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4. 연중 제2주일 

사무상3,3ㄴ-10.19 1코린6,13ㄷ-15ㄱ.17-20 요한1,35-42



“당신의 모두가 되고 싶다!”

-끊임없이 돌보고 가꿔야 할 우리의 성소聖召-



누구나 주님께 불림 받은 거룩한 성소자聖召者입니다. 참 아름답고 거룩한 은총의 선물이 우리의 성소입니다. 끊임없이 돌보고 가꿔야할 우리 각자의 귀한 성소입니다. 우리 모두의 당연한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이래야 행복하고 보람있는 삶입니다. 얼마전 써놓은 ‘주님, 저를 축복하소서’ 제 좌우명같은 자작시 후반부 내용입니다.


-아, 이제부터 

본격적 내 인생 조각彫刻 마무리에

심혈心血의 정성을 쏟을 거다


하루하루

아름다운 주님 닮은 내 모습 조각하여

주님 만나는 날 봉헌奉獻할 거다


내 사랑 주님이여

일편단심一片丹心 

당신을 애모愛慕하며 살아 온 저를 축복하소서-


나는 누구인가? 근본적인 물음입니다. ‘수도자는 누구인가?’ 날마다 묻는 자가 수도자라 합니다. 바로 우리의 성소를 묻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이 바로 성소입니다. 우연한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있어 부름 받은 우리 각자의 존재라는 것입니다. 하여 모두에게는 그분과의 만남에 대한 근원적 갈망이 있습니다.


그분은 누구입니까? 하느님이십니다. 어떻게 그분을 만납니까? 우리 모두 간절히 찾기만 하면 그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누구나 주어진 가능성이요 희망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언제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부르심은 은총처럼 옵니다.


첫째, 깨어 있어야 합니다. 

깨어 있음은 귀기울임입니다. 사무엘이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늘 깨어 있었기에 잠자는 동안도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합니다. 주님께서 부르실 때마다 일어나 엘리로 착각하고 달려가 확인하는 모습에서 그의 깨어 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저를 부르셨지요? 저 여기 있습니다.”


주님은 이런 이를 사랑하십니다. 깨어 귀기울일 때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무려 세 번이나 주님께서 부르실 때 마다 엘리에게 달려가 확인하는 사무엘의 충실함이 감동적입니다. 마침내 네 번째 주님의 부르심에 대한 사무엘의 응답입니다.


“사무엘아, 사무엘아!”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늘 염두에 두고 사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실 때 마다 이처럼 깨어 들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성소자의 우선적 자질이 깨어 있어 주님의 말씀을 듣는 자세입니다. 


“주여 보소서, 당신 뜻을 따르려 이몸이 대령했나이다.”


방금 전 화답송 후렴 시편 역시 성소자의 기본적 자세입니다. 예수님도 성모님도 모든 성인들도 이런 마음으로 사셨습니다.


둘째, 주님을 찾아야 합니다.

주님을 찾는 갈망이 있을 때 깨어 기도합니다. 깨어 기도할 때 주님을 만납니다. 하여 ‘하느님을 찾는 자’가 수도자라 정의합니다. 마음 깊이에서는 누구나 하느님을 찾는 수도자, 구도자, 수행자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해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의 두 제자들 깨어 주님을 찾았기에 주님을 만납니다.


“무엇을 찾느냐?”


이들의 갈망을 꿰뚫어 보신 주님의 물음입니다. 우리 모두 평생 화두로 삼아야 할 물음입니다. 무엇을 찾습니까? 무엇을 찾느냐가 우리 삶의 꼴을 결정합니다. 바로 요한의 제자들이 올바른 답을 줍니다. 


“랍비, 어디에 머물고 계십니까?”

“와서 보시오.”


주님과 함께 머물고 싶은 갈망의 표현입니다. 주님 사랑안에 머물러 주님을 배워 닮고 싶은 갈망의 표현입니다. “와서 보시오.”라는 주님의 즉각적인 응답 말씀이 고맙습니다. 주님께 가서 주님의 사랑을 보고 배우는 것입니다.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배워 그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에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이십니다. 우리가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보고 배울 자리는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미사에 참여할 때, 기도를 드릴 때, 말씀을 묵상할 때, 사랑을 실천할 때 바로 주님 사랑 안에 머무는 시간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주님 사랑 안에 머물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을 만날 때 놀라운 변화입니다.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 주님과 만남의 감격적 체험을 형 시몬에게 전하는 안드레아입니다. 이처럼 이웃을 주님과의 만남으로 인도해야 합니다. 


주님을 만날 때 참나의 발견입니다. 주님을 만나지 못해 평생 자기를 모르고 환상 속에 헛된 삶을 사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 지요.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구나. 앞으로 너는 케파라고 불릴 것이다.”


‘케파’는 ‘베드로’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으로 거듭 참나로 태어난 시몬 베드로입니다. 바로 우리의 세례명은 주님과 만남으로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났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름입니다. 


셋째, 성령의 성전인 몸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몸이 있어야 기도도 하고 주님을 만나기도 합니다. 구체적 몸 없이는 주님을 만날 수도 사랑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의 몸은 그리스도의 지체입니다. 내것이 아닙니다. 주 그리스도와 결합하는 이는 그분과 한 영이 됩니다. 그러니 불륜을 멀리 해야 합니다. 주님은 바오로 사도를 통해 바로 우리의 몸이 성령의 성전임을 주지시킵니다.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 그 성령을 여러분이 하느님에게서 받았고, 또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것이 아님을 모릅니까? 하느님께서 값을 치르고 여러분을 속량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몸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


성령의 성전인 우리의 몸이요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라 선물로 주어진 우리의 몸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자들은 성소를 소중히 여기듯 자기 몸을 소중히 여깁니다. 몸에 애착하라는 것이 아니라 몸을 정결히 거룩히 보존하라는 것입니다. 


영혼을 보살피듯 육신도 돌보고 보살펴야 합니다. 결코 과식이나 과음으로 또 지나친 운동이나 고행으로 몸을 혹사시켜선 안됩니다. 중용이 지혜입니다. 결코 극단으로 치우쳐선 안됩니다. 분도 성인은 주님을 섬기는 학원인 수도공동체를 설립하는데 이점을 확실히 주지시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을 섬기는 학원을 설립해야 하겠다. 우리는 이것을 설립하는 데 거칠고 힘든 것은 아무것도 제정하기를 결코 원치 않는다.”


우리는 모두 주님께 불림받은 거룩한 성소자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거룩한 신원입니다. 누구와 비교할 것도 부러워할 것도 없습니다. 각자 불림 받은 자리에서 1.깨어, 2.주님의 뜻을 찾아 실천하며, 3.자신의 몸을 깨끗하고 거룩히 보존하며 사는 것입니다. 이래야 성소의 보전保全이요 영육의 건강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각자의 귀한 성소를 새롭게 확인시켜 주시고 강화시켜 주십니다. 끝으로 20년전 써놓은 ‘당신의 모두가 되고 싶다’란 자작시로 강론을 마칩니다. 주님을 참으로 사랑하여 ‘주님의 모두가 되고 싶을 때’ 우리의 성소는 더욱 아름답고 거룩히 빛날 것입니다.


-당신이

 하늘을 좋아하면

 당신의 하늘이


 당신이

 별을 좋아하면

 당신의 별이


 당신이

 꽃을 좋아하면

 당신의 꽃이


 되고 싶다

 당신의 모두가 되고 싶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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