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안에서 살아가기 -자랑, 찾기, 지킴-2018.9.2. 연중 제22주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Sep 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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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2. 연중 제22주일 

신명4,1-2.5-7 야고1,17-18.21ㄴ-22.27 마르7,1-8.14-15.21-23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기

-자랑, 찾기, 지킴-



모든 것은 때가 있습니다. 농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가을 김장 배추 모종을 앞두고 흰구름 배경의 푸른 하늘 아래, 밭을 일구는 자연과 조화된 수사님들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흡사 하느님 안에서 일하는 하느님 자녀들의 모습같았습니다.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모든 것은 다 지납니다. 폭염暴炎을 잠재운 폭우暴雨가 고맙습니다. 비내리니 흰모래 위로 흐르는 맑은 물이 참 보기 좋습니다. 예전 제 친척중 동시작가였던 형님의 호가 ‘흰모래’였습니다. 새삼 형님이 그립습니다. 옛 시골 초등학교에 가면 흰모래 형님의 시비詩碑가 서있습니다. 


수도원 정문에 움푹 패인 곳이 또 비가 오니 맑게 샘솟은 우물같아 참 보기 좋습니다. 비가 오지 않아도 늘 맑게 흐르는 강같은 삶이었으면, 늘 맑게 샘솟는 우물같은 삶이면 좋겠습니다. 답은 하느님뿐입니다. 늘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답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자작 좌우명시 셋째 연이 생각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하느님 바다 향해 흐르는 강(江)이 되어 살았습니다. 

때로는 좁은 폭으로 또 넓은 폭으로

때로는 완만(緩慢)하게 또 격류(激流)로 흐르기도 하면서

결코 끊어지지 않고 계속 흐르는 '하느님 사랑의 강(江)'이 되어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그대로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는 맑게 흐르는 강같은 삶에 대한 묘사입니다. 이래야 웅덩이에 고인 썩은 물이 아니라 늘 맑게 흐르는 강같은 인생으로 살 수 있습니다. 어제 도반과 대화 나눔 중에 깨달은 사실이 새롭습니다.


“수사님 방의 어지러이 늘어진 책들이 참 공부하는 분 같은 분위기입니다.”


약간 부러워하는 진지한 표정에 딱 부러진 대답을 못했는데 후에야 깨닫고 식탁에서 나눴습니다. 


“내 집무실은 야전野戰 사령부입니다. 늘 영적 전시戰時라 긴장을 풀 수 없습니다. 매일 강론을 하려면 늘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기에 흡사 전쟁터같기도 할 것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투입니다.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의 숙명(?)입니다.”


요지의 말에 도반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수사님의 집무실은 야전 병원같습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 었습니다. 영적전투에 다친 많은 분들이 위로와 치유를 위해 영적병원같은 집무실에 상담고백성사차 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야전사령부이자 야전병원같은 늘 전시에 약간의 긴장이 감도는 제 집무실 분위기입니다. 늘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는 제 모습입니다. 사실 밖에서 볼 때는 천국같아도 안에 들어오면 영적전투 치열한 최전방의 수도원입니다. 


어제 저녁 성무일도 마리아의 노래 후렴과 오늘 아침 성무일도 즈카르야의 노래 후렴이 일치합니다. 그대로 오늘 제1독서 말씀을 요약합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라. 이것은 이방인들이 보기에 너희의 지혜이며 슬기로움이로다.”


하느님 안에 사는 이들은 바로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이들입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이런 이들이 진정 지혜롭고 슬기로운 이들입니다. 화답송 후렴에 이은 시편 첫 구절도 좋았습니다.


“주여, 당신 장막에 묵을 이 누구오리까, 허물없이 살아가며 의를 하는 이, 마음 속에 진리를 품은 이, 제 혀로 하리질 아니하는 사람이로다.”


이런 이들이 진정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는 의인들이자 구도자이자 현자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늘 하느님 안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저는 세측면에서 그 답을 찾았습니다.


첫째, 늘 하느님을 자랑하십시오.

무엇보다도 하느님 자랑입니다. 하느님 자랑이 우리를 하느님을 닮아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자녀다운 고결한 삶을 살게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자랑이듯 우리 역시 하느님의 자랑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자랑하십시오. 이보다 영적건강에 좋은 것은 없습니다. 


