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 위의 인생 집짓기 -주님의 뜻을 실행하는 슬기로운 삶-2018.6.28. 목요일 성 이레네오 순교자(130-200)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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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28. 목요일 성 이레네오 순교자(130-200) 기념일

열왕기하24,8-17 마태7.21-29



반석 위의 인생 집짓기

-주님의 뜻을 실행하는 슬기로운 삶-



반석 위의 인생 집을 짓는 사람이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반면 모래 위의 인생 집을 짓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이 이 두 유형의 삶을 실감나게 묘사합니다. 과연 내 현재의 인생 집은, 내 속한 공동체란 집은 어느 쪽에 위치하고 있는지요? 영원한 현재진행형의 인생 집짓기입니다. 읽을 때 마다 마음에 신선한 충격으로 와닿는 비유입니다.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개인이건 공동체건 딱 드러맞는 비유입니다. 과연 내 인생 집은, 내 소속의 공동체란 집은 어느 쪽에 위치하고 있습니까? 유비무환有備無患입니다. 평소에 꾸준히 반석 위에 집을 지어야 위기가 닥쳐도 잘 통과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의 남왕국 유다가 바빌론 제국에 의해 멸망하는 모습이 그대로 후자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모래 위의 세워진 유다 왕국의 말로였습니다. 바로 다음 ‘여호야킨의 유다통치’ 대목 말씀이 그 원인을 밝혀 줍니다.


‘여호야킨은 자기 아버지가 하던 그대로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질렀다.’


하여 유다왕국은 하느님 심판의 도구와도 같은 바빌론 제국에 의해 완전히 초토화됐습니다. 흡사 모래 위에 세워 진 집이 대홍수에 완전히 무너져 내린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중요한 것은 반석 위에 인생집을, 공동체란 집을 짓는 것입니다. 사상누각沙上樓閣이란 말이 있지 않습니까? 외관상 아무리 화려하고 멋있어도 모래 위의 집이라면 참으로 불안하고 위태롭습니다. 그러니 삶의 기초基礎가, 기본基本이, 기반基盤이 얼마나 중요한지요! 내적으로 허술해 무너져 내리면 아무도 도와 줄 수 없습니다. 그러니 기본에 충실한 하루하루의 삶이 중요합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된다는 속담도 있고,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문제는 작은 빈틈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기본에 충실한 삶,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삶이 제일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반석 위에 인생 집을, 공동체란 집을 지을 수 있을 까요?


간단합니다. 간단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끊임없는 수행의 노력을 요합니다. 바로 주님의 뜻을 실행하는 삶입니다. 주님의 분명한 말씀입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참으로 중요한 본질적인 일이 주님의 뜻을 실행하는 삶입니다. ‘주님, 주님!’ 고백은 좋습니다. 그러나 고백에 이어 필히 실천이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천없는 고백의 공허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주님의 뜻을 실천하지 않는 주님과 무관한 예언도, 구마행위도 주님께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구원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주님의 뜻을 행하는 자만이 하늘나라의 구원입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주님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선고를 듣는 다면 얼마나 허망하겠는지요.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


주님은 전혀 안중에 없이 내 좋을 대로 살아 온 업보입니다. 기껏 지은 집이 모래 위의 인생 집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바, 자기 만족의 업적의 양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실행하는 삶입니다. 오늘 복음은 산상수훈의 결론 같은 말씀입니다. 주님의 뜻은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바로 앞서의 주님의 산상수훈말씀을 실행하는 삶이 주님의 뜻에 따른 반석 위의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삶입니다.


누가 뭐래도 주님을 알고 주님께서 나를 알아주시면 됩니다. 진정 주님을 사랑하여 주님의 뜻을, 산상수훈의 말씀을 일상에서 실행하면서 주님을 알게 되고 더불어 주님도 우리를 알게 됩니다. 주님과 앎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더욱 주님의 뜻을 실행하게 되고 반석 위의 인생 집이 되는 것입니다.


영원한 현재진행형의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인생 집, 공동체란 집짓기입니다. 주님의 뜻을, 말씀을 실행함으로 늘 기초를, 기본을, 기반을 새롭게 튼튼히 하는 삶이 참으로 슬기로운 반석 위에 집짓기 삶입니다.


깨달아 시작하면 늦지 않습니다. 구원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행복도 멀리 있지 않습니다. 하늘 나라도 멀지 있지 않습니다. 성지를 찾아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성인은 따로 어디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눈만 열리면 지금 여기가 구원의 자리, 행복의 자리, 거룩한 성지 하늘 나라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함께 하는 형제들이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슬기로운 성인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기념하는 이레네오 성인은 물론 평범한 일상의 모든 성인들이 바로 이런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지은 슬기로운 사람들입니다. 


어제 새롭게 깨달은 사실입니다. 외출 후 수도원에 귀가할 때 마다 늘 본향집 하늘 나라에 온 듯 늘 편안함을 느낍니다. 마침 어제 아침 식사후 주방의 식단인 ‘오늘의 메뉴판’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노령의 나이에도 묵묵히 주방일 소임에 충실한 부원장 수사님이 하루하루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짓는 슬기로운 성인처럼 보였습니다. 저에게는 우리 수도형제들 하나하나가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짓는 슬기로운 성인들처럼 보입니다. 이런 형제들이 있어 반석 위에 견고히 자리 잡은 ‘주님의 집’ 수도공동체가 됩니다.


주님은 매일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루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 주시고 부단히 당신 뜻을 실행함으로 반석 위의 인생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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