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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26.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집회4,11-19 마르9,30-37

 

 

 

예수님 중심의 도반 형제 공동체

-배움, 섬김, 환대-

 

 

 

어제 있었던 뜻밖의 반가운 체험을 잊지 못합니다. 8년전 수도원을 방문했던 한 석관동 성당 자매가 2007년 출간됐던 제 책이 품절됐다는 이야길 듣고 성당 성물방에 남아있었던 단 2권의 책-“둥근마음 둥근 삶,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을 사들고 선물차 방문했던 것입니다. 이 자매 역시 저에겐 참 좋은 도반입니다.

 

오늘 강론 주제는 “예수님 중심의 도반 형제 공동체-배움, 섬김, 환대-”로 정했습니다. 새벽 휴게실에 들렸더니 책상위에 ‘연민이 충만한 공동체’라는 책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늘날도 여전한 화두는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요즘 새삼스럽게 와닿는 ‘도반’이란 말마디입니다. 불교 용어지만 우리 말처럼 정겹게 느껴지는 말마디입니다. 함께 하는 길벗, 또는 길동무, 동반자, 반려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평생 도반입니다. 오늘 모임을 갖게 되는 예수섬심회 자매들도 도반이란 생각이 듭니다. 2004년 태동되어 매월 모임을 갖는 무려 15년 역사의 수도원을 사랑하는 모임의 자매회입니다.

 

남한과 북한 역시 둘이자 하나인 평생 도반으로 평화로이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참으로 역사적인 순간의 요즈음입니다. 세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으며 2월23일 오후 평양을 출발한 북한의 김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는 4500km 중국을 횡단하여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한후 이어 하노이에 26일 오후에 도착 예정이고 27-28일, 그러니까 내일과 모레, 양일간 세기적인 북미 제2차 회담을 갖게 됩니다. 

 

회담이 성공리에 마쳐 한반도의 남북은 물론, 동북아시아, 더 나아가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결정적 계기가 되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도반하면 생각나는 산티아고 순례체험을 바탕한 인생광야순례여정의 네요소입니다. 

 

참 많이 나누며 강조했던, 1.목표, 2.이정표, 3.도반, 4,기도의 네요소입니다. 이어 인생순례여정을 하루로 압축할 때, 또 사계절로 압축할 때 어느 지점에 와 있겠느냐는 물음입니다. 오늘 새벽 독서기도시 성경독서는 코헬렛 3,1-12절까지 “모든 것은 때가 있다”라는 주제하의 내용들입니다. 바로 오늘 어기 지금의 때를 아는 것이 지혜이자 겸손임을 깨닫습니다하느님의 집으로의 귀가여정중의 삶이기에 세월 흘러갈수록 귀가준비에 힘을 기울여 선종의 죽음을 맞이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 중심의 도반 형제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길위에서 예수님은 수난과 부활을 예고 하면서 가르쳤지만 제자들은 말씀을 알아듣지도 못했고 묻는 것도 두려워했습니다. 도반형제 공동체의 중심은 예수님이십니다. 분명 수난과 죽음을 예견한 주님의 행보임이 분명합니다. 날마다 죽음을 환히 두고 살으셨을 주님이십니다. 얼마나 잘 훈련되어 있는 예수님의 내외적 모습인지 뚜렷이 감지됩니다. 이런 끊임없는 영적훈련의 수행없이는 참 평화와 기쁨도 없습니다. 전혀 혼란스럽지 않은 평화로운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집회서의 덕목을 그대로 체현한 모습입니다. 

 

집회서는 개신교 성서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내용은 얼마나 풍부한지요. 한번 항목별로 내 삶에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당신을 경외하는 당신 중심의 공동체 도반 형제들에게 주는 참 좋은 가르침입니다.

 

1.주님을 섬기러 나갈 때 너 자신을 시련에 대비시켜라.

2.네 마음을 바로잡고 확고히 다지며, 재난이 닥칠 때 허둥대지 마라.

3.주님께 매달려 떨어지지 마라. 네가 마지막에 번창하리라.

4.너에게 닥친 것은 무엇이나 받아들이고, 처지가 바뀌어 비천해지더라도 참고 견뎌라. 주님께 맞갖는 이들은 비천의 도가니에서 단련된다.

5.질병과 가난속에서도 그분을 신뢰하여라.

6.그분을 믿어라. 너의 길을 바로잡고 그분께 희망을 두어라.

7.그분의 자비를 기다려라. 빗나가지 마라. 넘어질까 두렵다.

8.그분을 믿어라. 너희 상급을 결코 잃지 않으리라.

9.좋은 것들과 영원한 즐거움과 자비를 바라라. 그분의 보상은 기쁨을 곁들인 영원한 선물이다.

 

참 필요한 영적훈련의 덕목들입니다. 주위를 살펴 보십시오. 주님을 믿고서 부끄러운 일을 당한 사람이 있습니까? 주님을 경외하면서 지내다가 버림받은 사람이 있습니까? 주님께 부르짖는데 주님께서 이들을 소홀히 하신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너그러우시고 자비하시며 죄를 용서하시고 재난의 때에 구해 주십니다. 이런 가르침이 몸에 밴 우리 삶의 중심이신 예수님이십니다. 

 

위의 말씀들은 평생 배워 마음에 새겨야 할 금과옥조의 가르침입니다. 평생 배움의 여정 중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이런 배움과 더불어 주님은 오늘 복음에서 섬김에 대해 강조하십니다.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길에서 논쟁한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주는 가르침입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자발적 도반 형제 사랑의 표현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 모든 이를 섬기는 종이되는 것입니다. 꼴찌의 종이 첫째라는 역설적 영적 진리를 보여줍니다. 주님을 중심으로 섬기는 꼴찌의 종이 되기 위한 경쟁의 도반 형제들이라면 저절로 겸손과 질서, 평화의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말씀에서 ‘어린이’가 상징하는 바 가난하고 약한 도반 형제들 하나하나를 지칭합니다. 주님은 어린이를 껴안으시고 말씀하시듯 미사에 참석한 우리 하나하나를 껴안으시고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 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섬김에 이은 사랑의 환대입니다. 말그대로 연민이 충만한 공동체입니다. 어린이를 환대하듯 가난하고 약한 도반 형제를 환대함이 예수님을 환대하는 것이자 하느님을 환대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눈에 보이는 오늘 지금 여기 함께 하는 ‘구원의 통로’인 도반 형제를 통하지 않고서는 예수님을, 하느님을 만날길이 없습니다. 이것이 진짜 건전하고 건강한 신비주의입니다.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당신 중심의 도반 형제 공동체의 원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평생 배움의 여정, 섬김의 여정, 환대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하루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 주시고 배움과 섬김, 환대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끝으로 얼마전 써놓은 글을 나눕니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말씀의 덫’이자 주님께 올리는 소원의 기도입니다.

 

-찾아 갈 곳도/찾아가고 싶은 곳도 없네.

  만날 분도/만나고 싶은 분도 없네.

  오늘 지금 여기/주님 함께 계시고/도반 형제들 있고/사랑하는 이들 끊임없이 찾아오니

  만족하고 행복하네.

  주님께/비는/단 하나의 소원은

  “죽는 그날까지/날마다/강론 쓰고/주님과 함께 걷고/미사한 후

  주님의 집에/기쁘게/귀가歸家하는 하는 것” 뿐이라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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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2.26 11:05
    주님, 저희가 주님중심으로 모든이에게 섬기는 골찌의 종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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