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인식 -인생은 선물이자 과제이다-2018.2.13. 연중 제6주간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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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13. 연중 제6주간 화요일                                                                              야고1,12-18 마르8,14-21



자기인식

-인생은 선물이자 과제이다-



인생은 은총의 선물이자 과제입니다. 선물받은 인생은 끊임없는 공부와 실천을 통해 자기완성, 자기실현을 과제로 부여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참 나가 되는 평생과제보다 중요한 과제도 없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말마디를 기억할 것입니다. 가장 쉬운 것이 남 판단하는 것이요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기를 아는 것이라 합니다. 새삼 자기를 아는 자기인식이 지혜와 겸손임을 깨닫습니다. 간혹 사용되는 “너나 잘 해”, 또는 “너가 뭔데” 라는 말마디도 잘 기억하실 것입니다. 정말 자기를 모르는 무지가 문제입니다. 무지에서 파생되는 탐욕과 교만입니다.


삶은 자기를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평생공부가 자기공부입니다. 졸업이 없는 죽어야 졸업인 평생공부의 평생학생인 우리들입니다. 자기공부와 자기인식은 함께 갑니다. 문제는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습니다. 공동생활을 하면서 깨닫는 진리입니다. 처음에는 마찰과 갈등, 충돌도 잦았지만 20-30년 함께 정주생활중에 서로 알아가면서 자기인식은 깊어져 이런 불협화음은 사라지고 평화로운 공존의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예전 자주 들었던 부부생활 예화도 생각납니다. ‘십대 부부는 신나게 살고, 이십대 부부는 꿈속에서 살고, 삼십대 부부는 사랑하면서 살고, 사십대 부부는 미워하면서 살고, 오십대 부부는 싸우면서 살고, 육십대 부부는 불쌍해서 살고, 칠십대 부부는 고마워서 산다.’는 재미있고도 의미심장한 예화입니다.


내적성장과 성숙의 경지를 보여주는 공감이 가는 예화입니다. 몰라서 다툼과 충돌이지 서로의 현실을 알아가면서 또 자기를 알아가면서 웬만하면 서로 ‘건들이지 않고’ ‘그냥 놔두기’에 평화로운 공존입니다. 원판불변의 법칙이란 우스개 말이 있습니다. 하여 서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평화의 첩경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공동생활에 인내의 수련이 얼마나 절대적인 깨닫게 됩니다. 사실 오래 살면서 서로 청년기의 모습이 중년기, 노년기에 접어드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측은한 마음, 관대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자기를 모르는 무지의 병이 문제입니다. ‘하느님 탓’도, ‘남 탓’도 아닌 ‘내 탓’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은 제자들의 망각과 무지를 꾸짖습니다. 어제 바리사이들과 마찬가지로 망각과 무지에 눈먼 제자들임을 보여줍니다. 제대로 듣고 제대로 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는 그렇게도 완고하냐?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너희는 기억하지 못하느냐?”


계속된 주님이 질책이 마치 우리의 무지와 망각을 꾸짖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문제는 우리 안에 있고 답은 주님 안에 있습니다. 이런 꾸짖는 주님이 계시기에 자신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을 비춰주는 거울과 같은 주님이십니다.


주님이 계시기에 회개와 겸손도 가능합니다. 회개와 겸손을 통해 주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면서 비로소 내적성장과 성숙도 가능해집니다. 제1독서 야고보서의 사랑어린 충고가 참 고맙습니다.


시련이 시험입니다. 삶은 시련이자 시험입니다.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통과하면,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시련과 시험을 통해 자기인식과 더불어 주님께 대한 인식도 깊어지면서 마지막으로 받게 되는 생명의 화관입니다.


하느님 탓이 아닌 내 탓임을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하느님께서 유혹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욕심에서 기인하는 유혹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욕망에 사로잡혀 꼬임에 넘어가는 바람에 유혹을 받는 것입니다. 욕망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 욕심-죄-죽음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바로 무지의 사람임을 보여줍니다. 무지의 욕심이 급기야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답은 하느님께 있습니다.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기를 알고 하느님을 아는 공부도 하느님 은총이 있어 가능합니다. 우리가 잘 나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으로 구원받습니다.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위에서 옵니다. 빛의 아버지에게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그분께는 변화도 없고 변동에 따른 그림자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의 무지의 어둠을 환히 밝혀 주시는 빛의 하느님이십니다.


은총으로 눈만 열리면 온통 하느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임을 깨닫습니다. 여기서 저절로 나오는 찬미와 감사요 우리를 지혜롭고 겸손한 사람으로 변모시켜 줍니다. 하느님께서는 뜻을 정하시고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시어, 우리가 당신의 피조물 가운데 이를테면 첫 열매가 되게 하셨습니다. 야고보 사도의 깨달음이 고맙습니다. 이래서 항구한 말씀공부가 자기인식과 하느님 인식에는 제일입니다. 끊임없이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시어 내적성장과 성숙으로 이끄시는 주님이십니다. 


새삼 내가 문제이고 주님이 답임을 깨닫게 됩니다. 말씀을 통하여 주님을 알아가면서 나를 알아감으로 비로소 무지와 교만, 탐욕으로부터 해방되어 주님을 닮은 지혜와 겸손, 온유의 참 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무지의 어둠을 환히 밝혀 주시어 우리 모두 지혜롭고 겸손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 행복하옵니다, 당신이 깨우쳐 주시고, 당신 법으로 가르치시는 사람! 불행의 날에도 평온을 주시나이다.”(시편94,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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