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체험 -하늘에 사랑의 보물 쌓기-2018.6.22. 연중 제11주간 금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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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22. 연중 제11주간 금요일                                                               열왕기상11,1-4.9-18.20 마태6,19-23



천국체험

-하늘에 사랑의 보물 쌓기-



어제의 잊지 못할 천국체험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진천 태령산 기슭에 소재한 한국순교복자수녀원 무아의 집 피정집에서 10여일간의 피정지도를 끝내고 홀가분하게 떠날 때의 체험입니다. 세상살이 마치고 때가 되어 홀가분하게 떠날 때도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정지도가 끝났는데도 갈곳이 마땅치 않아 계속 머문다면 얼마나 답답하고 궁색하겠는지요.


인생무대에서 배역이 다 끝났는데도 갈 곳이 없어 떠날 때 떠나지 못하고 어기적거리며 구차하게 머무는 경우의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나 저에겐 천국을 상징하는 주님의 집, 수도원이란 갈곳이 있었습니다. 약속된 시간에 도착하여 대기한 수사님이 흡사 천국의 사자처럼 생각되었습니다. 세상살이 끝나고 떠날 때 천국의 사자가 기다렸다 안내하는 것도 이와 같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도원에 도착하여 제자리에 돌아오니 마치 잠시 세상에 파견되어 살다가 사명을 다한 후 천국의 원래 제 소속의 제자리에 온 듯 생각되었습니다. ‘아, 우리 믿는 이들의 인생도 잠시 세상에 파견되어 사명을 다한후 본향집인 천국의 제자리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이 제가 체험한 간접적 천국체험입니다. 


그러나 인생배역의 역할이 다 끝나고 떠나야 하는 데 마땅히 갈곳이 없다면 얼마나 난감하겠는지요. 여행이 아름다운 것은 돌아 갈 집이 있기 때문이란 어디선가 읽은 글도 생각이 납니다. 갈곳 없는 난민難民을 생각하면 더욱 실감이 날 것입니다. 궁극의 갈곳인 하느님 없이 사는 사람들 어찌보면 ‘영적난민’과 같습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예화도 있습니다. 믿지 않았던 절친이 죽어 수의를 곱게 차려입은 모습을 보자 저절로 새어 나온 친구의 탄식입니다.


“아, 옷은 잘 차려입었는데 갈 곳이 없구나! 갈 곳이 없어, 어디로 가나?”


지금도 생생한 충격적 말마디입니다. 하여 지금부터 천국의 본향집을 향한 하늘길을 잘 닦아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 열왕기하권의 내용이 참으로 복잡하고 혼란합니다. 엘리야의 예언대로 아합과 이제벨의 악행으로 인한 살인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지옥을 방불케 합니다. 


아탈야의 악행은 그대로 이제벨을 연상케 합니다. 아탈야의 6년 유다통치로 유다는 쑥대밭이 되다시피 됩니다만 혜성같이 등장한 여호야다 사제의 대청소와 같은 개혁으로 완전히 질서를 회복합니다. 하느님과 백성들간의 관계가 회복되니 다시 하늘길이 환히 열린 듯 합니다.


바로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영혼의 대청소 시간과 같습니다. 주님과의 관계를 회복하여 하늘길을 환히 내는 복된 시간이자 하늘에 보물을 쌓는 시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마라. 땅에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 가지도 못한다.”


여러분은 어디에 보물을 쌓아두고 있습니까? 땅에 쌓습니까? 하늘에 쌓습니까? 하느님이 마지막 심판 기준은 하늘에 쌓아둔 보물입니다. 땅에는 가득한데 하늘에는 텅 비어 있다면 그 인생 얼마나 허무, 허망하겠는지요. 세상 무지한 탐욕의 사람들은 지금도 땅에 보물을 쌓느라 여념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땅은 텅 비어 있어도 하늘엔 보물로 가득하다면 얼마나 충만한 내적기쁨의 삶이겠는지요. 한 번에 쌓을 수 있는 하늘 보물이 아닙니다. 지금부터 꾸준히 날마다 하늘에 보물을 쌓아야 합니다.


“사실 너희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아주 중요한 말씀입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는 것이 바로 하늘길을 내는 것이요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늘 보물을 쌓을 수 있습니까? 사랑의 행위 모두가 하늘에 보물을 쌓는 길이며 이때 저절로 마음은 하늘처럼 맑고 순수해집니다. 참행복 선언중 다음 말씀 기억하실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바로 이런 이들이 하늘에 보물을 쌓아 놓은 사람들입니다. 부단한 사랑의 실천으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이들이 진정 행복하고 부유한 사람들이요 마음이 겸손하고 깨끗한 사람들입니다. 맑고 밝은 심안心眼으로 하느님을, 하늘길을 봅니다. 결국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의 실천이, 사랑의 수행이 하늘에 보물을 쌓는 길이요 저절로 마음은 정화되어 눈도 몸도 맑고 밝아질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은 바로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자 하늘에 보물을 쌓는 일이요 하늘길을 환히 내는 일입니다.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맑으면 온몸도 환하고,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도 어두울 것이다.”


눈은 몸의 등불입니다. 눈은 마음의 거울입니다. 마음이 맑고 밝아야 눈도 몸도 맑고 밝습니다. 답은 하나입니다. 끊임없이 사랑의 실천으로, 사랑의 수행으로 하늘에 보물을 쌓는 것입니다. 이런 이들이 바로 성인들입니다. 세상에 하늘에 보물을 쌓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인생허무, 인생고해에 대한 유일한 처방입니다. 


이렇게 하늘에 보물을 쌓으면서 주님과의 관계는 날로 깊어질 것이며, 환히 열린 하늘길에, 내외적치유와 기쁨과 평화와 더불어 마음도 눈도 몸도 날로 맑고 밝아질 것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하늘에 사랑의 보물을 쌓는 시간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의 모든 일상에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사랑의 수행에 매진邁進토록 해 줄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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