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의 성체성사의 생활화-2019.1.8. 주님 공현 후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an 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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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8. 주님 공현 후 화요일                                                                                 1요한4,7-10 마르6,34-44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의 성체성사의 생활화-

 

 

사랑뿐이 답이 없습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사랑밖에 길이 없었네’ 끊임없이 찾는 제 졸저입니다. 피정집마다 비치되있는 책중 피정자들이 끊임없이 애독하는 책입니다. 정말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인생 허무에 대한 답도, 인생 무의미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이타적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인 아가페 사랑입니다. 오늘 짧은 제1독서 안에 사랑이란 말이 무려 10회 나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체험은 비상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살아있음이 하느님 체험입니다. 이렇게 서로 사랑함이 하느님 체험입니다. 하느님 사랑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숨쉬며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사랑은 공기 같습니다. 하느님 사랑안에 살면서 사랑을 목말라하는, 사랑에 굶주린 참 역설적인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은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사랑할 수 있음은 하느님 사랑이 우리 안에 끊임없이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알아야 할 것이 이런 하느님 사랑입니다. 이런 하느님 사랑을 체험할 때 하느님을 알아 가고 비로소 무지로부터의 해방입니다.

 

그러니 평생공부가 하느님 사랑 공부입니다. 이래서 인생은 ‘사랑의 학교’라 하는 것입니다. 농사에 늘 초보자라는 농부의 고백처럼 우리는 사랑에 있어서늘 초보자입니다. 이런 초보자라는 깨달음이 바로 겸손의 원천입니다. 해도 해도 늘 제자리 사랑 공부 같습니다. 그래도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는 사랑 공부입니다. 사랑의 학인, 사랑의 전사가 되어 학우애學友愛와 더불어 전우애戰友愛, 그리고 형제애兄弟愛를 키워가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우선 공부하여 깨달아야할 바 우리의 하느님 사랑이 아니라, 하느님의 우리에 대한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곧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 게 해주셨습니다. 그대로 미사은총을 통해 깨닫는 진리입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 주신 것입니다.

 

아가페 사랑의 영원한 모범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바로 하느님 사랑의 현현이 예수님이십니다. 이런 예수님 계시기에 비로소 살 맛 나는 인생입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것은 사람이 하느님이 되시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영원히 목표할 바 하느님이요, 예수님을 닮아갈수록 하느님과의 일치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 유감없이 드러나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외딴곳에 쉬러 가셨다가 많은 군중을 보시고 그들이 목자없는 양들과 같아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십니다. 바로 가엾이 여기는 마음, 측은히 여기는 마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바로 대자대비의 하느님 사랑, 아가페 사랑입니다. 

 

어제 어느 자매와의 만남이 생각납니다. 참으로 신앙인으로서,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직장인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 온 분이었습니다. 이 또한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믿었던 남편이 결혼후에도 계속 불륜의 관계에 있었던 것을 알았고, 해결은 되었지만 무너진 신뢰에 후유증으로 힘든 시간을 지내는 분이었습니다.

 

“잘 살아 오셨습니다. 끝까지 하느님 앞에서 가정을 지켰고 자신의 품위를 지켰습니다 자매님 사랑이 큰 일을 하셨습니다. 그대로 사십시오. 자매님을 통한 하느님 사랑의 승리입니다. 사람을 신뢰할 수 없다 하셨는 데, 자매님이야말로 정말 신뢰할 수 있는 분입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은 자매님을 신뢰하십니다.”

 

사랑의 신뢰입니다. 한결같이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야말로 정말 신뢰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신뢰보다 큰 자산도 없습니다. 예수님의 하느님 사랑이, 사람 사랑이 참 감동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면 할수록 하느님을 사랑하고 신뢰하게 되며 사람들도 사랑하고 신뢰하게 됩니다.

 

주님은 군중을 모두 푸른 풀밭에 질서있게 앉게 한 다음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십니다. 그대로 하느님을 닮은 착한 목자 예수님이십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이 없어라” 

 

저절로 시편 23장의 고백을 연상케 하는 장면입니다. 광야 외딴곳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배불리 먹었고, 남은 빵조각과 물고기를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고, 빵을 먹은 장정만도 5천명이었다 합니다.

 

바로 사랑의 성체성사, 미사의 축복을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광야 세상에 오아시스와 같은 매일의 미사전례입니다. 그대로 오늘 복음 장면은 말씀전례와 성찬전례로 구성된 미사전례를 상징적으로 그림처럼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아가페 사랑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사랑의 성체성사입니다. 

 

새삼 사랑은 나눔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의 나눔입니다. 성체성사의 사랑이 일상의 나눔으로, 사랑의 실천으로 실현될 때 비로소 성체성사의 완성임을 깨닫습니다. ‘성체성사의 생활화’, ‘생활의 성체성사화’가 믿는 이들에게 주어진 평생과제입니다. 미사를 통해 받은 하느님의 사랑을 일상을 통해 나누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입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주님의 살아있는 사랑의 성체가 될 때, 살아있는 주님의 현존, 사랑의 현존이 될 때 비로소 완성되는 미사전례입니다. 미사은총은 하루로 확산擴散되고 또 하루의 삶은 미사로 수렴收斂됩니다. 새삼 인생광야순례여정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사랑의 파스카 미사잔치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 친히 우리 안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이 되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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