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다운 사람들 -제 본분에 충실한 사람들-2019.1.4. 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an 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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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4. 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                                                                  1요한3,7-10 요한1,35-42

 

 

 

참 아름다운 사람들

-제 본분에 충실한 사람들-

 

 

 

예전 미국에 잠시 머무던 중 자주 오가는 기분 좋은 말마디 둘이 생각납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마음에 든다 생각될 때, “아, 좋다good!”, “아, 아름답다beautiful!”입니다. “좋은 사람”, “아름다운 사람” 이라면 최상의 칭찬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 요즘 받은 카톡 메시지도 저에겐 새로운 격려가 됩니다.

 

“늘 건강하신 모습으로 소나무처럼 존재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저 같은 후배 도반들에게는 기쁨이고 희망입니다.”

“선생님, 무조건 건강하시고 하느님 사랑 많이 많이 알려주시고, 오랫동안 우리곁에 계셔주세요.”

“신부님, 저희와 끝날까지 함께 해주셔요!”

“든든한 신부님, 언제나 그 자리에 묵묵히 함께 계셔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뿐만 아니라 저도 묵묵히 정주의 제자리를 지키며 제 본분에 충실한 수사님들이 고맙고 좋습니다. 참으로 제자리에서 제몫의 본분에 충실한 정주의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사랑한다는 말 하나 없어도 이처럼 제 본분에 충실함이 평범하나 진짜 형제 사랑입니다. 최선을 다해 자신을 관리하는 바오로 수사님의 삶자체가 하느님 사랑, 형제 사랑의 표현입니다.

 

일출日出의 찬란함도 좋지만 일몰日沒의 고요함은 더 좋습니다. 요즘 부쩍 눈길이 자주 가는 해질 무렵 일몰의 고요와 평화입니다. 어제 써 놓은 글입니다.

 

-다른/바램 하나도 없다

 노년도/죽음도/일몰日沒처럼

 고요하고/평화로웠으면 좋겠다-

 

제자리의 제본분에 충실하며 묵묵히, 고요히, 평화로이 지내는 것도 형제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이 참 아름다운 한폭의 살아있는 그림같습니다. 등장 인물들이 한결같이 좋고 아름답습니다. 그대로 제1독서 요한 1서에서 요한 사도가 묘사하는 사람들 같습니다.

 

“의로운 일을 실천하는 이는 그분께서 의로우신 것처럼 의로운 사람입니다.---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죄를 짓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씨가 그 사람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의로운 일을 실천하지 않는 자는 모두 하느님께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자도 그렇습니다.”

 

의로운 일은 형제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하느님의 씨는 성령을 가리킵니다. 형제를 사랑하는 성령의 사람들이 실로 하느님께 속한 사람들이며 죄를 짓지 않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이 그러하며, 무엇보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렇습니다. 두 제자를 참 스승 예수님께 인도하는 요한에게서 제본분에 충실한 스승의 모습을 봅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제자들에 대한 집착이나 예수님에 대한 질투없이 제자들을 그대로 주님께 인도하는 요한의 순수한 모습이 정말 좋습니다. 

 

“무엇을 찾느냐?”

 

당신을 따라오는 요한의 제자들에 대한 주님의 섬세한 배려의 물음이 또 좋습니다. 제자들의 내면의 갈망을 알아 채신 주님의 물음은 우리 모두에 대한 화두와 같은 물음입니다. 이어지는 말씀도 우리에게 영원한 화두입니다.

 

“와서 보아라.”

 

참 아름다운 분, 참 좋은 분 예수님이십니다. 주님의 “와서 보아라.” 초대에 응해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입니다. “와서 보시오”, 바로 우리 수도원 성소 팜프렛에 쓰여진 말마디입니다. 요한의 두 제자들은 간절히 주님을 찾았기에 주님을 만났고 또 주님과 함께 하루 묵습니다.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안드레아는 형 시몬을 만나 메시아 예수님을 소개합니다. 요한의 두 제자들은 주님과의 직접적 충격적 만남을 통해 참 많은 것을 보고 배웠음이 분명합니다. 메시아 예수님을 만난 후 형 시몬을 예수님께 안내하는 안드레아도 참 아름답습니다. 마치 주님의 집인 수도원을 다녀간 후 친지들을 수도원에 안내하는 분들과 흡사합니다. 모두가 순수한 진리의 사람들입니다. 

 

모두에게 깊이 내재해 있는 주님을 찾는 갈망입니다. 안드레아는 우리 모두에게 형제자매들을 참으로 사랑하는 최고의 길은 그들을 예수님께 인도하는 것임을 가르칩니다. 예수님을 만남으로 참 나를 찾은 시몬임을 다음 주님 말씀이 입증합니다. 시몬을 눈여겨 보며 이르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구나. 앞으로 너는 케파(베드로)라 불릴 것이다.”

 

예수님과의 운명적, 결정적 만남으로 참나를 발견한 시몬 베드로입니다. 우리가 물음이라면 예수님은 답입니다. 평생 주님과 만남의 여정중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예수님을 만날 때 참나의 사명을 자각합니다. 제자리, 제몫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참 좋은 사람, 참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 수 있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을 만날 때 새롭게 시작하는 하루입니다. 행복기도중 한 대목의 고백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주님/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생명/저의 사랑/저의 빛/저의 기쁨/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요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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