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천의 삶 -주님과 함께 하는 삶-2018.5.13. 주님 승천 대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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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13. 주님 승천 대축일                                                                   사도1,1-11 에페1,17-23 마르16,15-20ㄴ



승천의 삶

-주님과 함께 하는 삶-



주님 승천 대축일에 앞서 저는 어제 주님께 참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제 가족 친지들 30여분이 수도원 근처 식당에서 조촐하게 제 칠순 축하연을 베풀어 줬습니다. 당시는 몰랐는데 오늘 새벽 강론 쓰면서 문득 ‘주님의 선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떠나기 전에는 잠시 수도원에 들려 우산을 쓰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 또한 승천하신 주님의 은총이니 알렐루야! 저절로 좋으신 하느님을 찬미하는 마음 가득합니다. 


"알렐루야! 하늘에 오르시는 주 그리스도께 어서와 조배드리세." 새벽기도 초대송 찬미로 하루를 시작한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만물이 신록의 기쁨으로 주님을 찬미합니다. 알렐루야! 우리는 참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신록의 기쁨으로 빛나는 부활시기 내내 알렐루야, 주님을 찬미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가장 아름다운 신록의 계절 성모성월 5월에, 가장 아름다운 곳 하느님의 집 요셉수도원에, 가장 아름다운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은혜로운 주님 승천 대축일 미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요즘 수도원을 찾는 이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아, 수도원이 참 예뻐요!”입니다. 들을 때마다 예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하느님 보시기에 참 예쁘게 살 수 있을까요? 알려드립니다. 찬미와 감사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승천의 삶입니다. 


죽어서 승천이 아니라 이미 살아서 승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영혼에 찬미와 감사란 양날개를 달고 하느님 창공을 훨훨날며 사는 것입니다. 예전 파란 하늘에 흰구름 뭉게 구름 보며 쓴 짧은 시가 생각납니다.


-하늘보면/마음은/훨훨날아/흰구름 된다-


이렇게 찬미와 감사의 양날개를 달고 하느님 창공에 흰구름 영혼되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성인들처럼 ‘알렐루야’ 하느님 찬미로 살다가, ‘아멘’ 하느님께 감사로 승천하여 하느님께 가는 것입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시편 구절입니다.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좋으신 분을,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세상에 하느님 찬미와 감사를 능가하는 기쁨은 없습니다. 찬미의 기쁨으로 사는 여기 수도자들입니다. 말그대로 파스카의 기쁨, 영원한 기쁨, 아무도 앗아갈 수 없는 기쁨입니다. 바로 바로 오늘 승천하신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여러분 모두에게 주시는 기쁨의 선물입니다. 방금 부른 화답송 후렴은 얼마나 흥겨웠는지요.


“환호소리 높은 중에 하느님 오르시도다-하느님 오르시도다.”


영혼은 마치 찬미와 감사의 양날개를 달고 훨훨 하느님 창공을 나는 승천의 느낌입니다. 오늘 강론 주제는 ‘승천의 삶’입니다. 어떻게 하면 승천의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저는 네측면에 걸쳐 묵상했습니다.


첫째,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사십시오.

세상에 살아도 하늘의 시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늘이 가리키는 바 우리 삶의 중심인 하느님이십니다. 하여 언제나 하느님을 사랑하며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라고 눈들면 하늘입니다. 오늘 부활하신 주님은 하늘에 오르심으로 하늘길을 활짝 열어주셨습니다. 하늘문을 활짝 열어주셨습니다. 우리의 빛나는 미래를 앞당겨 보여주셨습니다. 아침 성무일도 찬미가가 주님 승천의 비밀을 환히 보여줍니다.


-위대한 투쟁으로 개선하시고/세속의 우두머리 패망한 다음

 성부께 당신얼굴 보여드리며/승리한 육신영광 봉헌하셨네


 빛나는 구름을 타고 올라가시며/믿는이 모두에게 희망주시고

 일찍이 원조들이 닫아버렸던/낙원의 닫힌문을 열어주셨네


 동정녀 낳아주신 우리구세주/매맞고 십자가의 수난을거쳐

 성부의 오른편에 좌정하시니/모두가 큰기쁨에 용약하도다-


주님 승천의 핵심을 잘 요약한 찬미가입니다. 여기서 부각되는 세 열쇠말, 키워드가 승리, 희망, 기쁨입니다. 승천하신 주님이야 말로 승리의 원천, 희망의 원천, 기쁨의 원천입니다. 승천하신 주님의 은총이 이미 우리 모두 승리의 삶을, 희망의 삶을, 기쁨의 삶을 살게 합니다. 


알렐루야, 하느님을 찬미합시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 능력을 펼치시어,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시고,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쪽에 앉히셨습니다. 모든 권세와 권력과 권능과 주권위에, 그리고 현세만이 아니라 내세에서도 불릴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니 어찌 이런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은 우리의 모두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삶의 목표요 방향이요 중심이요 의미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전례중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만나는 참 좋으신 하느님이십니다.


