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학인學人, 사랑의 전사戰士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십시오-2018.6.7. 연중 제9주간 목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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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7. 연중 제9주간 목요일                                                                      2티모2,8-15 마르12,28ㄱㄷ-34



사랑의 학인學人, 사랑의 전사戰士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십시오-



인생은 ‘사랑의 학교’입니다. 사랑의 학교에는 평생 졸업이 없습니다. 평생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평생 사랑의 학인인 우리들입니다. 나이와 함께 해야 하는 사랑의 성장이어야 하는데 늘 초보자같은 느낌입니다. 인생사계의 비유가 재미있어 피정자들과 자주 나누곤 합니다. 


“여러분의 인생여정을 일년사계로 압축한다면 어느 계절에 위치하고 있느냐?”묻습니다. 대부분 가을인생에 걸친 연령대분들이 많이 오기에 거듭 질문합니다. “가을에는 열매가 둥글게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과연 여러분의 사랑 열매도 원숙하게, 둥글게 잘 익어가고 있습니까?” 사랑의 성장, 사랑의 열매에 대해 묻는 것입니다.


성숙成熟, 원숙圓熟이란 말뜻도 의미십장합니다. 익어 완성에 도달해야할, 둥글게 익어가야 할 사랑의 과제가 주어졌음을 깨닫게 하는 말마디입니다. 한결같이 익어가는 열매들을 보면 둥급니다. 사랑도 둥글게 익어가라 둥글 ‘원圓’자 익을 ‘숙熟’자, 원숙圓熟한 사랑입니다. 


요즘 흰 눈물같은 슬픔의 꽃자리 마다 기쁨으로 빨갛게 익어가는 사랑의 열매같은 앵두입니다. 아주 오래 전 써놨던 동시같은 ‘고백’이란 글도 떠오릅니다.


-“사랑합니다”/마침내/빨간 열매로/사랑을 고백하는/앵두나무

 초록빛 나뭇잎들/희망 사이로/수줍게 살며시/얼굴 내밀고

 사랑을 고백하는/빨간 앵두 열매들

 부끄러워 빨갛게/물들었네-1996.5.30.-


과연 우리의 사랑은 잘 성장, 성숙하고 있는지요? 영적성장과 성숙도 결국은 사랑의 성장이요 성숙을 뜻합니다. 얼마전 휴가시 친지들과 노래방에 들렸을 때 새삼 확인한 사실도 잊지 못합니다. 모든 노래의 주제가 사랑이었다는 것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노래가 성립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거의가 이성간의 사랑이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주제 역시 사랑입니다.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율법학자의 진지한 물음에 예수님의 즉각적인 대답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투신하신 당신의 삶을 그대로 반영하는 듯한 예수님의 확신에 넘친 고백이자 무디어져가는 우리 사랑에 향한 죽비같은 말씀입니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예수님은 613개의 율법조항을 사랑의 이중계명으로 압축 요약합니다. 사랑의 이중계명과 더불어 잊지 말아야 할 황금률입니다.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마태7,12).


사랑의 이중계명과 황금률은 우리의 사랑의 상태를 환히 비춰주는 거울과 같습니다. 모든 율법이 이 둘안에 포함됩니다. 율법학자는 첫째가는 계명을 물었는데 예수님을 둘째가는 계명까지 덧붙여 주십니다. 둘은 분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구별할 수 있을 지언정 분리는 불가능합니다. 예수님 답변에 충격적 깨달음에 도달한 율사의 즉각적인 화답입니다. 


“훌륭하십니다. 스승님, ‘그분은 한 분 뿐이시고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하시니,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 또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선사禪師와 제자간의 대화같고, 깨달은 각자覺者의 답변같습니다. 좌우간 예수님의 말씀에 큰 깨우침을 얻은 율법학자입니다. 새삼 우리의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상태를 생각하게 됩니다. 계속 익어가는 열매처럼 성장, 성숙하는 사랑인지 말입니다. 인생가을을 맞이했어도 여전히 사랑의 열매는 작고 익지 않아 푸르둥둥하지는 않는지 말입니다. 세월과 함께 저절로 익어가는 사랑의 열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초발심의 자세로 다시 사랑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또 사랑공부를 새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학인, 사랑의 전사, 사랑의 수행자에겐 늘 새로운 시작만 있을 뿐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듯 갈림없는 순수한 마음, 순수한 사랑으로 우리의 모든 수행에 전념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기도하고 일하는 것입니다. 모든 수행이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이런 항구하고 충실한 사랑의 수행과 더불어 열정과 순수의 삶이요, 잘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사랑의 열매입니다. 


인생은 사랑의 학교입니다. 평생졸업이 없는 평생 사랑의 학인인 우리들이요 사랑에는 영원한 초보자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사랑의 수행을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제1독서의 첫 일성이 강렬한 느낌으로 와닿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십시오!”


사랑하는 것은 기억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영원한 롤모델인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우리 모두 ‘사랑의 전사’로서 전의를 새롭게 하라는 바오로 사도의 권고입니다.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영원한 화두이자 영원한 롤모델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사랑의 수행에 항구할 수 있게 하십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하느님 바다 향해 흐르는 사랑의 강(江)이 되어 살았습니다. 

 때로는 좁은 폭으로 또 넓은 폭으로

 때로는 완만(緩慢)하게 또 격류(激流)로 흐르기도 하면서

 결코 끊어지지 않고 계속 흐르는 '하느님 사랑의 강(江)'이 되어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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