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선포의 여정旅庭과 사명使命 -주님, 비전, 도반道伴-2018.10.18.목요일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Oct 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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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8.목요일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2티모4,10-17ㄴ 루카10,1-9

 

 

복음선포의 여정旅庭과 사명使命

-주님, 비전, 도반道伴-

 

 

오늘은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이자 참으로 역사적으로도 의미있는 날입니다. 교황님의 방북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요즘, 10월17일 오후6시(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집전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가 봉헌된다 합니다. 

 

문 디모테오 대통령도 미사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 구축에 대해 연설을 하고, 다음날 10월18일, 오늘 정오(현지시각)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디모테오 대통령이 면담을 가질 예정이라 합니다. 이렇게 정오에 교황님과의 만남은 파격적이라 합니다.

 

엊그제 10월 16일, 알프레드 수에레브 주대한민국 교황대사는 16일 ‘주교회의 2018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주교들에게 연설중,  “교황 성하께서 최소 열 번에 걸쳐 기회가 닿을 때마다 한반도의 평화를 공식적으로 호소하시며 모든 이가 평화를 위해 기도하여 줄 것을 권고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에 각별한 관심을 지닌 참 고마운 교황님께서 방북하신다면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획기점 전환점이 될 것이며, 이 또한 복음선포의 여정이자 사명에 충실하기 위함이겠습니다.

 

하느님께서 10월18일 오늘 성 루카복음 사가 축일에 우리 한국에 주시는 참 좋은 선물의 반갑고 기쁜 뉴스입니다. 하여 오늘 강론 제목은 “복음선포의 여정과 사명-주님, 비전, 도반”으로 정했습니다.

 

참으로 거룩하고 자랑스런 복음선포의 사명을 지닌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우리 삶의 여정은 복음선포의 여정이라 할 수 있고, 우리의 필생의 사명은 복음선포의 사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복음선포의 선교사명은 우리 믿는 이들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제수품후 거의 30여년간 매일, 평생 쓰는 강론 역시 복음선포 사명의 실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복음선포의 사명은 매일 새롭게 미사중 파견시 주고 받는 말마디로 새롭게 우리 마음에 각인됩니다.

 

-“미사가 끝났으니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다른 제자 일흔 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파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말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매일 복음선포의 현장에 파견되는 우리에게도 크게 참고가 되는 당부 말씀입니다. ‘주님께’ 파견받았다는 자체가 영광입니다. 주님은 이처럼 우리의 든든한 배경의 백이 됩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여기까지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 청하기에 앞서 우선 내 자신이 수확할 밭의 일꾼이 되어 복음선포의 여정과 사명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이어 주님은 제자들에게 최소한의 소유에 만족하며, 인사하느나 지체하지 말고, 같은 집에 머무를 것이며, 이 집 저 집 옮겨 다니며 민폐를 끼치지 말고 교우들의 환대에 맡기라 하십니다.

 

복음선포의 본질적 사명에 초점이 맞춰진 단순투명한, 존재에 충실한 텅빈 충만의 삶입니다. 가난한 듯 하나 주님 친히 배경이 되시기에 무엇에도 걸림이 없는 참으로 내적으로 자유롭고 부요한 삶입니다. 텅빈 충만에서 샘솟는 주님의 평화는 복음선포자가 이웃에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입니다.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우리가 이웃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이렇게 평화를 나누라고 우리는 미사전례중 주님의 평화를 듬뿍 선물받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바 ‘주님’에 이어 두 요소인 ‘비전’과 ‘도반’입니다. 

 

“병자들을 고쳐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하고 말하여라.”

 

바로 ‘하느님의 나라’가 예수님은 물론 당시의 제자들, 그리고 오늘날의 복음선포자들인 우리의 영원한, 빛나는 비전이자 우리 삶의 궁극 목표입니다. 이런 빛나는 영원한 하느님 나라의 비전이, 꿈이, 희망이 우리를 살게 합니다. 

 

삶의 의미를 새롭게 하며 부단히 꿈의 실현을 위해 매진케 합니다. 결코 안주하여 타락하지 않고 매일 새롭게 하느님 나라 꿈의 실현을 위해 새롭게 시작하게 합니다. 하느님 나라 꿈의 실현과 더불어 일어나는 심신의 치유입니다.

 

하느님 나라 비전에 이어 ‘도반’입니다. 복음선포의 여정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입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합니다. 하여 주님은 도반이 되어 살라고 둘씩 짝지어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부부공동체든, 형제들의 공동체든 모두는 형제이자 도반이 됩니다. 

 

어제 일간신문에서 읽은 어느 부부의 감동적인 일화도 생각납니다. 부부의 관계를 ‘치유자이고 스승이자 도반’(‘당신이 옳다’저자 정혜신씨와 ‘영감자’ 이명수씨 부부)이라 정의했습니다. ‘치유자이자 스승이자 도반’, 얼마나 복되고 풍요로운 관계인지요. 바로 주님이 그러합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이야말로 우리의 영원한 치유자이자 스승이자 도반이 됩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약속대로 고독하고 외로운 처지의 수인 바오로를 살게 한 주님은 역시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 됩니다. 바오로의 다음 고백을 통해 그의 고독도 주님이 함께 하심으로 하느님 현존의 충만이 됨을 깨닫습니다. 새삼 평상시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우정을 깊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모두 나를 저버렸습니다.---그러나 주님께서는 내 곁에 계시면서 나를 굳세세 해 주셨습니다. 나를 통하여 복음선포가 완수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사자의 입에서 구출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앞으로도 나를 모든 악행에서 구출하시고, 하늘에 있는 당신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고독하고 외롭고 쓸쓸하고 힘들 때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께 대한 확신이 우리를 기쁨으로 충만케 하실 것입니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에 언제 어디든 텅빈 허무가 아닌 텅빈 충만의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복음선포의 여정과 사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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