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歡待의 사랑 -경청傾聽이 우선이다-2018.2.10. 토요일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480-543) 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10,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8.2.10. 토요일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480-543) 축일 

호세2,16ㄴ.17ㄴ.21-22 루카10,38-42



환대歡待의 사랑

-경청傾聽이 우선이다-



성전에 들어설 때 마다 성모상앞 꽃꽂이에서 발하는 그윽한 꽃향기가, 제 집무실에 들어설 때 마다 칠순 생일때 선물받은 은은한 동양란 향기가 온 몸과 마음에 젖어듭니다. 마음에 안정과 평화를 줍니다. 저는 일컬어 환대의 향기, 존재의 향기라 칭하고 싶습니다. 사람마다 향기가 있듯이 성인들의 환대의 향기 역시 이러할 것입니다. 


어제 2월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개막식은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선사했습니다. 한반도 언땅을 녹인 세계가 지켜 본 역사적 하루였습니다.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를 주제로 열린 개막식은 한국인의 역사와 현재 속에 녹아 있는 조화와 융합 사상에서 연결과 소통의 힘을 끄집어내고, 세계인과 함께 행동으로 평화를 만들어나가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유일한 분단국가가 전하는 평화의 염원이 촛불과 함께 전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남북의 선수들 가슴에 휴전선은 없었고 그대로 통일된 한반도의 감동적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남북선수들을 향해 열렬히 손을 흔들며 박수를 치는 남북의 지도자들 모습을 볼 때는 감동 그 자체였고 놀라운 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치 어제 복음의 ‘에파다!-열려라!’ 주님 말씀이 평창올림픽을 통해 이뤄진 듯, ‘평화의 문’이 활짝 열린 것처럼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가슴과 가슴의 만남, 가슴과 가슴의 환대로 완전 일치된 모습들이었습니다. 평창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이자 통일올림픽, 환대올림픽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92개국 2920명 선수들을 환대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대한민국입니다. 


환대의 사랑입니다. 환대에는 경청이 우선입니다. 오늘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축일 미사 강론 주제이기도 합니다. 참 아름다운 성녀 스콜라스티카 축일입니다. 성인들의 공통적 특징은 환대의 사랑입니다. 성인들은 예외없이 환대의 사람들이었습니다. 환대의 사랑, 환대의 기쁨, 환대의 행복, 환대의 만남, 환대의 아름다움 등 끝이 없습니다. 역시 환대가 답임을 깨닫습니다. 정주의 영성을 살아가는 저희 분도수도자들의 핵심적 영성도 사랑의 환대임을 제 좌우명 애송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가 입증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활짝 열린 앞문, 뒷문이 되어 살았습니다. 

앞문은 세상에 활짝 열려 있어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歡待)하여 영혼의 쉼터가 되었고

뒷문은 사막의 고요에 활짝 열려 있어 

하느님과 깊은 친교(親交)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세상 이웃을 환대하라 있는 앞문이요, 사막 하느님을 환대하라 있는 뒷문입니다. 예수님 역시 낮에는 사람들 환대하시다 저녁이 되면 뒷문 열고 외딴곳에 가셔서 하느님을 환대하셨습니다. 환대의 사람에 앞서 환대의 주님이십니다. 우리 주 예수님이 환대의 원조이자 모범입니다. 아버지의 환대의 사랑을 그대로 닮은 아드님 예수님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따뜻한 위로를 주는 주님의 환대 말씀입니다. 광야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를 환대하시는 주님의 모습은 오늘 제1독서 호세아서도 아름답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제 나는 그 여자를 달래어 광야로 데리고 가서 다정히 말하리라. 나는 너를 영원히 아내로 삼으리라. 정의와 공정, 신의와 자비, 진실로써 너를 아내로 삼으리라. 그러면 네가 주님을 알게 되리라.”


여자와 아내라는 말마디가 상징하는 바 주님의 평생반려자들인 우리들입니다. 정의와 공정, 신의와 자비, 진실로써 늘 우리를 환대하시겠다는 주님의 결의決意를 보여줍니다. 주님의 환대를 받으며 주님을 알게 되고 우리 역시 주님을 닮아 환대의 사람, 주님의 반려자가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광야여정을 살아가는 우리를 환대하시고 우리 또한 진심으로 주님을 환대합니다. 이런 환대의 사랑, 환대의 만남 속에 평생 반려자 주님과의 우정도 날로 깊어갈 것입니다. 믿는 우리들에게 죽음은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입니다. 우리를 환대하시는 주님과의 만남이 죽음이라면 얼마나 복된 선종의 죽음이겠는지요. 바로 오늘 스콜라스티카 축일 저녁성무일도 성경소구 독서에 이은 응송이 주님의 아름다운 환대를 그림처럼 묘사합니다. 


“나래치는 비둘기 훨훨 날아서 복된 신부가 하늘로 오르셨도다. 신랑이 나와 백합같은 신부를 반기는 도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성녀 젤투르다는 환대하시는 주님께 ‘보라, 신랑이 오신다.’ 환호하며 임종했습니다. 환대의 사랑, 환대의 주님이십니다. 영성의 진위를 판가름하는 환대 영성입니다. 주님의 환대에 응답할 때 환대의 우선 순위는 무엇일까요. 두 말할 것 없이 주님 말씀에 귀기울이는 경청입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이 한가지뿐입니다. 오늘 복음은 관상과 활동을 말하기보다는 주님을 환대하는데 경청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마르타에 대한 주님의 말씀이 이를 입증합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새삼 주님을 환대함에 있어 필요한 한 가지는, 우선적으로 행해야 할 것은,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미사전례도 말씀전례에 이은 성찬전례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물론 형제들의 말을 경청함은 영성생활의 기초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 환호송도 이와 맥을 같이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루카11,28ㄴ).


우리의 참행복도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실행함에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을 환대하는 우리 모두를 환대하시며 필요한 온갖 은사를 선물하십니다.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하신 분! 나날이 주님을 찬미하고, 영영세세 주님 이름을 찬양하나이다.”(시편145,8ㄱ.2). 아멘.


Articles

2 3 4 5 6 7 8 9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