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생 가을 열매들 -성령의 열매들, 사랑의 열매들- 2018.10.17.수요일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35-110)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Oct 17,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8.10.17.수요일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35-110) 기념일

갈라5,18-25 루카11,42-46

 

 

아름다운 인생 가을 열매들

-성령의 열매들, 사랑의 열매들-

 

 

어제 인용했던 며칠 전 써놨던 자작시, ‘사랑의 열매’를 다시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감, 사과, 배, 대추 등 제 색깔로 익어가는 가을 열매들이 참 아름답고 탐스럽습니다. 

 

-“서서히/익어가며

 제 색깔 뚜렷해 지는/가을 열매들

 사랑으로/ 익어가는

 가을 인생 열매도/저랬으면 좋겠다”-

 

하느님은 최고의 농부이십니다. 하느님의 은총 90%와 인간의 노력 10%의 합작품, 은총의 열매, 생명의 열매, 사랑의 열매인 가을 열매들입니다. 참 재미있는 것이 피정 오는 분들의 연령대를 보면 대부분 가을 인생에 속한 분들입니다.

 

“여러분의 삶을 일년사계로 압축했을 때, 여러분의 나이는 봄, 여름, 가을, 겨울중 어느 철에 속합니까?”

 

물으면 대부분 웃음으로 답합니다. 가을철 인생에 속한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에수님께 속해 은총의 열매, 성령의 열매, 사랑의 열매 주렁주렁 달린 가을 인생이라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하겠는지요. “행복하여라, 그리스도 예수님께 속해 사랑의 열매를 맺는 사람들!”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과 이어지는 시편도 참 적절합니다.

 

-“주님, 당신을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이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

 

사실 배수확이 끝난 후의 배밭은 그대로 ‘텅빈 허무’가 아닌 ‘텅빈 충만’의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합니다. 그렇다면 사랑의 열매, 성령의 열매는 무엇입니까? 바오로 사도가 통쾌히 밝히고 있습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막는 법은 없습니다.”

 

이처럼 바오로가 말하는 성령의 열매는 ‘덕virtue’이 아니라, ‘생명력vitality’에 의해 특징지어짐을 깨닫습니다. 바로  부활하신 주 예수님의 생명을 나눔에서 오는 생명력입니다. 아홉가지 열매같지만 모두가 사랑의 열매들입니다. 가을 과일 열매들처럼 다양한 색깔의 사랑의 열매들입니다.

 

과연 이런 사랑의 열매들로 빛을 발하는 가을 노년 인생이라면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답겠는지요. 이와는 대조적인 것이 육에 따라 살다 보니 육의 행실로 드러난 사람들입니다. 겉은 화려해도 속은 부정적 요소들로 가득한 표리부동의 사람들입니다.

 

“육의 행실은 자명합니다. 그것은 곧 불륜, 더러움, 방탕, 우상숭배, 마술, 적개심, 분쟁, 시기, 격분, 이기심, 분열, 분파, 질투, 만취, 흥청대는 술판, 그 밖에 비슷한 것들입니다.”

 

가을 노년 인생의 열매들이 여전히 익지 않은 이런 풋열매들 같은 육의 행실 열매들 같은 인생이라면 얼마나 공허하고 허전하겠는지요. 이또한 엄연한 인간의 부정적 현실입니다. 흡사 오늘 복음의 불행선언의 대상인 일부 바리사이들과 율법교사들 같습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 박하와 운향과 모든 채소는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는 자들!”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 회당에서는 윗자리를,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하는 자들!”

“불행하여라! 사람들이 그 위를 밟고 다니면서도 무덤인 줄 모르는,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은 자들!”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교사들!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는 자들!”

 

모두 우리의 부정적 인간현실의 가능성입니다. 비단 일부 바리사이나 율법교사들뿐 아니라 이런 경향에 있는 모든 육의 사람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안팎이 다른 표리부동의 진실이 결여된 과시와 허영의 사람들, 본말전도本末顚倒의 분별의 지혜가 결여된 사람들, 자기만 아는 자기중심의 이기적 사람들 모두를 지칭합니다. 성령이 아닌 육에 따른 삶의 결과입니다. 이런 이들에 대한 바오로의 비판이 매섭습니다.

 

“율법으로 의롭게 되려는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와 인연이 끊겼습니다. 여러분은 은총에서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대로 복음의 일부 바리사이와 율법교사들은 물론 법지상주의자들을 향한 말씀처럼 생각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을 통하여 믿음으로 의로워지기를 간절히 희망하며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으로 살고 싶어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 속한 우리들은 모두 자기 육을 그 욕정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았습니다. 우리는 성령으로 사는 사람들이니 성령을 따라 삽시다. 오늘 기념하는 순교자 성 이냐시오의 서신중 감동적인 부분을 인용합니다. 이 또한 그리스도 예수님께 속할 때의 성령은총의 열매입니다.

 

“나의 간청입니다. 불필요한 호의를 나에게 베풀지 마십시오. 나를 맹수의 먹이가 되게 버려두십시오. 나는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께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밀알입니다. 나는 맹수의 이빨에 갈려서 그리스도의 깨끗한 빵이 될 것입니다.---이 세상의 모든 쾌락도 지상의 모든 왕국도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세상 극변까지를 다스리는 것보다 그리스도 예수님과 일치하기 위해 죽는 것이 나에게는 더 좋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성령의 인도 따라 살며, 성령의 열매 풍성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마침 어제 써놓은 ‘감사기도’ 전문을 나눔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제 매일 강론은 물론 이런 기도 역시 순전히 성령의 열매입니다.

 

-“주님/사랑합니다/찬미합니다/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주님/눈이 열리니/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천국이옵니다

 곳곳에서/발견하는/기쁨, 평화, 감사, 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

 끊임없는/찬미와 감사의 삶중에/당신을 만나니

 당신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를 선사하시나이다.

 

 주님/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이제 당신을 닮아/온유와 겸손, 인내의 사람이 되는 것이

 제 소망이오니/간절히 청하는 제 기도를 들어주소서. 아멘.”-

 

 

 

 

 

 


Articles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