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9.3.12.사순 제1주간 화요일                                                                         이사55,10-11 마태25,31-46

 

 

 

기도와 삶

-주님의 기도-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없는 삶은 공허하고 삶없는 기도는 맹목입니다. 기도하는 만큼 살고 사는 만큼 기도합니다. 기도하는 삶이요 삶의 꼴을 만들어가는 기도입니다. 기도하는 것을 보면 그가 누구인지 압니다. 기도해서 비로소 사람입니다. “기도하고 일하라.”, 두발 땅에 딛고 두손 하늘 향해 들고 기도하라 직립인간에, 어디서나 위로 눈들면 하늘이요 아래를 내려다보면 땅입니다. 

 

그러니 말그대로 참 사람으로 참으로 살기위해 기도합니다. ‘기도하는 사람’, 사람의 정의이기도 합니다. 얼굴은 정직합니다. 나중에 남는 얼굴도 기도한 얼굴인가 기도하지 않은 얼굴인가 둘중 하나입니다. 인간 품위를 유지시켜 참 내 얼굴을 지니게 하는 기도입니다.

 

어제는 ‘사랑’이 주제였다면 오늘은 ‘기도’가 주제입니다. 인생이 ‘사랑의 학교’이듯이 인생은 ‘기도의 학교’입니다. 평생사랑을 배워야 하는 사랑엔 영원한 초보자이듯이, 평생기도를 배워야 하는 기도엔 영원한 초보자인 우리들입니다.

 

기도와 사랑은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기도는 테크닉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면 기도할 수 뿐이 없습니다. 하느님과 사랑과 생명의 소통이, 소통의 만남이 바로 기도입니다. 영혼의 숨과 같아 기도하지 않으면 영혼도 서서히 시들어 죽습니다.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 아닙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 참으로 사람되기 어렵습니다. 어제 어느 자매가 성가(154장)를 부르며 위로받은 가사를 전해 줬습니다.

 

“온 세상의 모든 복 만족함이 없으니/주의 사랑 내맘에 만족하고 남도다.”

 

기도를 통한 주님의 사랑과 생명만이 우리를 채울 수 있습니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살아 있는 주님을 만날 때 위로와 치유요, 기쁨과 평화의 선물이요, 주님을 닮아 온유와 겸손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제가 권하는 ‘행복기도’ 끊임없이 바치시길 바랍니다. 비단 수도자뿐아니라, 모든 신자들 또한 기도에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기도 잘 하고 싶은 열정이나 욕심은 언제나 좋습니다.

 

올바른 기도는 무엇입니까? 어떻게 기도해야 합니까? 중언부언,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이들을 닮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착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십니다. 분도 성인도 기도가 하느님의 은총에서 영감을 받은 열정으로 길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도는 짧고 순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기도는 짧고 순수해야 합니다. 기도는 항구해야 하고 간절하고 절실해야 합니다. 사실 삶이 간절하고 절실하면 기도 역시 짧고 순수하며 간절하고 절실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다 아신다는데 알아서 주실 것인 데 왜 기도합니까? 아쉬운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아쉬워서, 필요해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하면서 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명료해지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가난하고 무력한 존재인지 또 하느님의 도움이 필요한지 깨닫게 해주는 기도입니다. 기도하면서 신망애信望愛, 믿음, 희망, 사랑도 깊어지고, 진선미眞善美, 참되고 선하고 아름다워지는 우리들입니다. 이렇게 좋은 기도인데 안하면 우리만 손해입니다.

 

기도해야 하느님을 알고 사람인 내가 누구인지 압니다. 그러니 무지의 병에 대한 유일한 치료제治療劑도 바로 기도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은 기도뿐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하느님과 나를 몰라 무지에서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기도중의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게 하는 기도입니다. 너무 깊어서 평생 배워도 다 못 배우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의 입에서 나온, 주님 친히 가르쳐 주신, 주님의 노하우와 같은, 주님의 삶이 요약된 기도입니다. 참 본질적이고 단순한, 간절하고 절실한, 생명과 사랑이 가득한 말씀의 기도입니다. 오늘 이사야서를 통한 주님의 말씀 같은 기도입니다.

 

비와 눈이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돌아나게 하여 씨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주듯이, 바로 주님의 기도 말씀이 바로 그러합니다. 이처럼 주님의 입에서 나온 주님의 기도 말씀도 주님께 헛되이 돌아가지 않고, 반드시 주님의 뜻하는 바를 이루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맙니다. 비단 주님의 기도 말씀뿐 아니라 주님의 모든 말씀이 그러합니다.

