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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3. 대림 제1주일                                         이사63,16ㄹ-17.19ㄷㄹ;64,2ㄴ-7 1코린1,3-9 마르13,33-37



대림待臨의 기쁨

-우리를 찾아 오시는 하느님-



대림의 기쁨입니다. 바야흐로 우리를 찾아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은총의 대림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매불망寤寐不忘 꿈에 그리던 주님을 기다리는 우리들입니다. 참 기쁨은 대림의 기쁨, 기다림의 기쁨입니다. 영롱히 빛나는 대림촛불처럼 기쁨으로 빛나기 시작한 우리 영혼입니다. 


어제 저녁 성가연습시 아침 성무일도 초대송부터 아침기도 세 후렴들을 노래할 때 마음을 환히 밝힌 기쁨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가사도 곡도 아름답고 흥겨워 흥얼거리며 인용합니다.


초대송;“오실 임금께 어서와 조배드리세.”

1.“그날에 모든 산에서 단 것이 방울져 내리고, 언덕들에서 젖과 꿀이 흐르리라. 알렐루야.”

2.“들이여 주님 앞에서 흥겹게 우쭐거리고 숲을 이룬 나무들도 손뼉을 쳐라, 주께서 오시어 영원히 다스리시리라. 알렐루야.”

3.“보라, 위대한 예언자가 오시어, 새 예루살렘을 세우시리라. 알렐루야.”


오늘 산책하면서 종일 짧은 노래기도로 바쳐도 참 은혜롭겠습니다. 방금 부른 화답송 후렴과 이어지는 간절한 시편도 우리의 심금心琴을 울렸습니다.


“하느님, 우리에게 힘을 도로 주시고, 부드러운 얼굴을 보여 주소서.”

“이스라엘의 목자시여, 들어 주소서. 케루빔 위에 좌정하시는 님이여.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소서. 권능을 떨치시며 우리를 구원하러 오시옵소서.”


모든 촛점이 우리를 향해 오시는 주님께 모아져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를 찾아 오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우리를 찾아 오시는 겸손한 사랑의 주님이십니다. 


우리만 주님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도 우리가 그리워 찾아 오십니다. 언제나 오늘 지금 여기의 우리를 찾아 오시는 주님이십니다. 아주 예전에 써놨던 자작 애송시, ‘나무와 호수’를 나눕니다.


“나무에게 하늘은/가도가도 멀기만 하다.

 아예 고요한 호수가 되어/하늘을 담자.”


이제 하느님 찾는 노고를 잠시 멈추고 고요한 호수가 되어 주님을 맞아들이는 관상가의 기쁨과 행복을 살라는 권고의 시입니다. 어제 멀리 김해에서 60대 초반 형제와의 통화도 잊지 못합니다. 자기의 마음이 흡사 마른 장작같다했습니다. 이번 신학원도 졸업하고 10년을 피정집이란 피정집들은 다 찾아 다녔는데 여전히 기쁨도 없고 방황한다 했습니다.


“아, 이제 그만 주님을 찾아 나서십시오. 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분들을 귀히 여기시고 형제님이 살고 계신 그 삶의 자리에 찾아오신 주님을 만나십시오. 지금 삶의 자리에서 주님 만나지 못하면 다른 어디서도 못 만납니다. 왜 주님을 집에 놔두고 엉뚱한 곳으로 주님을 찾아 나섭니까?”


좀 직설적으로 말씀드렸고 형제님도 가벼운 충격과 더불어 경청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주님을 찾아 나서기만 할 것이 아니라 오시는 주님을 잘 맞이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깨어 준비하지 않으면 오시는 주님을 알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영혼이 잠들어 있거나 무관심으로 얼마나 많이 주님은 우리를 스쳐 지나가셨겠는지요. 어떻게 대림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겠습니까? 찾아 오시는 주님을 잘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그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첫째, 늘 깨어있으십시오.

막연한 깨어있음이 아닙니다. 참으로 주님을 찾고 기다릴 때 저절로 깨어있게 됩니다. 기다리지 않으면 깨어있음도 없습니다. 완전히 진공상태에서의 닫혀있는 깨어있음이 아닙니다. 찾아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에 활짝 열려 있는 깨어있음입니다. 


