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심에 합당한 아름답고 지혜로운 삶 -일치의 삶(관상가), 시대의 징표(예언자)-2018.10.26.연중 제29주간 금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Oct 2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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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6.연중 제29주간 금요일                                                                                 에페4,1-6 루카12,54-59

 

 

                                                          부르심에 합당한 아름답고 지혜로운 삶

                                                         -일치의 삶(관상가), 시대의 징표(예언자)-

 

 

새벽 한 인터넷 뉴스에 눈길이 멎었습니다. 200권이 넘는 저서를 낸 한국문학연구의 대가인 문학평론가 김윤식 서울대 명예 교수가 어제 25일 향년 82세, 숙환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교수의 2001년 정년퇴임 기념 강연 마무리 대목이 인상적이라 나눕니다.

 

“인간으로 태어나 다행이었고, 문학을 했기에 다행이었다.” 말한후 영국 낭만주의 시인 워즈워즈의 시 한 대목을 인용하는 것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합니다. 믿는 이라면 “인간으로 태어남이 축복이었고, 하느님을 알았기에 축복이었다.”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한때 그토록 휘황했던 빛이/영영 내눈에서 사라졌을지라도/들판의 빛남, 꽃의 영화로움의 한때를/송두리째 되돌릴 수 없다 해도/우리는 슬퍼 말지니라. 그 뒤에 남아 있는/힘을 찾을 수 있기에.”

 

신앙고백처럼 들리는 시귀입니다. 흔히 주변에서 이런저런 노년의 모습을 많이 대하게 되며 이 또한 우리의 미래 모습입니다. 얼마나 많은 노년인생들이 병마病魔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지요. 

 

나름대로 치열한 삶을 살았다면 노년인생 허무虛無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 눈에는 요즘 절정의 가을 단풍이 참 치열한 아름다움처럼 느껴집니다. 마침 어제 기품있고 넉넉한 노년인생을 꿈꾸며 쓴 ‘소망’ 이란 글이 생각납니다.

 

-일출보다는/일몰日沒이 좋다

부드럽고/은은하다

황홀한 아침 노을보다/장엄한 저녁노을이 좋다

봄꽃보다는/가을단풍이 좋다

담백하고/초연한 아름다움이다

봄꽃 향기보다/가을 열매 향기가 좋다

넉넉하고/푸근하다

젊은 나무보다는/노목老木이 좋다

기품있고 넉넉하다/이런 노년이고 싶다-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고 지혜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바로 오늘 말씀이 답을 줍니다. 오늘 복음은 ‘시대를 알아보아라’와 ‘늦기 전에 화해하라’는 두 소주제로 이루어졌고, 제1독서 에페소서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일치’라는 주제에 아름다운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하여 제1독서의 바오로에게서는 관상적 일치의 공동체를 배우고, 복음의 예수님께는 시대의 징표, 회개의 징표를 알아보는 분별의 지혜를 지닌 예언자의 안목을 배웁니다. 흡사 안으로는 관상가, 밖으로는 예언자의 모습으로 드러날 때 이상적인 교회 모습임을 깨닫게 됩니다.

 

관상적 삶과 예언자적 삶이 일치되어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참 아름답고 지혜로운 공동체요 개인임을 깨닫게 됩니다. 사실 이 둘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상호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봅니다. 

 

참 관상적 일치의 공동체라면 저절로 예언자적 활동으로 꽃피어나기 마련입니다. 우선적인 것이 관상적 일치의 공동체입니다. 바오로의 참 아름다운 금과옥조의 말씀이 부르심에 합당한 관상적 공동체 삶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에 하나의 희망을 주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한 분이시고,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고, 세례도 하나이고, 만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만물을 통하여, 만물 안에 계십니다.”

 

참 아름답고 지혜로운 공동체 원리를 보여줍니다. 결코 획일적 하나의 공동체가 아니라 하느님 중심의 다양성의 일치 공동체임을 보여줍니다. 모두가 자유롭고 행복한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이런 관상적 사랑의 공동체 삶에서 저절로 꽃처럼 피어나는 분별의 지혜요 예언자적 활동입니다. 

 

예수님의 강력한 권고입니다. 시대의 징표, 회개의 징표를 알아보고 지체없이 회개하라는 말씀입니다. 결국 시대의 징표는 회개의 징표로 귀결됩니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하늘과 땅의 징조를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의 징표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시대의 징표, 회개의 징표를 깨달아 알라는 말씀입니다. 이 또한 관상의 열매입니다. 더불어 지체없는 회개와 화해를 촉구하십니다.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재판관에게 갈 때, 도중에 그와 함께 합의를 보도록 힘써라.”

 

이야기의 요지인즉, 하느님의 심판이 박두했으니 서둘러 회개하라는 것입니다. 모두가 오늘 지금 여기에 몸담고 살아 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절박성을 지닌 말씀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관상적 사랑의 일치 공동체를 이루어 주시고, 시대의 징표, 회개의 징표를 잘 깨달아 실천함으로 우리 모두 아름답고 지혜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누가 주님의 산에 오를 수 있으랴? 누가 그 거룩한 곳에 설 수 있으랴? 손이 깨끗하고 마음이 결백한 이, 헛된 것에 정신을 팔지 않는 이라네.”(시편24,3-4ㄱ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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