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하느님 손안에 있다 -의연毅然히, 묵묵히默默히, 충실充實히, 항구恒久히-2018.8.2.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ug 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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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2.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예레18,1-6 마태13,47-53



모두가 하느님 손안에 있다

-의연毅然히, 묵묵히默默히, 충실充實히, 항구恒久히-



온통 살인적 불볕더위에 난리입니다. 인류 기술문명이 자연의 재난 앞에 얼마나 무력한지 실감합니다. 새벽 인터넷 뉴스 ‘홍천 41.0도 사상 최악폭염…서울 39.6도 역대 최고 기상청 "내일도 오늘 수준 폭염 지속"…서울·홍천·횡성 40도 육박’ 제하 내용에 달린 댓글에 공감했습니다.


-인성을 저버리니 하늘도 노했다. 자식이 부모가 기동을 못하면 무조건 시설에 방치하고 처녀가 결혼을 기피하고 아기 낳기도 기피하고! 인간의 길을 포기하니 하늘도 비를 내리지 않는다고 생각 안드십니까? 돈이 제일 이고 살인이 빈번하고 사기꾼이 득실거리고! 이건 소돔과 고모라 같은 세상이 되어 간다. 핵보다 천재지변으로 망할것 같다


-역사는 르네상스시대부터 새로 출발해야, 창조와 지혜의 인문과학, 효율과 경제논리에 매몰된 산업혁명은 인류재앙의 시작-


이 또한 하느님 안 검약儉約과 검소儉素한 생활로 돌아가라는 회개의 표징입니다. 계속되는 성장과 발전의 추구는 인류의 종말을 앞당기지 않나 하는 우려도 됩니다.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달궈진 지구가 마치 불고기 집의 불판같이 참 위태하게 생각됩니다.


참으로 내적혁명의 회개가 절박한 시대요 하느님 신앙을 찾아야 할 때 같습니다. 하느님을 잊었기에 극단의 욕망으로 치닫는 눈이 없는 맹목盲目의 물질문명입니다. 눈은 있어도 하느님을 못보는 영적 맹인들로 가득한 세상같습니다. 하느님이 빠지니 각자 삶의 스토리도 내용도 빈약貧弱하고 천박淺薄합니다. 새삼 가난, 극기, 검소, 절제, 자제 등 금욕주의의 덕목이 필요한 시대같습니다. 


사랑의 추억과 역사가 배어있는 ‘안과 밖’이 있는 ‘장소들places’은, 추억과 역사가 배제된 ‘안만’ 있는 ‘공간들spaces’로 전환되가는 참 삭막한 현실입니다. 옛 한옥과 오늘날 아파트를 비교하면 장소와 공간의 차이를 즉시 알아챌 수 있습니다. 자연의 장소는 사라지고 온통 인위의 공간들만이 확장되니 날로 늘어가는 정신질환자들입니다. 장소의 배경을 잃으니 무수한 영적 난민들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모두가 화두처럼 지녀야 할 물음입니다. 회개의 실천이 절박한 시대입니다. 참으로 하느님 신앙을 회복하여 경애敬愛와 겸허謙虛한 삶을 추구해야 할 때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 나부터, 내 공동체부터라도 시작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예레미야 예언자의 ‘옹기그릇과 옹기장이의 비유’와 예수님의 ‘그물의 비유’가 흡사하며 참 적절한 깨우침을 줍니다. 여기서 착안한 강론제목이 ‘모든 것은 하느님 손 안에 있다.--의연毅然히, 묵묵히默默히, 충실充實히, 항구恒久히’-입니다. 좌우명을 삼고 싶은 네 부사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 봤습니다.


-의연毅然히; 의지가 굳세어서 끄떡없이

 묵묵默默히; 말없이 잠잠하게

 충실充實히; 충직하고 성실하게

 항구恒久히; 변하지 않고 오래-


하느님 손 안에 있다는 겸손한 믿음의 자각이 시류時流에 휩쓸리지 않고 의연히, 묵묵히, 충실히, 항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옹기그릇과 옹기장이의 비유를 통해 생각나는 것이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는 옹기장학회입니다. 새삼 추기경의 ‘옹기’라는 호를 생각하게 됩니다.


옹기장이 손안에 있는 옹기이듯, 하느님 손안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바로 옹기라는 호는 추기경의 깊은 겸손의 표현임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집안아,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이 옹기장이처럼 너희에게 할 수 없을 것 같으냐? 이스라엘 집안아.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너희도 내 손에 있다.”


평생 주님과 내가 함께 만들어가는 각자 고유의 아직은 미완의 옹기그릇같은 우리들입니다. 끊임없는 회개와 겸손과 순종으로 하느님의 뜻에 맞는 옹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하지 않으면 옹기장이 하느님은 도중에 버릴 수 있습니다. 바로 다음 묘사가 이를 입증합니다.


“옹기장이는 진흙을 손으로 빚어 옹기그릇을 만드는데, 옹기그릇에 흠집이 생기면 자기 눈에 드는 다른 그릇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그 일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옹기장이 주님께 버림받는 일이 없도록, 죽는 그날까지 주님 눈에 드는 내 고유의 옹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의연히, 묵묵히, 충실히, 항구히 참으로 겸손과 순종으로 옹기장이 주님께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그물의 비유는 예수님의 일곱가지 비유중 맨 마지막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비유입니다. 하느님의 그물망에 들어있는 물고기들처럼 예외 없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그물망에 들어있습니다. 들어올리는 날이 바로 세상종말의 심판날이자 죽음의 날입니다. 하느님이 거둬 올리기 전, 살아있는 동안 회개와 겸손, 순종으로 주님께 협력하며 참 좋은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물이 가득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 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오늘 그물의 비유와 흡사한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사자성어도 생각납니다.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 疎而不失)’, 하늘이 친 그물은 눈이 성기지만 그래도 굉장히 넓어서 악인에게 벌주는 일을 빠뜨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말그대로 옹기장이 하느님 손안에 옹기로 만들어지고 있는 존재들이요, 하느님 그물망에 있는 존재들입니다. 세상 그 누구도, 그 무엇도 하느님 손을, 하느님 그물망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살아있음이 경애와 겸허의 의인으로 살라는 구원의 기회입니다. 죽으면 더 이상 회개도 겸손도 순종도 찬미도 감사도 없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뜻을 잘 깨달아 실행하는 분별력을 지닌 현자, 하늘나라의 제자가 되어 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좋은 분별력의 지혜를 지닌, 또 끊임없이 주님을 찬양하며 주님께 희망을 둔,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되어 살게 하십니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내 한평생 주님을 찬양하리라. 사는 동안 나의 하느님 찬송하리라.--- 행복하여라. 야곱의 하느님을 구원자로 모시고, 주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이!”(시편146,1-2.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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