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여정, 겸손의 여정 -평생 학인學人의 삶-2019.2.22. 금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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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22. 금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1베드5,1-4 마태16,13-19

 

 

 

배움의 여정, 겸손의 여정

-평생 학인學人의 삶-

 

 

 

오늘은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아침 성무일도 아름다운 찬미가 일부를 나눕니다. 

-“착한목자 베드로 으뜸사도여/천국열쇠 가지신 대리자시여

 십자광영 기리며 간구하오니/우리죄의 사슬을 풀어주소서.”-

 

예전 원장재임시, 아빠스님의 귀한 충고 말씀도 더불어 생각납니다.

“수도형제들의 장상長上으로 생각지 말고 목자牧者로 생각하라.”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며칠전 방문했던 가정의 자매님으로부터 받은 감사의 메시지중 한 대목입니다.

“신부님, 저희 가정에 선한 기운을 가득히 부어 주시고 축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이런 착한목자의 삶이길 소원합니다.

 

평생학인의 삶입니다. 평생배움의 여정중의 삶입니다. 결코 좌절하는 일이 없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합니다. 사람마다 똑같은 삶은 없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눈물겨운 삶을 살아가는 분들을 대하면 마음이 짠해 집니다. 며칠전 젊은 원장 수사로부터 들은 “마음이 짠하다”는 말마디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수사님, 예전 40대 젊을 때보다 키가 2-3cn 준 것 같아요. 미사때 입장할 때 뒤에서 보면 마음이 짠해요.”

 

원장수사의 사랑이 담긴 말마디가 위로와 평화를 주었습니다. 평생 주님을 섬긴 결과라 생각할 때 마음은 편합니다. 함께 주님과 형제들을 섬기며 살아가는 연노한 도반들을 볼 때 저 역시 마음 짠해질 때가 있습니다. 

 

어제 면담성사를 봤던 세분들도 모두 기억합니다. 좌우간 꾸준히 고백성사를 본다는 자체가 성실한 삶임을 입증합니다. 어느 40대 후반, 자매의 삶 역시 감동적이었습니다. 아낌없이 위로와 격려를 드렸습니다. 

 

참으로 힘들었던 고3 딸도 수시전형 예비번호 14번을 받았는데 앞의 13명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덕분에 간신히 합격하여 완전히 우울증에서 탈피해 기쁘게 학교생활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나이의 분들보다 몇배는 힘들게 사셨네요. 이제 큰 고비는 넘었습니다. 어둠의 터널도 끝났습니다. 지금까지 보다 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자매님 믿음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오셨기에 가정을 지켰습니다. 이미 세상에서 연옥고통을 끝내셨으니 천국으로 직행할 것입니다. 하느님께 감사하십시오.”

 

이어 말씀 처방전(1테살5,16-18)을 써드렸습니다. 비교할 수 없는 각자 고유의 삶입니다. 비교(comparing), 경쟁(competition), 비판(criticising)하지 않으면 행복합니다. 혹자는 이를 행복의 3c 조건이라 합니다. 가능한 3c 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묵묵히 자기의 길에 충실하고 항구할 때 행복한 삶입니다.

 

삶은 배움의 여정이자 겸손의 여정입니다. 삶의 모든 어려움이나 실수나 잘못들을 배움의 계기로, 겸손의 계기로 삼는 것입니다. 정작 필요한 것은 내적성장과 성숙을 통해 온유와 겸손의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요 하느님도 이면을 보십니다. 죽는 그날까지 평생 배워야 하는 겸손의 여정입니다. 오늘 복음의 베드로가 그 모범입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베드로 사도 덕분에 우리 그리스도님의 정체를 확연히 깨닫게 됩니다. 유일무이한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입니다. 우리는 구원의 길이자 생명이요 진리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서 아버지께 이르게 됩니다.

 

마침 오늘은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입니다. 고백과 믿음의 모범이신 베드로 사도를 교회의 최고 목자로 공경하는 축일입니다. 위에서처럼 멋진 그리스도 예수님께 대한 고백으로, 베드로라는 이름과 더불어 넘치는 축복을 약속받는 베드로였지만 즉시 넘어집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생략되었지만 예수님의 수난예고에 반발하다가 사탄이라 혹독한 질책을 받은 베드로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반석’이 사탄의 ‘걸림돌’이 되는 순간입니다. 애당초 타고난 믿음은 없습니다. 결점투성이 베드로 사도였지만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겸손히, 배움의 여정에 항구했기에 주님은 약속대로 베드로를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비에 절대로 실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배움의 여정에 오르는 것입니다.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절망으로 일어나지 않는 게 죄입니다. 좌우간 절망, 실망, 원망의 삼망은 지체없이 버려야 합니다. 

 

이런 배움의 여정, 겸손의 여정에 항구했기에 베드로 사도는 제1독서에서 지도자들에 대한 임무를 명쾌하게 제시합니다. 모두가 베드로의 생생한 체험의 반영입니다. 비록 목자가 아니더라도 이런 착한 목자의 영성은 배움의 여정 중에 있는 우리에게 유익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가운데에 있는 하느님의 양떼를 잘 치십시오. 그들을 돌보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하십시오.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십시오. 여러분에게 맡겨진 이들을 지배하지 말고, 양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영원한 스승이자 주님이신 예수님으로부터 얼마나 잘 보고 듣고 배운 베드로인지 깨닫습니다. 이런 착한 목자의 영성은 함께 하는 이웃 형제들을 대하는 기준으로 삼아도 될 것입니다. 사실 삶의 모범보다 더 좋은 가르침도 없습니다. 

 

이렇게 배움의 여정, 겸손의 여정에 항구하며 이웃을 잘 돌볼 때, 우리의 으뜸 목자께서 나타나실 때 우리 역시 시들지 않는 영광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은 베드로뿐 아니라 우리 모두 주님께 대한 고백입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부족할 것, 두려울 것, 걱정할 것, 부러울 것, 불안할 것 없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모두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배움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끝으로 다시 행복기도문중 한 대목을 나눕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생명, 저의 사랑, 저의 진리, 저의 빛,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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