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0.주님 공현후 대축일 후 목요일                                                           1요한4,19-5,4 루카4,14-22ㄱ

 

 

 

하느님 사랑과 형제 사랑은 하나다

-자유롭게 하는 사랑-

 

 

 

사람은 위대하다!”, “사랑은 위대하다!”, 배밭 산책시 산더미 같이 쌓여있었던 거름이 완전히 배밭에 보기 좋게 뿌려진 것을 보고 저절로 나온 찬탄입니다. 농장 소임 수사님들의 묵묵한 숨겨진 형제사랑에 감동했습니다. 부끄럽고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사랑한다.”는 말 하나 없어도 소임을 통한 묵묵한 숨겨진 형제사랑의 실천이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식사 준비를 하는 주방 수사님의 숨겨진 형제사랑 또한 감동입니다. 하느님 사랑은 이런 형제 사랑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이런 사랑을 먹고 사는 수도자들이요 사람들입니다.

 

요즘 계속되는 제1독서 요한1서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사랑입니다. 어제는 병원에 가는 형제가 있어 아침에 가볍게 텃치하고 웃으며 “병원에 잘 다녀 오라”고 인사했더니 환한 표정으로 참 반가워했습니다. 사랑 담긴 사소한 말한마디가 마음을 따뜻하게 했음이 분명합니다.

 

비상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하면서도 항구한 진정성 가득한 사랑 실천이 제일입니다. 사랑하라 연장되는 우리의 삶입니다. 어느 자매님이 전해 준 그 남편의 임종어도 생각납니다. “1.미안하다, 2.고맙다, 3.사랑한다.”라는 세마디 임종어를 평생 잊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앙금은 다 녹았고 살아있을 때보다 더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결정적 “사랑한다.”라는 고백이 주효했음을 봅니다.

 

사랑해야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해야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형제를 사랑합니다. 형제 사랑을 통해 검증되는 하느님 사랑입니다. 이 두 사랑은 구별할 수는 있어도 분리할 수는 없습니다. 얼마전 병원 외출시 6층에서 바라보니 공사장 현장에서 안전모를 쓰고 일하는 분들이 참 작게 보였습니다.

 

문득 ‘저 분들 마음의 중심에는 무엇이 자리잡고 있을까?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그 마음 중심에 사랑이, 하느님 사랑, 형제 사랑이 자리잡고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하는 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하느님을 참으로 사랑하는 이들은 형제를 사랑합니다. 멀리 있는 형제보다 오늘 지금 여기 함께 사는 형제를, 함께 만나는 형제를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하라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나날의 선물들이요 형제들입니다. 요한 사도의 계속되는 참 다정한 사랑의 권고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그분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누가 ‘나는 하느님을 사랑한다.’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그분에게서 받은 계명은 이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아버지를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그 자녀도 사랑합니다.”

 

설명이 필요없는 너무나 자명한 사랑의 진리 말씀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형제 사랑은 하나로 직결되었음을 봅니다, 정말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분의 자녀들인 형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 사랑은 저절로 형제 사랑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이런 사랑의 항구하고도 한결같은 사랑이 하느님을 닮아가게 합니다. 예수님처럼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는 표지의 삶이 됩니다. 말그대로 살아있는 복음서, 걸어다니는 복음서입니다.

 

요즘 만나는 이들 마다 권하는 말이 있습니다. 면담고백성사든, 피정강의든 혼자든 함께든 “행복기도”를 소리내어 정성껏 읽게 한다음 꼭 성인이 되라 당부합니다. 사실 누구나의 근원적 소망이 바로 하느님을 닮은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삶의 모두입니다. 

 

바로 사랑이 성인이 되게 합니다. 끊임없는 하느님 사랑, 형제 사랑을 통해 예수님을, 하느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결국 삶의 여정은 사랑의 여정이요 살아갈수록 그분을 닮아가는 것이요 나중 하늘 나라 입장시 확인하는 것도 우리의 내적 얼굴일 것입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을 얼마나 닮았나 하는 것입니다. 사랑을 통해 예수님을, 하느님을 닮아갈수록 본래의 “참 내 얼굴”입니다.

 

영적성장과 성숙도 결국은 사랑의 성장이요 성숙입니다. 두려움을 몰아내는 사랑이, 세상을 이기는 사랑, 자유롭게 하는 사랑입니다. 바로 그의 빛나는 모범이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하느님 사랑은 그대로 형제 사랑으로 표출됨을 봅니다. 이사야서 말씀을 통해 예수님은 자신의 사명을 깨달으셨던 것입니다. 흡사 예수님의 오도송悟道頌처럼, 또 출사표出師表처럼 느껴지는 힘찬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님 삶의 비전이 고스란히 요약된 말씀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히 현실성을 띠는 말씀입니다. 참으로 사랑으로 세상을 이기신 예수님의 면모가 약여합니다. 이처럼 진정한 하느님 사랑은 이웃 형제 사랑으로 표출되기 마련입니다. 이웃을 통하지 않고는 하느님도 만날 수도, 이를 수도 없습니다. 이웃없는 하느님과의 만남은 십중팔구 환상이나 착각입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실현되는 해방과 자유의 구원이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참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이런 예수님의 사랑의 해방활동에 동참하는 우리들입니다. 

 

하느님의 우선적 관심사가 “가난한 이들, 잡혀간 이들, 눈먼 이들, 억압받는 이들”입니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 자들 얼마나 될까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뭔가 보이지 않는 것들에 억압되고 예속되어 내적 노예의 삶을 살아가는 가난하고 눈먼 우리들입니다. 참으로 내외적으로 해방시켜, 눈뜨게 하여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분별의 잣대도 사랑이요, 하느님 최후심판의 잣대도 사랑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두려움을 몰아내는 사랑, 세상을 이기는 사랑, 자유롭게 하는 사랑”을 선사하시어 만나는 이웃 형제들과 이런 사랑을 나누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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