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7.12.15. 대림 제2주간 금요일                                                                      이사48,17-19 마태11,16-19



회개가 답이다

-회개와 겸손-



오늘 말씀 묵상중 문득 떠오른 강론 제목은 ‘회개가 답이다-회개와 겸손-’이었습니다. 회개는 신앙생활의 기초입니다. 회개에 이어 코이노니아(친교), 디아코니아(봉사)입니다. 회개의 열매가 겸손이자 순수요 분별의 지혜입니다. 회개를 통한 겸손의 그 자리에서 우리는 주님을 만납니다. 


회개없이는 겸손도, 믿음도 없습니다. ‘무지無知의 병’의 치유에 특효약도 끊임없는 회개뿐입니다. 회개를 통해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갈 때 서서히 치유되는 무지의 병입니다.


“회개하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세례자 요한은 물론 예수님의 설교 주제였습니다. 회개로 겸손해진 영혼에게 주어지는 하늘 나라의 선물입니다. 한번의 회개가 아니라 평생과정의 회개입니다. 회개를 통해 겸손해지는 우리의 삶, 하여 우리 삶을 ‘회개의 여정’, ‘겸손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 12월5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강론에 깊은 감명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내용을 일부 인용합니다.


“겸손하다는 것은 공손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또한 정중하거나 기도로 눈을 감는 것이 아니다. 겸손하다는 것은 치욕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치욕이 없는 겸손은 겸손이 아니다. 참으로 겸손한 사람은 치욕을 당한 위대한 분, 예수님처럼 치욕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이다. 많은 성인들이 예수님을 닮기 위해 치욕을 받아들일뿐 아니라 치욕을 구하기까지 했다.”


치욕의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마음에 치명적 상처가 될 수 있지만 자기비움의 겸손의 계기로 삼는다면 치유와 더불어 놀라운 내적성장과 성숙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치욕과 수모를 통해 검증되는 겸손의 진정성입니다. 어제 써놓은 ‘청정淸淨과 온유溫柔’라는 글도 생각납니다.


겨울날씨/맑고 깨끗해서 좋다

청정淸淨하다

봄날씨/따뜻하고 부드러워 좋다

온유溫柔하다

청정淸淨과/온유溫柔를/겸했으면 좋겠다


청정과 온유를 일거에 해결해 주는 회개의 은총입니다. 끊임없는 회개의 열매가 청정하고 온유한 마음입니다. 회개와 겸손의 렌즈를 통해 보면 오늘 말씀의 의미도 환히 드러납니다. 예수님이 개탄하는 이 세대는 그대로 회개가 절실한 오늘날 우리 세대이기도 합니다.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기랴?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바로 마음이 무디어져 공감능력을 상실한 무감각한 무정한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이또한 심각한 영혼의 질병입니다. 여기서 기인하는 우울증등 온갖 자폐성 정신질환입니다. 요한을 ‘마귀들렸다’ 하고 예수님을 ‘먹보요 술꾼이며 죄인들의 친구’라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 바로 무디어 뒤틀어진 고약한 심사를 반영합니다. 바로 회개와 겸손이 절실한 영혼의 중병환자들입니다. 복음의 마지막 말마디가 또 위로가 됩니다.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지혜가 이룬 일로 드러났다.”


그 누구도 회개와 겸손의 사람을 당해낼 수 없습니다. 영악하고 간교한 악마도 회개로 겸손해진 영혼을 유혹하지 못합니다. 회개를 통해 무지에서 해방된 겸손과 지혜의 사람은 예수님처럼 그 지혜가 이룬 일로 그 삶자체가 옳음을 입증합니다. 이사야서를 통한 주님의 아쉬움 가득한 탄식도 그대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나는 주 너의 하느님, 너에게 유익하도록 너를 가르치고 네가 가야할 길로 너를 인도하는 이다. 아, 네가 내 계명들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너의 평화가 강물처럼, 너의 의로움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렸을 것을. 네 후손들이 모래처럼, 네몸의 소생들이 모래알처럼 많았을 것을. 그들의 이름이 내 앞에서 끊어지지 않았을 것을.”(이사48,17ㄴ-19).


그대로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 세대에 주는 말씀입니다. 끊임없는 회개의 참 귀한 선물이 평화와 의로움이요, 새삼 온갖 축복의 원천도 회개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수도원의 일과표가 참 고맙습니다. 기도와 일이 균형과 조화를 이룬 ‘회개의 시스템’과도 같은 일과표입니다. 매일, 평생, 규칙적으로, 끊임없이, 이 거룩한 성전에서 찬미와 감사의 전례기도를 바침으로 저절로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우리의 회개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회개한 우리 모두에게 겸손과 순수, 지혜를 선물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시편1,1-3참조).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22 ‘늙어가는 삶’이 아닌, ‘익어가는 삶’ -하루하루, 한결같은 삶-2021.7.9.연중 제1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7.09 178
3321 ‘더불어(together)’, 구원의 여정 -“우리는 ‘섬島’도 아니고, ‘경주競走’중에 있지도 아니하다”-2020.4.12.주일 부활 대축일 낮미사 1 프란치스코 2020.04.12 126
3320 ‘무지無知의 어둠’을 밝히는 ‘말씀의 빛’ -말씀과 기도-2018.1.9. 연중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8.01.09 132
3319 ‘비움(kenosis)’이 답이다 -비움의 여정-2017.9.15. 금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7.09.15 230
3318 ‘살아 계신’ 주님과 만남의 여정 -희망과 기쁨, 찬미와 감사-2023.6.7.연중 제9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6.07 272
3317 ‘삶의 아마추어’가 아닌 ‘삶의 프로’가 됩시다. -한결같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삶의 프로’-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1785-1839)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11.24 143
3316 ‘새 인간’의 삶 -허무, 사랑, 천상의 그리스도, 무욕, 새 인간-2019.8.4. 연중 제18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8.04 145
3315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를 삽시다 -오늘 지금 여기에서-2020.11.27.연중 제3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1.27 207
3314 ‘생각’에 대한 묵상2017.6.24. 토요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7.06.27 113
3313 ‘생명의 말씀’과의 친교 -충만한 기쁨-2019.12.27.금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 사가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2.27 159
3312 ‘씨뿌리는 삶’에 항구한 사람들 -믿음이 답이다-2019.7.24.연중 제16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24 181
3311 ‘아나빔anawim’의 노래-2016.12.22. 대림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12.22 180
3310 ‘여강여산如江如山’, 무공해의 삶 -무지에 대한 답은 성령과 회개뿐이다-2021.5.12.부활 제6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5.12 125
3309 ‘열림’과 ‘살림’의 아름답고 참된 공동체 -하느님 중심-2019.2.8.연중 제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2.08 123
3308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이 답이다 -분별력의 은총-2017.10.27.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10.27 141
3307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살기-2015.9.12. 연중 제2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5.09.12 200
3306 ‘주님과의 관계’가 답이다 -관계의 깊이-2018.6.16.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6.16 123
3305 ‘참’ 멋지고 아름다운 삶 -한평생 맡겨진 책임을 ‘참으로’ 다하는 사랑-2021.11.17.수요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1207-123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11.17 278
3304 ‘하느님의 꿈’의 현실화-오늘이 바로 그날이다-2016.11.29. 대림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11.29 207
3303 “Because it’s 2015” -“2015년 이잖아요!”-2015.11.8. 연중 제32주일 프란치스코 2015.11.08 23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