하느님 자랑이 건전한 자긍심에 자존감을 높여 줍니다. 하느님 앞에서 늘 반듯한 삶을 살게 합니다. 바로 오늘 신명기의 다음 대목은 그대로 우리를 향한 모세를 통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주 우리 하느님같은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 또한 내가 오늘 너희 앞에 내놓은 이 모든 율법처럼 올바른 규정과 법규들을 가진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


구약의 백성에서 훨씬 업그레이드된 전통의 담지자들인 우리 가톨릭 교회 신자들입니다. 그러니 이런 하느님 자랑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여 우리 수도자들은 평생, 끊임없이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자랑합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하느님 자랑의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둘째, 늘 하느님을 찾으십시오.

하느님을 사랑할 때 저절로 찾게 됩니다. 하느님 찾기와 참나 찾기는 함께 갑니다. 삶의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하느님 방향을 잊어 혼란이요 방황입니다. 주님은 제2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를 통해 당신 방향을 상기시킵니다.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위에서 옵니다. 빛의 아버지께서 내려 오는 것입니다. 그분께는 변화도 없고 변동에 따른 그림자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뜻을 정하시고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시어, 우리가 당신의 피조물 가운데 이를테면 첫 열매가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 하느님은 이런 분이십니다. 당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당신을 찾는 우리를 끊임없이 깨끗하고 거룩하게 변화시키십니다. 진리의 말씀으로 끊임없이 우리를 재창조하십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이래야 내적정화로 깨끗한 마음입니다. 바로 다음 복음 말씀에 대한 답이 여기 있습니다.


“사람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마음의 끊임없는 근본적 정화가 답입니다. 마음이 깨끗할 때 밖은 저절로 깨끗해 집니다. 저절로 영육의 건강도 뒤따라 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끊임없이 찾을 때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를 깨끗한 사람으로, 참으로 멋있는 사람으로 늘 새롭게 만들어 줍니다. 늘 맑게 흐르는 하느님 사랑의 강물이 되어, 늘 맑게 샘솟는 하느님 사랑의 우물이 되어 살게 합니다.


셋째, 늘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천하십시오.

하느님 자랑만으로는, 하느님 탐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일상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하느님의 계명을, 말씀을 듣고 지키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모세와 야고보 사도, 예수님이 일치합니다. 주님은 모세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말에 무엇을 보태서도 안되고 빼서도 안된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내리는 주 너희 하느님의 명령을 지켜야 한다. 너희는 그것들을 잘 지키고 실천해야 한다.”


이어지는 제2독서에서 주님은 야고보의 입을 빌려 실천의 중요성을 상기시킵니다.


“여러분 안에 심어진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이십시오. 그 말씀에는 영혼을 구원할 힘이 있습니다.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


참으로 언행일치의 진실한 사람은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은 무엇입니까?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돌보아 주는 사랑의 실천이요, 세상에 물들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는 것입니다. 


공격이 방어입니다. 적극적으로 말씀을, 사랑을 실천할 때 세상에 오염되지 않아 마음의 순수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역시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을 인용하여 본말전도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어리석음을 질타하십니다. 정말 씻어야 할 것은 오염으로 더럽혀진 마음입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인습에 매여 하느님을 헛되이 섬기지는 않습니까? 입술로는 하느님을 공경하지만 마음은 멀리 떠나 있지는 않습니까? 가까이 계신, 나보다 더 나에 가까에 계신 하느님이십니다. 정말 주님께 날로 가까워지는 삶의 여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방법은 단 하나 항구히, 성실히 주님의 계명을, 말씀을 지키는 것입니다.


연중 제22주일 파스카의 주 예수님은 우리 모두가 늘 하느님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1.늘 하느님을 자랑하십시오.

2.늘 하느님을 찾으시십시오.

3.늘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천하십시오.


이렇게 살 때 참으로 하느님의 자녀다운 고결한 품위의 멋진, 매력적인 사람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주님의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멋진 매력적 삶을 살게 해줍니다. 하느님 선물 중 최고의 선물이 주님과 하나되는 이 거룩한 성체성사입니다. 


“주님,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 위해 간직하신 그 선하심, 얼마나 크시옵니까!”(시편31,2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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