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9.2.15.연중 제5주간 금요일                                                                                       창세3,1-8 마르7,31-37

 

 

 

“에파타!”, “열려라!”

-유혹에 빠지지 않기-

 

 

 

어제는 참 기쁜 날이었습니다. 일단 긴 어둠의 터널을 통과한 분들 세분을 만났습니다. 참 앞이 보이지 않았던 긴 어둠의 터널이었습니다. 여기 수도원에 30년 이상을 정주하다보니 긴 어둠의 터널을 ‘믿음으로’ 통과한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두분의 자매들은 가정의 중심이 되어 힘든 가정생활의 긴 어둔 터널을 잘 통과하여 가족이 일단 안정권에 들어선 분들이고, 한 자매는 그 어려운 환경중에도 유혹에 빠지지 않고 마음의 순수를 잃지 않고 긴 어둠의 터널을 잘 통과한 분입니다. 얼굴 가득 평화롭고 은총 가득한 모습에 저절로 “고맙고 반갑다!” 외치며 환호했습니다.

 

수십년동안 자매 어머니의 기도와 미사봉헌을 잊을 수가 없는 자매입니다. 변변한 집안 도움도 없이 2011년에 대학에 입학한 후 만 8년, 천신만고 끝에 2019년 2월 대학을 졸업하게 되어 어제 2월14일 '발렌타인 데이'에 과자를 사들고 감사인사차 갑작스럽게 방문한 것입니다. 

 

간혹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보속으로 써 준 “말씀 처방전”을 보여 줄 때는 참 감동스럽기까지 합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살기위해’ 매일 제 강론을 읽는 다는 분들을 만나면 눈물겹기도 합니다. 강론을 읽다 보면 마음도 “맑아진다”는 고백도 듣습니다. 

 

이 긴 어둠의 터널을 통과에 결정적 도움을 준 분은 주님이십니다. 주님이 길이요 답입니다. 주님의 다음 시편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죽음의 골짜기를 간다 해도/주님 함께 계시오니/무서울 것 없나이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에/시름은 가시어서 든든하외다.”(시편23,4)-

 

어제 써놨던 시도 생각납니다.

 

-“걷도 또 걸어도/또 걷고 싶은 길, 보고 또 보아도/또 보고 싶은 산

  가고 또 가도/또 가고 싶은 바다, 주님/당신이십니다!!!”-

 

첩첩산중, 하루하루가 넘어야 할 산같은 인생입니다. 물론 이분들이 일단 긴 어둠의 터널을 통과했지만 앞으로도 이런 저런 어둠의 터널을 통과해야 할 것이고 유혹도 겪어야 할 것입니다. 어제 읽은 어느 수도교부의 잠언도 생각납니다.

 

“유혹받지 않은 자는 역시 시험받지 않은 것이다.”

 

유혹없는 인생은 세상 어디도 없습니다. 유혹의 시험없이는 영적성장과 성숙도 없습니다. 마지막 최종 유혹이자 시험이 죽음입니다. 이런저런 유혹을 통과해 가면서 지혜와 겸손도 지니게 되고 주님의 은총으로 정화되고 성화되어 튼튼해 지는 영혼입니다. 그러니 ‘주님의 기도’에서처럼 유혹을 겪는 중에도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끊임없는 기도가 필수입니다. 

 

오늘 창세기는 유혹자 뱀을 이야기합니다만 세상 곳곳에 널려있는 유혹의 덫이요 우리 내면에서 때때로 들려오는 유혹자의 소리입니다. 유혹자 뱀과 여자의 대화이지만 내면에서 나와 또 다른 나와 이뤄지는 양자의 대화입니다. 

 

악의 평범성을 말합니다. 악은 디테일 안에 평범한 일상안에 숨어있다 합니다. 선악과의 열매는 먹음직하고 소담스러워보였듯이 지옥에 이르는 길도 화려하게 포장되어 있습니다. 선악과 나무가 상징하는바 결코 넘어서는 안될 최후의 선을 상징합니다.

 

유혹자 뱀의 유혹하는 말마디에는 과장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주님은 “어떤 나무에서든 열매를 따먹어선 안된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정말이냐?” 이 또한 마음을 들뜨게 하는 유혹의 말마디입니다. 여자 역시 “만지지도 말라.”는 말씀을 과장하여 부풀립니다. 유혹에 빠졌을 때 저절로 과장하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본의 아니게 유혹자 뱀처럼 이웃을 유혹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여자는 유혹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유혹에 빠졌고, 공동운명체의 남편도 함께 유혹에 빠졌습니다. 탓할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사람들 자신입니다. 둘은 유혹에 빠져 마음의 순수를 잃었고, 눈이 열려 알몸인 것을 알게 되자 부끄러움에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두렁이를 만들어 입었고, 저녁 산들바람 속에 동산을 거니시는 하느님의 소리를 듣자 두려워 동산 나무 사이에 숨습니다. 주님 께서 주신 자유와 평화도 잃었습니다. 죄의 결과, 마음의 순수를 잃은 결과 부끄러움과 두려움입니다.

