 사람만이 온전한 영육의 구원이요, 나머지 아홉명은 육신의 치유뿐인 반쪽의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역시 치유받은 사마리아 사람처럼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께 찬양과 감사를, 영광을 드리고 주님의 성체를 모심으로 주님과 일치함으로 영적나병이 치유받는 구원의 시간입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그대로 이 말씀은 미사가 끝났을 때의 파견 말씀처럼 느껴집니다. 


육신의 나병못지 않게 무서운 것이 영적나병입니다. 허무와 무의미, 좌절과 절망, 불평과 불만, 원망과 실망등으로 이웃과 고립단절되어 자폐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일종의 영적나병환자라 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끊임없이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릴 때, 살아계신 주님을 만남으로 치유되는 영육의 질병들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매일 평생 끊임없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 기도가 우리의 전인적 치유의 구원에 얼마나 결정적 역할을 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유비무환입니다. 치유보다는 예방이 백배낫습니다. 


평상시 건강할 때 더욱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에 온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영육의 병의 예방과 치유에 최고의 특효약이 하느님 찬미와 감사입니다.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이 믿는 이들 삶의 궁극 목표입니다. 하느님의 영광과 더불어 우리의 성화와 구원입니다.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은 비단 전례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닙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지혜서는 지도자들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임금들아, 들어라, 그리고 깨달아라. 세상 끝까지 통치하는 자들아 배워라. 많은 백성을 다스리고 수많은 민족을 자랑하는 자들아, 귀를 기울여라. 너희의 권력은 주님께서 주셨고, 통치권은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주셨다.”


모든 권력을 하느님께로부터 받았으니 지도자들이나 권력자들은 겸손히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깨닫고 배워 맡은 바 책임을 다함으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모든 지도자들, 권력자들이 명심해야 할 말씀입니다. 미천한 이들은 자비로이 용서를 받지만 권력자들은 엄하게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부족한 믿음을 더해 주시며, 영육의 병을 치유해 주시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찬미와 감사의 삶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십니다. 


“주님을 찬양하라 내 영혼아, 한평생 주님을 찬미하라. 이 생명 다하도록 내 하느님 기리리라."(시편146,1-2).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05 천사적 삶 -찬미讚美와 선행善行의 삶-2016.9.29. 목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프란치스코 2016.09.29 103096
3404 사랑의 공동체-사랑밖엔 길이 없었네-2015.1.8. 주님 공현 후 목요일(뉴튼수도원 59일째) 프란치스코 2015.01.08 2958
3403 왕중의 왕이신 그리스도 -섬김의 왕, 진리의 왕, 평화의 왕-2015.11.22. 주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프란치스코 2015.11.22 2633
3402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하라, 찬미하라, 기뻐하라-2016.4.10. 부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16.04.10 2495
3401 주님과 일치의 여정중인 우리들 -그리스도 중심의 삶- 2022.9.5.연중 제23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2.09.05 2110
3400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부활의 기쁨-2016.3.27. 예수 부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3.27 2010
3399 참 행복한 삶 -기다리라, 기뻐하라, 사랑하라-2019.12.15.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장미주일) 1 프란치스코 2019.12.15 1393
3398 하늘 나라의 삶 -사랑의 관상, 사랑의 활동-2023.7.31.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6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31 1236
3397 환대(歡待)의 성모 마리아-환대 예찬-2015.2.7. 토요일(성모영보수녀원 피정 3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7 886
3396 새 예루살렘 -늘 깨어 기도하여라-2020.11.28.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0.11.28 864
3395 천국에서 천국으로 -한결같은 삶-2015.2.6. 금요일(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원 피정 2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6 864
3394 내 삶의 여정旅程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2016.1.3. 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1.03 844
3393 보물찾기 인생 여정 -참보물이자 참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 2023.7.30.연중 제17주일 프란치스코 2023.07.30 792
3392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환대와 섬김의 사랑-2023.7.29.토요일 주님의 손님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29 783
3391 연민과 겸손 -참여형과 은둔형-2015.1.15. 연중 제1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66일째) 히브3,7-14 마르1,40-45 1 프란치스코 2015.01.15 763
3390 아나빔(anawim)의 영성-성서의 가난한 사람들-2015.12.15. 대림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12.15 753
3389 떠남의 여정- 2015.2.5. 목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3 프란치스코 2015.02.04 748
3388 어린이처럼-2015.10.1.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축일 프란치스코 2015.10.01 738
3387 예수님의 공동체-오래된 미래-2015.1.22.연중 제2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73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2 705
3386 착한 목자 -예수닮기, 예수살기-2015.4.26.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이민의 날) -인보성체수도회 피정지도 6일째)- 프란치스코 2015.04.26 6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