이런 깨어있음은 은총의 빛입니다. 깨어 있음은 사랑입니다. 깨어 있을 때 비로소 마음의 순수입니다. 깨어 있을 때 어떤 유혹도 나쁜 생각도 침투하지 못합니다. 깨어 있을 때 아름다운 영혼입니다. 진정한 기쁨도 깨어 있음에 있습니다. 이렇게 기다림의 기쁨에 깨어 있을 때 참으로 살아있다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도 강조하는바 깨어있음입니다. 주님을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그러니 깨어 있어라. 집 주인이 언제 돌아 올지,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영성생활의 궁극목표도 늘 깨어 있음에 있습니다. 소수의 영적 엘리트에게 해당된 것이 아니라 믿는 모두에게 의무로 부과된 깨어 있음입니다. 대림시기, 우리를 찾아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에 늘 깨어 사시기 바랍니다. 의식적인 노력을 하시기 바랍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여 기다릴 때 저절로 깨어있게 될 것입니다.


둘째, 늘 기도하십시오.

깨어 있음은 사랑입니다. 기도 역시 사랑입니다. 주님을 사랑하여 기다릴 때 깨어있게 되고 저절로 기도하게 됩니다. 주님을 고백하며 빨리 임재臨在하시길 기도합니다. 깨어 있을 때 주님을 더 잘 알게 되고 비참한 내 실존도 곧 알아채게 되니 기도는 간절할 수 뿐이 없습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진정성 가득한 기도가 심금을 울립니다.


“주님, 당신만이 저희 아버지시고, 예로부터 당신 이름은 ‘우리의 구원자’이십니다. 주님, 어찌하여 저희를 당신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저희 마음이 굳어져 당신을 경외할 줄 모르게 만드십니까? 당신 종들을 생각하시어 당신의 재산인 이 지파들을 생각하시어 돌아오소서.”


주님을 떠나 자초한 현대인들의 불행입니다. 우리의 참 아버지인 하느님을 떠나 살기에 존엄한 인간 품위를 잃고 고아같이 불쌍한 처지의 사람들이 되었으니 자업자득입니다. 주님을 배고파하는, 목말라 하는 사람들입니다. 주님을 만나야 참나의 행복입니다. 이어지는 기도에서 보다시피 영혼이 살기 위해 주님 앞에서 철저한 회개의 기도가 필수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죄를 지었고 당신께서는 진노하셨습니다.---저희는 나뭇잎처럼 시들어, 저희의 죄악이 바람처럼 저희를 휩쓸어 갔습니다. 당신 이름 부르며 경배드리는 자 없고, 당신을 붙잡으려고 움직이는 자도 없습니다.”


그대로 오늘날 신자들의 현실입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기도하여 하느님 감각을, 영적감각을 회복하여 영혼을 살려야 합니다. 대림시기 주어진 우리의 과제입니다. 그리고 부단히 다음처럼 주님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주님, 당신은 저희 아버지십니다. 저희는 진흙, 당신은 저희를 빚으신 분, 저희는 모두 당신 손의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필생, 평생과제가 이런 주님이신 아버지를 아는 공부입니다. 아버지를 모르기에 나를 몰라 무지와 교만, 탐욕의 사람들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이런 하느님 아버지 없는 인간의 진보는 환상이요 착각입니다. 


이래서 문명의 야만인들이 속출하는 것입니다. 탓할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영적태만의 우리들입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기도에 끊임없는 회개입니다. 밥먹듯이 숨쉬듯이 기도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셋째, 늘 감사하십시오.

깨어 기도할 때 샘솟는 감사의 마음입니다. 감사도 발견입니다. 깨어 기도할 때 눈이 열리면 온통 감사로 가득한 세상임을 발견할 것입니다. 이런 이들이 진정 지혜로운 자들이고 참으로 살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눈이 가려 몰라 어리석어서 불평, 불만, 원망이지 눈만 열리면 온통 감사요 행복입니다. 발견의 감사요, 발견의 행복입니다. 믿는 이들의 특징은 감사입니다. 바오로 사도 과연 '기쁨의 사도'일뿐만 아니라 '감사의 사도'입니다. 바로 다음 말씀은 그대로 우리를 두고 하는 말씀입니다.


“나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에게 베푸신 은총을 생각하며, 여러분을 두고 늘 나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어느 모로나 풍요로워졌습니다.---그리하여 여러분은 어떠한 은사도 부족함이 없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은혜를 많이 받았으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림시기를 지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주님께서는 우리를 끝까지 굳세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바로 성탄날에 흠잡을 데가 없게 해주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도록 우리를 불러 주셨음을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체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대림 제1주일, 주님은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잘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1.늘 깨어있으십시오.

2.늘 기도하십시오.

3.늘 감사하십시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십니다.


“주님, 저희가 덧없이 지나가는 현세를 살면서도, 지금부터 천상 양식에 맛들여 영원한 것을 사랑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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