 

참으로 하느님이 누구인지, 우리가 누구인지 잘 알게 하는 기도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은 주님의 기도 하나뿐입니다. 참으로 우리의 회개를 촉진시키고 우리의 가난을 깨달아 참으로 지혜롭고 겸손하게 하는 기도입니다. 공동체의 일치를 이루어 주는 기도입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바쳐야 하는 기도입니다. 하여 주님의 기도에 가장 적합한 자리는 미사전례임을 깨닫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입니다. 내 아버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버지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가 되고 우리는 모두 한가족의 형제자매가 됩니다. 미사중 함께 주님의 기도를 바친 후 일용한 양식 성체를 모시면서 한가족의 한형제자매임을 실감하는 우리들입니다. 우선적으로 바치는 1.아버지의 이름, 2.아버지의 나라, 3.아버지의 뜻에 대한 세 본질적 청원이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 아버지 중심의 삶을 확고히 해줍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에 우리가 책임을 다하도록 분발케 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아버지의 나라가, 아버지의 뜻이 잘 드러나고 이루어 지도록 우리 또한 자발적으로 최대한 아버지께 협조해 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우리의 실질적 4가지 본질적 청원입니다. 1.일용할 양식, 2.잘못의 용서, 3.유혹에 빠지지 않음, 4.악에서 구해 주심을 청원하는 것입니다. 물론 청원에 앞서 우리의 노력과 책임이 필수입니다. 일용할 양식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하고, 잘못의 용서를 청하기 전 이웃의 잘못을 용서해야 하고, 유혹과 악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깨어 삼가 조심하는 노력이 필요불가결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우리 아버지께서도 우리를 용서하시지만,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우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십니다. 하느님께 일방적으로 내맡기는 기도가 아니라 우리의 책임을 각성케 하여 분발의 노력을 기울이게 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하여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은총과 노력의 올바른 관계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인간의 도리를 다하고 하느님의 응답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자세입니다.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하느님이 우리 인류에게 주신 선물 넷을 꼽는 다면, 신구약성서. 예수님, 미사, 주님의 기도를 꼽고 싶습니다. 이 넷의 선물이 이 거룩한 미사안에 수렴되고 압축요약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주님의 기도가 우리를 통해 그대로 이루어지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3.12 08:02
    주님, 저희가 주님 말씀대로
    모든것을 주님께 "진인사대천명"처럼 최선을
    다하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45 무지에 대한 답은 지혜다 -지혜의 사랑, 지혜의 훈련, 지혜의 습관-2023.12.13.연중 제3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13 154
3244 지혜로운 삶 -깨어 준비하며 기다리는 삶-2023.11.12.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프란치스코 2023.11.12 154
3243 최후의 심판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된다!”-2023.11.11.토요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316-397) 축일 프란치스코 2023.11.11 141
3242 충실하고 슬기로운 주님의 종으로 살기 -하느님의 자녀답게-2023.11.10.금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400-46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10 172
3241 성전 정화 -삶의 중심, 삶의 의미인 성전-2023.11.9.목요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프란치스코 2023.11.09 158
3240 주님의 제자가 되려면 -버림, 따름, 사랑-2023.11.8.연중 제31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11.08 153
3239 지상에서 천국天國의 삶 -주님의 초대는 선물이자 과제이다-2023.11.7.연중 제31주간 프란치스코 2023.11.07 149
3238 연민과 겸손의 바다같은 신비가 -오, 자비와 지혜, 신비의 하느님이여!-2023.11.6.연중 제31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06 151
3237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독서와 회개, 사랑과 진실, 섬김과 겸손-2023.11.5.연중 제31주일 프란치스코 2023.11.05 154
3236 참 좋은 겸손의 덕 -“끝자리의 겸손을 사랑합시다!”-2023.10.4.토요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1538-1584)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04 165
3235 더불어 사랑의 여정 “사랑의 깊이는 하느님의 깊이” -내 사랑의 깊이는?-2023.11.3.연중 제30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11.03 141
3234 어떻게 살 것인가? -깨어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리는 삶-2023.11.2.목요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프란치스코 2023.11.02 158
3233 성인이 됩시다 -11월은 희망과 위로의 성월-2023.11.1.수요일 모든 성인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11.01 158
3232 하느님의 소원 -우리 하나하나 “하느님의 나라”가 되어 삽시다-2023.10.31.연중 제30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10.31 148
3231 예닮의 여정 -하느님의 자녀로서 자유로운 삶-2023.10.30.연중 제30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0.30 149
3230 더불어 사랑의 여정 “사랑의 전사, 사랑의 학인, 사랑의 형제”2023.10.29.연중 제30주일 탈출22,20-26 프란치스코 2023.10.29 140
3229 성장중인 신앙의 사랑 공동체 -기도와 말씀-2023.10.28.토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프란치스코 2023.10.28 133
3228 시대의 표징을 알아보는 지혜의 사람이 됩시다 -예수님 중심의 삶-2023.10.27.연중 제29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10.27 161
3227 더불어 성화聖化의 여정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가 답이다”-2023.10.26.연중 제29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10.26 148
3226 2023.10.25.연중 제29주간 수요일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행복하여라, 책임을 다하는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 프란치스코 2023.10.25 162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