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8.7. 연중 제18주간 화요일                                                           예레30,1-2.12-15.18-22 마태14,22-36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두려움에 대한 답은 예수님뿐이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14,27)

수도원 십자로 중앙 예수님 부활상 바위판에 새겨진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입니다.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시편46,11)는 말씀대로 수도원을 오고 가는 많은 분들은 예수님 부활상 앞에 잠시 멈추어 주님을 바라봅니다. 마치 예전 시내 중심가 사거리의 교통순경처럼 십자로 중앙에서 예수님은 영적교통순경처럼 우리의 복잡한 삶을 교통정리해주십니다.


오늘 복음이 참 풍부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 전에는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이 있고, 오늘 복음은 ‘예수님 물위를 걸으시다’와 ‘예수님 겐네사렛에서 병자들을 고치시다’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선 주목되는 것이 예수님의 지혜로운 처신입니다. 역시 예수님은 ‘분별력의 대가’이심이 드러납니다. 예수님의 오병이어의 기적에 열광하고 흥분하는 군중들과 제자들과 우선 거리를 두고 물러납니다. 이어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십니다. 이점 바로 우리가 배울 점입니다. 늘 공동체 한가운데 살면서도 주님 안에 머물러 ‘삶의 중심’을 잡고 ‘삶의 의미’를 찾는 관상시간은 필수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와의 깊은 사랑의 일치의 기도중 곤경에 처한 제자들의 상황을 알아채신 예수님은 파도에 시달리던 호수위의 제자들을 향해 걸어가십니다. 물위를 걷는 기적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살아있는 모두가 중력의 영향을 받아 물속에 빠져들거나 추락하지만 하느님과 하나된 예수님은 중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물위를 걸으십니다. 천사들이 하늘을 날 수 있음은 에고가 없기에 중력의 영향을 벗어났기 때문이란 말도 생각납니다.


“유령이다!”

제자들의 본능적 두려움의 표현입니다. 두려워서 사람입니다. 누구나의 본능적 근원적 정서가 두려움입니다. 두려움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런저런 두려움에 포위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답변이 오늘 복음의 절정입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평생화두로 삼아야 할 말씀입니다. ‘나다(I AM)’, 바로 출애굽기에 계시된 하느님 이름입니다. 하느님으로 계시된 예수님이십니다. 새삼 두려움에 대한 답은 하느님이신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만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구원의 출구出口’입니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오너라.”


베드로와 예수님의 전개되는 대화가 흥미진진합니다. ‘에버 오울도ever old, 에버 니유ever new’, 늘 옛스러우면서도 늘 새로운, 여전히 시공을 초월하여 현실성을 지니는 말씀입니다. 두려움이 문제입니다. 주님을 향해 물위를 걷던 베드로가 거센 바람에 두려움에 빠져 주님 향한 눈길을 벗어나는 순간 물속에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듭니다. 


상징하는바 깊습니다. 흡사 위태하기가 물위를 걷는 우리들 같은 경우도 얼마나 많습니까? 보이는 호수만이 아니라 세상도 공동체도 내 마음도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와 같아 주님 향한 눈길을 잃고 한눈 팔 때 걷잡을 수 없이 빠져 들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늘 주님을 향해 믿음의 눈길을 지니고 살아야 온갖 종류의 유혹의 호수에, 늪에 빠져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무서운 ‘일상의 늪’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허무, 무의미, 무기력, 무감각, 무의욕의 일상의 늪입니다. 베드로의 즉각적인 외침이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할 짧은 화살기도입니다.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자비송과 한 세트를 이루는 참 좋은 기도입니다. 두려움과 불안이 엄습하는 순간 간절한 마음으로 십자성호와 더불어 화살기도로 바치시기 바랍니다. 애당초 타고난 믿음은 없습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 깨달아 배워가는 믿음입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을 품었느냐?”


약한 믿음이 문제입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이 두려움에 대한 유일한 답임을 깨닫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은 우리의 평화입니다. 주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바람은 그쳤고 안팎의 평화입니다. 이어 베드로를 위시한 제자들의 고백입니다.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믿음의 체험에 이어 감격에 벅찬 진정성 가득한 신앙고백입니다. 이런 고백과 함께 가는 믿음입니다. 성서의 언어들 대부분 고백언어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매일, 평생, 끊임없이 시편과 미사 공동전례기도중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면서 주님께 대해 믿음을, 희망을, 사랑을 고백합니다. 고백의 기도와 함께 성장, 성숙해 가는 우리의 믿음입니다. 


파도치는 세상 바다를 항해하는 인생항해여정을 상징하는 오늘 복음입니다. 바로 제자들이 탄 배는 우리 믿는 이들 개인을, 공동체를, 교회를, 수도원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을 선장으로 모실 때 평화로운 인생항해임을 깨닫게 됩니다. 요셉수도원이란 배가 설립이후 31년 동안 항해해오면서 위기중에도 이렇게 건재할 수 있었음은 예수님께서 함께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불암산이 떠나면 떠났지 나는 안 떠난다!”


다짐하며 배수진을 치고 예수님과 함께 살아 온 요셉수도원에서의 만 31년동안의 영적항해여정입니다. 항해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방심은 금물입니다. 늘 새로운 출발의 영적항해여정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예레미야서도, 모든 예언서가 그러하듯 결국은 희망의 메시지로 끝납니다. 오늘 복음의 풍랑속의 배처럼 무수한 시련과 고난중에도 하느님께 구원받은 이스라엘 공동체입니다. 마지막 말씀은 그대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지칭하는 듯 합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그들의 지도자가 되고, 그들 가운데서 그들의 통치자가 나오리라. 내가 그를 가까이 오도록 하여 나에게 다가오게 하리라. 그러지 않으면 누가 감히 나에게 다가오겠느냐? 주님의 말씀이다.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리라.”


그대로 오늘날 파스카의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여 실현된 교회공동체를 상징하는 듯합니다. 끝은 시작입니다. 호수를 건너 겐네사렛땅에 이르신 예수님은 당신께 데려온 모든 병자들을 고치십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대목입니다.


“그리고 옷자락 술에 그들의 손이라도 대게 해주십사고 청하였다. 과연 그것에 손을 댄 사람마다 다 구원받았다.”


예수님과 만남을 통해 영육으로 치유, 구원되어 온전한 사람들이 되었음을 뜻합니다. 며칠 전 남편을 잃은 어느 자매의 고백도 잊지 못합니다. “보고 싶다. 만지고 싶다. 냄새 맡고 싶다.” 병자들의 예수님을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냄새 맡고 싶은 간절한 심정도 아마 이러했을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의 온갖 두려움을 몰아내시고, 영육의 온전한 치유와 구원을 선사하십니다. 아멘.

  • ?
    안젤로 2018.08.07 10:02
    세상 모든 두려움과 어려움에 답은 하느님이신 예수님뿐 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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