 

어떻게 하면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요? 바로 오늘 복음이 답을 줍니다. 주님은 오늘 복음의 “귀먹고 말더듬는 이”가 상징하는 바, 우리들입니다. 제대로 마음의 귀를 열고 듣는 자가, 마음의 입을 열고 말하는 자 많지 않을 것입니다. 마음이 닫히면 귀도 입도 닫히기 마련입니다. 자기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자기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합니다. 

 

주님의 전인적 삼박자의 치유과정이 감동입니다. 1.측은한 마음, 2.사랑의 표현인 친근한 텃치의 스킨쉽, 그리고 3.권위의 말씀입니다.

 

“에파타!”, “열려라!”

 

귀와 입은 물론 전존재가 하느님을 향해, 이웃을 향해, 자신을 향해 활짝 열린 말그대로 전인적 치유의 구원입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똑같은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에파타!” 우리의 귀와 입은 물론 닫힌 몸과 마음을 활짝 열어주십니다. 

 

열린 귀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열린 입으로 주님의 말씀을 전할 때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말씀의 은총이 그를 지켜주기 때문입니다. 우리 수도자처럼 주님의 말씀을 많이 듣는 이도 없을 것이며 하는 말도 대부분 주님의 마음이 담긴 착한 생명의 빛같은 말일 것이니 유혹에 빠질 위험도 적을 것입니다. 새삼 유혹에 빠지지 않는 첩경의 지름길은 주님의 말씀을 잘 듣고 잘 말하는 ‘에파타’의 열린 삶을 사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사랑의 치유 기적을 목격한 이들은 이를 널리 알림으로 복음 선포자가 됩니다. 다음 찬양과 감사로 가득한 사람들의 반응 분위기는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같습니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의 귀와 입뿐 아니라 전 존재를 활짝 열어 주시어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시편 화답송의 고백은 그대로 우리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행복하여라, 죄를 용서받고, 잘못을  씻은 이! 행복하여라, 주님이 허물을 헤아리지 않으시고, 그 영에 거짓이 없는 사람!”(시편32,1-2). 아멘.

 

 

 

 

  • ?
    고안젤로 2019.02.15 14:48
    매일 주시는 주님 말씀을 묵상과 기도를 통해 정신적으로 잘 소화 시켜 저의 생각 을 다스릴때 세상 어떤 유혹이 있어도
    주님을 향한 흔들리지 않는 거목이 될것입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23 구원은 선택이다 -섬김의 선택, 섬김의 훈련-2022.3.15.사순 제2주간 화요일 ​​​​ 프란치스코 2022.03.15 172
1822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가? -순교적 신망애信望愛의 삶-2021.9.20.월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1821-1846)와 성 정하상 바오로(1795-1839)와 동료순교자들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9.20 172
1821 겸손의 여정 -너 자신을 알라-2020.7.15.수요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1217-1274)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7.15 172
1820 회개의 여정 -불행, 회개, 행복-2019.9.29.연중 제26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9.29 172
1819 하느님 중심의 찬미와 감사의 삶 -무지로부터의 해방-2019.8.12.연중 제19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8.12 172
1818 내 삶의 성경책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성독聖讀) 하기-2019.7.8.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08 172
1817 그리스도와 사랑의 일치 -사랑은, 하느님께 영광은 분별의 잣대-2019.5.22.부활 제5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5.22 172
1816 하느님 나라의 실현 -평화와 치유-2019.1.26. 토요일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1.26 172
1815 진리의 길, 생명의 길, 구원의 길 -오직 예수님뿐!-2018.4.27. 부활 제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4.27 172
1814 주님과 관계의 깊이 -주님께 신망애信望愛의 고백과 실천-2018.2.22. 목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1 프란치스코 2018.02.22 172
1813 어떻게 주님의 길을 잘 닦을 것인가? -회개, 위로, 기쁨-2017.12.10. 대림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17.12.10 172
1812 영적 승리의 삶 -순교영성-2017.5.29. 월요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순교자들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05.29 172
1811 분별의 잣대는 사랑 -착한목자 예수님-2017.5.8. 부활 제8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7.05.08 172
1810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참 아름다운 빛의 사람들, 빛의 증언자들-2016.12.16. 대림 제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12.16 172
1809 회개의 표징-회개, 말씀, 자유-2016.10.10. 연중 제28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10.10 172
1808 슬기로운 삶 -깨어 준비하는 삶-2016.8.26.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8.26 172
1807 의인의 기도-2016.5.21. 연중 제7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5.21 172
1806 인생 장애물 경주-2016.5.19. 연중 제7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5.19 172
1805 아버지의 자녀답게 -자비로운 삶-2016.3.6. 사순 제4주일 프란치스코 2016.03.06 172
1804 참 목자 영성 -“자비와 지혜, 온유와 겸손, 사랑과 섬김”-2024.2.22.목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프란치스코 2024.02.22 171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