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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14. 사순 제1주간 목요일                                                             에스4,17,12,14-16,23-25 마태7,7-12

 

 

 

기도와 삶의 자세

-청하라, 찾아라, 두드리라-

 

 

 

올해 처음으로 안 봄꽃 이름이 영춘화입니다. 개나리과에 속한 색깔도 모습도 개나리 꽃 비슷한 봄맞이 꽃이라 이름도 예쁜 영춘화(迎春化)입니다. 20년만에 영춘화를 알았다는 어느 자매의 소감입니다.

 

“매년 봄을 알리던 이 예쁜 노란꽃을 개나리로 생각하고 무려 20년을 살아왔네요. 제 인생길에 이런 무지와 착각은 얼마나 많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 어제 수도형제의 소개로 수도원 본관 ‘자비의 집’ 뜰에 심겨진 올괴불 꽃나무를 보았습니다. 역시 올해 처음으로 안 꽃나무입니다. 오래전 강원도에서 갖다 심은 나무라 하는데 어제서야 처음 알았습니다. 언뜻 봐서 작고 평범하고 나무 색깔과 비슷하고 아래로 향한 꽃이기에 전혀 눈에 띄지 않는 꽃송이들입니다. 

 

형제가 알려 주지 않았다면 내내 모르고 지냈을 꽃입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시詩처럼 소개된 내용이 아름다웠습니다.

 

“빨랫줄에 천사들의 속눈썹이 떨어져 걸린 듯한 올괴불 꽃나무 앞을 지나치며 자꾸자꾸 중얼거려 보네. 산에 사네, 산에 사네, 산에 사네, 올괴불나무, 인동과의 낙엽관목.”

 

참 겸허한 산나무꽃입니다. 강원도 산나무가 자비의 집 뜰앞에 있습니다. 순간 다양한 꽃나무처럼 사람 역시 다양한 꽃나무처럼 생각되었습니다. 각자 고유의 색깔, 크기, 모양, 향기의 꽃처럼 사람 또한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꽃나무의 초연함이, 겸허함이, 자유로움이 참 새롭게 마음이 와 닿았습니다. 

 

정말 꽃도 사람도 비교의 대상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세상에 똑같은 꽃나무 없듯이 똑같은 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 하나하나가 소중한 보물같은 사람입니다. 각자 고유의 모습을 존중하고 사랑해야 함을, 또 고유의 모습대로 살아야 함을 깨닫습니다. 어제의 올괴불 꽃나무를 생전 처음 만나며 떠오른 생각들입니다. 어제 수선화에 대해 쓴 시중 한 구절, ‘하늘만 보면 된다.’가 빠져 다시 넣어 나눕니다.

 

-자리 탓하지 않는다/자리잡아 뿌리내리면

 거기가 자리다/하늘만 보면 된다

 감사하다/늘 거기 그 자리/봄되면 해마다

 새롭게 피어나는/수선화/샛노란 하늘 사랑 가득 담았다-

 

하늘만 보면 됩니다. 하늘만 보면 살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입니다. 위로 눈들어 기도하라 어디서나 눈들면 하늘입니다. 내 고유의 모습대로 자존감 높은 삶을 살게 하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입니다. 그러니 기도해야 합니다. 살아야 합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오늘 복음을 기도와 삶에 대한 자세를 말해줍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바로 이것이 기도와 삶의 자세입니다. 참 자비로우시고 좋으신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시는 아버지를 향한 기도와 삶의 자세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청하지도, 찾지도, 두드리지도 않는 자포자기 절망이 대죄입니다. 참으로 끝까지 죽는 그날까지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탄력좋은 항구하고 간절하고 절실한 자세로 기도하고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항구히 청하고 찾고 두드리다 보면 정말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청해야 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저절로 깨닫게 됩니다. 어쩌면 이미 다 받았음을 깨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무지로 인해 엉뚱한 것을 청하기에 참으로 필요한 것을 청하지 않기에 받지 못하는 지도 모릅니다. 아버지는 끝까지 기다리며 좋은 것을 주시려 할 것입니다. 아니 이미 주셨는데 우리가 모르는 지도 모릅니다. 바로 이에 대한 주님의 답변입니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

 

미사중 감사기도 3양식중 떠오르는 다음 대목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상에 온갖 좋은 것을 다 베풀어 주시나이다.”

 

다시 나누고 싶은 행복기도 중 일부입니다. 정말 무지의 눈이 활짝 열린다면 이미 받은 선물에 저절로 감사와 찬미뿐일 것입니다.

 

-“주님/눈이 열리니/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천국이옵니다

 곳곳에서 발견하는/기쁨/평화/감사/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

 

그러니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가 답입니다. 기도밖에 길이 없습니다. 기도해야 무지의 눈이 활짝 열립니다. 항구하고 간절히, 절실히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 문득 하도 살려 달라 닫힌 문을 두드리다 손톱이 빠지고 손이 망가졌다는 세월호 참사 어린 희생자들의 모습이 아프게 떠오릅니다. 참으로 주변에서 간절히 절실히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형제자매들은 없는지 아버지의 마음으로 깨어 살펴 보고 도울 수 있으면 도와야 하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의 에스테르가 그 기도의 모범입니다. 평소 기도와 삶의 모습이 반영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처럼 항구히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모습입니다.

 

“저의 주님, 당신은 유일한 분이십니다. 외로운 저를 도와 주소서.---기억하소서, 주님, 저희 고난의 때에 당신 자신을 알리소서. 저에게 용기를 주소서.---당신 손으로 저를 구하시고, 주님, 당신밖에 없는 외로운 저를 도우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자비롭고 너그러우신 하늘 아버지입니다. 아버지는 온통 보는 눈이요 듣는 귀입니다. 한 눈에 환히 보시고 한 귀로 다 들으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한결같이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가장 적절한 때에 당신 고유의 방식으로 최선, 최상의 방법으로 도와 주실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온갖 좋은 것을 다 베풀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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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3.14 12:09
    주님 저희가 세상속 모든것에 흔들릴때마다
    오늘 말씀 기억하여 청하고 찾고 두드리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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