둘째, 교회의 사람으로 사십시오.

교회를 떠난 신앙은 병든 신앙이 되기 십중팔구입니다. 교회를 떠난 신앙은 얼마못가 시들어 말라 죽어버립니다. 뿌리내리지 못해 꽃도 잎도 열매도 빈약합니다. 하여 여기 수도자들은 교회의 공식기도이자 영적 주식인 미사와 성무일도를 끊임없이 드립니다. 


복음선포에 앞서 교회의 사람이 되는 것이 우선입니다. 우리는 참 복된 신원의 신자들입니다. 하느님의 사람, 그리스도의 사람, 교회의 사람이란 참으로 자랑스런 삼중적 신원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과연 이런 삼중적 신원에 맞갖는 삶입니까?


제 좋아하는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하느님 그대의 자랑이듯, 그대 하느님의 자랑이어라.’, ‘그리스도 그대의 자랑이듯, 그대 그리스도의 자랑이어라.’, ‘교회 그대의 자랑이듯, 그대 교회의 자랑이어라.’ 이처럼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교회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 자체가 바로 축복입니다.


교회에 속해 있을 때, 참으로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교회를 사랑할 때 줄줄이 놀라운 은총의 선물입니다. 바로 오늘 에페소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하느님 주시는 그 눈부신 은총의 선물을 다 끄내 보여줍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어 우리가 주님을 알게 되고, 우리의 눈을 밝혀 주시어, 그분의 부르심으로 우리가 지니게 된 희망이 어떠한 것인지, 성도들 사이에서 받게 될 그분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알게 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믿는 이들을 위한 그분의 힘이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를 그분의 강한 능력의 활동으로 알게 됩니다. 교회를 떠나 도대체 어디서 이런 은총의 선물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모두가 성령을 통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에페소서의 교회론이 참 웅장합니다. 온 우주에까지 미치는 교회의 영향력입니다. 하느님은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아래 굴복시키시고, 만물 위에 계신 그분을 교회에 머리로 주셨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모든 면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습니다. 


셋째, 복음선포의 삶을 사십시오.

참 자랑스런 교회에 속한 우리들입니다. 성령의 은총이 우리를 하느님을 닮은, 예수님을 닮은 교회의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이에 자족하면 안됩니다. 교회의 사람은 복음선포의 사람입니다. 온세상이 복음선포의 장입니다. 복음선포의 사명은 교회의 지체들인 우리 모두의 존재이유입니다. 오늘 주님 승천 하시면서 우리 모두에게 주신 지상명령입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멀리 갈 것 없습니다. 내 삶의 자리가 세상의 중심이며 복음 선포의 현장입니다. 비상한 복음선포가 아닙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하느님의 사람답게, 그리스도의 사람답게, 교회의 사람답게, 파스카의 삶을, 신망애信望愛의 삶을, 진선미眞善美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저절로 무수한 치유의 표징들이 뒤따를 것입니다.


셋째, 늘 주님과 함께 사십시오.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 쪽에 앉아 계신 주님은 동시에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저멀리 하느님 곁에 초월超越해 계시면서 지금 우리와 함께 내재內在해 계신 ‘초월과 내재의 주님’은 순전히 승천의 결과입니다. 


부활 승천하시어 성령을 보내 주시지 않았다면 이런 초월과 내재의 주님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하느님곁에 계시면서 언제 어디에나 현존하시는 파스카의 주님이십니다. 오늘 복음 말씀이 이를 입증합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을 확증해 주셨다.”


역시 우리들의 복음선포 현장에서도 함께 일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이 함께 하신다는 믿음이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치유합니다. 수도원 십자로 중앙 바위판에 새겨진 주님 말씀,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기억하실 것입니다. 지날 때마다 잠시 멈추어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성서에 365회 나오는 말씀이 “두려워하지 마라.” 이며 “내가 너와 함께 있다.”는 주님 약속말씀이 곧 뒤를 잇습니다. 마태복음 마지막 말씀, “보라, 내가 세상 끝 날 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기억하실 것입니다. 바로 언제나 주님과 함께 있다는 믿음이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우리는 참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영혼에 찬미와 감사의 날개를 달고 하느님 창공을 자유로이 날면서 승천의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 승천 대축일 주님의 당부말씀입니다.


1.하느님 중심의 삶을 사십시오.

2.교회의 사람이 되십시오.

3.복음선포의 삶을 사십시오.

4.늘 주님과 함께 사십시오.


바로 이렇게 사는 자가 승리의 삶, 희망의 삶, 기쁨의 삶을 사는 자들입니다. 파스카의 삶을, 승천의 삶을 사는 복된 사람들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주님 승천 대축일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빛나는 파스카의 삶, 승천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하느님, 저희가 하늘나라를 그리며 거룩하게 살아, 마침내 하느님 곁으로 오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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