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전사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2018.8.29. 수요일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ug 2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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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29. 수요일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예레1,17-19 마르6,17-29



주님의 전사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



삶은 전쟁입니다. 영적전쟁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님의 전사입니다. 믿음의 전사, 사랑의 전사, 희망의 전사, 평화의 전사입니다. 예나 이제나 우리 믿는 이들의 영원한 신원입니다. 수도원에 있어도 세상 곳곳에서의 삶의 전쟁 소식을 듣곤 합니다. 참으로 있는 힘을 다하여 믿음으로 영적전투에 임하고 있는 형제자매들입니다. 


어느 자매는 매월 전투상황을 보고하다시피 소식을 보내며 미사봉헌을 청하곤 합니다.


“제 딸이 어디에서 좋은 남자 만나기를 학수고대합니다. 제가 아파서 죽기나 하면 결혼도 못시키고 어찌할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며칠지나면 딸 생일인데 초라하게 지낼 것을 생각하니 정말 짜증이 납니다. 하지만 에미인 저는 지켜볼 뿐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그 자매님은 아직 집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영적전투입니다. 병마病魔와 전투중인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요. 말그대로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주님의 전사로, 믿음의 전사로 살아가는 믿음의 형제자매들입니다. 새벽 카톡을 전해 온 어느 자매의 전투상황보고입니다. 역시 매달 미사를 봉헌하는 분입니다.


“마음이 복잡했던 8월입니다. 매순간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이고 아무도 내 삶을 대신할 수 없기에 저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항상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 나왔다 생각하면 또 다른 긴 터널앞에서 빛을 향해 달려나가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요동치는 순간마다 굳건히 지킬수 있고 기쁘게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제 안에 있음을 깨닫고 그저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주님께 의지하고 감사합니다. 나의 힘, 나의 굳셈,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사랑합니다.”


요지의 내용입니다. 참으로 나름대로 주님의 전사로 하루하루 온 힘을 다해 싸워가는 형제자매들입니다. 그대로 ‘살아있는 성경책’처럼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각자 고유한 인생들이요, 하느님 믿음으로 살아가는 주님의 전사들인 형제자매들입니다. 수도원 피정 역시 대부분 삶의 전쟁에 지친 영혼들이 잠시 휴전休戰하고 영육을 주님의 영으로, 주님의 생명과 사랑으로 충전시키고자 옵니다.


이런 영적전쟁의 관점에서 보면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오늘 복음은 주님의 전사인 세례자 요한의 순교의 죽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바로 복된 세례자 요한의 천상탄일입니다. 말그대로 주님의 전사로 치열하게 살다가 순교로 전사한 세례자 요한입니다. 세례자 요한이나 순교성인들처럼 삶의 현장에서 싸우다 전사戰死해야 주님의 전사戰士라는 제 지론입니다.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정의와 진리의 예언자답게 충언하다 우유부단한 헤로데 임금에 의해 죽임당한 세례자 요한입니다. 헤로데 임금과 그의 아내 헤로디아와 그의 사주를 받은 딸 살로메 모두가 말 그대로 무지의 어리석고 악한 사람들입니다. 악과의 전쟁에서 패한 듯 하지만 종국에는 세례자 요한의 승리,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오늘 복음의 위치가 절묘합니다. 앞에는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파견하는 장면이고 뒤에는 예수님께서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을 전하는 장면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순교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예수님이셨기에, 영적 전의戰意를 새롭게 하며, 매사 최선을 다해 세례자 요한의 몫까지 산 예수님셨이음을 봅니다. 아마 우리 예수님도 분명 분도성인의 말씀 그대로 사셨을 것입니다.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라.”(성규4,47)


더불어 반갑게 마음에 와닿은 앞부분의 “자신의 희망을 하느님께 두라.”(성규4,41)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자신의 희망을 하느님께 두고 날마다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전사다운 삶의 모습입니다. 주님은 오늘 미사중 본기도를 통해 우리 역시 이런 세례자 요한을 본받을 것을 촉구합니다.


“하느님, 진리와 정의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그를 본받아, 저희도 끝까지 하느님의 진리를 믿고 증언하게 하소서.”


우리 모두 주님의 진리와 정의의 전사로 순교적 삶에 항구하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예레미야 역시 주님의 전사의 모범입니다. 고립무원의  영적전투에서 주님과의 대화인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내 힘으로의 영적전투가 아니라 주님의 힘으로의 영적전투입니다. 


주님의 전사들인 우리에게 최고의 영적 무기는 주님과 일치의 소통인 기도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주님이야말로 영적 전사들에게는 최고의 배경이자 힘의 원천입니다. 바로 화답송 시편이 이와 일치합니다.


“이 몸 보호할 반석되시고, 저를 구할 산성되소서, 당신은 저의 바위, 저의 보루시옵니다. 저의 하느님, 악인의 손에서 저를 구원하소서.”


오늘 제1독서에서 주님은 당신의 전사인 예레미야를 위로하고 격려하십니다. 마치 오늘 미사에 참석한 주님의 전사들인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너는 허리를 동여 매고 일어나, 내가 너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하여라,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 오늘 내가 너를 요새 성읍으로, 쇠기둥과 청동벽으로 만들어 온 땅에 맞서게 하고, 모두에 맞서게 하겠다. 그들이 너와 싸우겠지만 너를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를 구하려고 너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주님은 늘 우리와 함께 해주시기에 일당백一當百의 ‘주님의 용사勇士’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탓할 것은 주님이 아니라 우리의 부족한 믿음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의 부족한 믿음을 도와주시고, 당신의 영과 생명으로 충전시켜 주시어 당신의 전사로, 복음의 일꾼으로 각자 삶의 현장에 파견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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