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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27. 사순 제3주간 수요일                                                                               신명4,1.5-9 마태5,17-19

 

 

 

사랑은 율법의 완성

-사랑의 수행자. 사랑의 관상가-

 

 

 

이제는 고인이 된 선배신부님의 지론에 전적으로 공감한 기억이 새롭습니다. 신부님을 찾았던 수녀들이 상담시,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냐?'는 물음에 언제나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는 것입니다.

 

“규칙대로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평범하지만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공동체의 규칙이나 일과표, 관례에 충실한 삶의 기본에 충실한 것이 정말 잘 사는 것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평생 살아가는 데는 일상의 규칙이나 관례에  충실한 것이 제일입니다. 이래야 공동체도 개인도 질서와 안정이 있고 평화롭습니다. 더불어 제가 자주 강조하는 충고도 생각납니다.

 

“감정따라, 기분따라, 마음따라 살지 말고 일과표에 궤도따라 사십시오. 일과표의 평범한 궤도에 충실하다 보면 떠났던 마음도 돌아옵니다. 결코 이런 영적훈련에 항구하고 충실하지 않으면 내적자유도 없습니다.”

 

제가 여기 요셉수도원에 30년 이상 정주하면서 듣는 가장 흡족한 말은 “여전하시네요. 여기 이렇게 한결같이 계셔 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말마디입니다. 일과표에 궤도에, 공동체의 관례와 규칙에 충실하기에 가능한 여전하고 한결같은 정주의 삶입니다.

 

이 또한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억지로가 아닌 하느님 사랑의 자발적 표현이 이런 수행생활의 충실입니다. 바로 사랑이 답입니다. 불가의 삼학三學인 계정혜戒定慧입니다. 바로 수행생활의 기초가 계율준수라는 것입니다. 우리식으로 말해 수덕생활의 기초위에 신비관상생활입니다. 

 

뿌리없이는 꽃도 없듯이 계율이나 계명, 법규나 규정 준수의 뿌리없이는 관상신비체험의 꽃도 없습니다. 그러니 가톨릭이든 불교이든 진정한 수행자는 계율이나 계명준수에 대한 항구한 열정적 사랑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예수님과 율법’이고, 신명기의 주제는 ‘하느님의 법’으로 일맥상통합니다. 예수님과 모세의 하느님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이분들의 하느님 사랑은 그대로 하느님의 법인, 율법사랑으로 표출됩니다. 애당초 이들 하느님의 법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법없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 하지만 역설적으로 법없어도 살 수 있는 착한 사람은 법없이는 약육강식의 세상을 살 수 없습니다. 사랑의 법이 그를 지켜줘야 착하고 약한 사람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법의 본질은 사랑임을, 사랑의 법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법이기이게 예수님의 율법 사랑은 단호합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크고 작은,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법이 없이 모두가 소중한, 포기할 수 없는 귀한 사랑의 법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모든 율법을 충실히 준수하는 사람이 하늘 나라에서 큰 사람이라 불릴 것이라 합니다. 

 

여기서 명심할 바 율법은 ‘사랑의 법’이라는 것입니다. 사랑은 분별의 잣대이며 율법의 완성이 됩니다. 율법 역시 사랑앞에는 상대화된다는 것입니다. 율법의 포기가 아니라 율법정신의 사랑을 살리는 것이며, 하여 율법의 완성입니다. 신명기의 모세가 강조하는 것도 하느님의 법의 실천입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이제 내가 너희에게 실천하라고 가르쳐 주는 규정과 법규들을 잘 들어라. 그래야 너희가 살 수 있고, 주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 그곳을 차지할 것이다.”

 

그대로 영적 이스라엘인 그리스도교 신자들인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전달되는 하느님의 법인 계명들이 아닙니까? 진정 하느님을 사랑하는 열정의 사람들은 그 사랑의 열정으로 기꺼히, 기쁘게, 자발적으로 하느님이 교회 공동체에 주신 규정이나 법규들을 듣고 실천합니다. 

 

이렇게 사랑의 수행자가 되어 하느님의 법을, 계명들을 듣고 실천할 때 주님을 닮아 순수하고 자유로운, 지혜롭고 자비로운 사람이 됩니다. 믿지 않는 이웃들 역시 정말 우리가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들임을 깨달을 것입니다. 주님은 모세를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주 우리 하느님같은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 있느냐? 이 모든 율법처럼 올바른 규정과 법규들을 가진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 있느냐?”

 

산상수훈을 통한 가르침에도 그대로 해당됩니다. 예수님을 통해 계시된 자비하신 아버지 하느님을 모신, 또 참 좋은 산상수훈의 하느님의 법을 지닌 위대한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들입니다. 

 

“너희는 오로지 조심하고 단단히 정신을 차려 너희가 두 눈으로 본 것들을 잊지 않도록 하여라.”

 

영성생활은 기억이자 습관이요, 봄이자 들음입니다. 하여 매일, 평생, 끊임없는 미사전례와 시간경 전례의 거행을 통해 보고 들은 것을 새롭게 기억하며, 이를 잊지 않도록 습관화하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 사랑의 계명들을 항구히 충실히 실천하는 사랑의 수행자. 사랑의 관상가로 살게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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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3.27 14:50
    주님, 저희가 매일 주시는 생명말씀으로 주님과 함께하는 습관을 통해 주님
    계명을 성실히 수행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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