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6. 화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사도6,8-10;7,54-59 마태10,17-22



"박해를 각오하십시오."

-성령, 치욕, 겸손-



오늘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완전히 원활한 소통으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함으로 세계가 하나된 느낌입니다. 이제 민주주의는 대세가 되었습니다. 제주도 오슬포 본당 신부도 12월5일자 바티칸 라디오에 소개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강론에 큰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었고, 저 또한 수차례 강론을 통해 나눴습니다.


오늘은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박해를 각오하라.’이고, 복음을 이해하는데 교황님의 통찰은 큰 도움이 됩니다. 어제의 주님 성탄축일과 오늘의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이 참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주님의 성탄축일과 성 스테파노의 천상탄일입니다.


주님 성탄은 낭만이 아니고 현실입니다. 엄혹한 현실입니다.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십자가가 장식물이 아니고 엄혹한 현실이듯 말입니다. 가난한 목자들, 천상의 찬미소리, 빛나는 별, 구유에 뉘인 아기 예수님, 동방박사 등 환상적인 분위기 이면의 엄혹한 현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바로 박해의 현실입니다. 참으로 이런 박해의 상황안에서도 내적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긴요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오늘 복음의 박해상황이나 사도행전의 스테파노가 겪는 그런 박해는 드물다는 것입니다. 박해를 자초할 것도 피할 것도 아니며, 박해가 아니더라도 박해에 준하는 온갖 시련과 수모, 치욕을 성령의 은총 믿음으로 견뎌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또한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박해의 일종입니다. 주님은 분명 말씀하셨습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10).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너희에 앞서 예언자들도 그렇게 박해를 받았다.”(마태5,11-12).


이런 박해의 결정적 본보기가 바로 어제 탄생하신 예수님이시며 그 뒤를 잇는 오늘의 첫 순교자 스테파노입니다. 일상의 작고 큰 시련과 치욕스런 박해에 준하는 상황을 성공적으로 겪어낼 때 비로소 내적성장과 성숙입니다. 여기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성령입니다. 교황님의 강론은 이렇게 전개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 안에서 겸손은 필수적인 자질입니다. 그것은 성령의 선물이 자라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영이 머무르는 햇순이며,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주님을 경외함이 머무르는 햇순입니다. 이 작은 햇순에서 성령의 충만함으로 자라나는 성령의 선물들이며 이것은 바로 약속이고, 하느님의 나라이며, 그리스도의 삶입니다.”


바로 박해에 준하는 모든 상황을 견뎌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성령의 힘임을 깨닫습니다. 교황님은 이어 “치욕이 없는 겸손은 겸손이 아닙니다. 겸손한 사람은 치욕을 당한 위대한 분이신 예수님처럼 치욕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강조하십니다. 


온갖 시련과 치욕스런 상황을 겸손의 자기비움의 계기로 만들어 주는 성령의 은총입니다. 성령을 통해 겸손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이런 박해에 준하는 체험들은 사람들에게 치명적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원망, 분노, 보복으로 향하게 할 치욕을 겸손으로 전환케 하는 지혜는 얼마나 놀라운 성령의 은총인지요! 성령의 효소가 박해에 상응하는 온갖 시련과 치욕의 상황을 발효시켜 겸손으로 만들어 줄 때 비로소 전화위복, 위로와 치유의 축복입니다.


마태오 복음의 박해상황은 그대로 스테파노를 통해 재현됩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겸손한 영혼들에 선사되는 성령의 은총이 위기를 통과하게 하고 끝까지 견뎌내어 구원을 얻게 합니다. 그러니 우리의 모든 시련과 한계들을 자기비움의 겸손의 계기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령께서 도와 주시고 겸손으로 비워진 그 자리 가득한 성령입니다. 


바로 순교직전의 스테파노가 그 좋은 모범입니다. 성령충만할 때 비로소 비폭력적 사랑의 저항이요 거룩한 순교입니다. 성령이 충만한 스테파노는 활짝 열린 하늘을 보며 환호하니 이런 신비체험 또한 성령의 선물입니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바로 여기서 주목할 점은 스테파노의 순교장면을 목격한 사울이라는 젊은이입니다. 주님은 장래 당신의 사도 바오로를 예비하고 있음을 봅니다. 스테파노의 순교의 열매가 바오로 사도임을 깨닫습니다. 성 스테파노의 임종어는 영원한 감동입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예수님의 두 임종어(루카23,46;26,34)를 그대로 닮은 스테파노의 임종어는 성령의 은총이요 영혼의 승리, 믿음의 승리를 증거합니다. 치욕스런 박해 상황을 성령의 도움으로 겸손의 승리로 이끈 성 스테파노의 위대했던 삶이 두 임종어 안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의 임종기도 말마디도 한 번 예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현재의 삶을 잘 꼴 잡아 주는 데 좋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한 성령의 은총으로 우리가 겪는 온갖 시련과 어려움을 자기비움의 겸손의 계기로 삼게 하시며 부단한 내적성장과 성숙을 이뤄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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