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관계의 깊이 -무지에 대한 답은 끊임없는 회개뿐이다-2019.3.28. 사순 제3주간 목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r 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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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28. 사순 제3주간 목요일                                                                       예레7,23-28 루카11,14-23

 

 

 

주님과 관계의 깊이

-무지에 대한 답은 끊임없는 회개뿐이다-

 

 

 

어제 오랜만에 산전수전 온갖 고통을 다 겪은 자매가 온갖 잡다한 선물을 가득 안고 수도원을 찾았습니다. 말 그대로 부부가 죽을 고비의 지옥을 겪고 지금은 부활 천국의 삶을 살고 있는 분들입니다.

 

“지금은 우리 부부는 가장 행복하고 자유롭습니다. 그냥 함께 있어도 친구처럼 든든하고 편안합니다. 제가 살아나면서 건강을 찾음으로 집안 식구들이 모두 제자리를 찾아 건강해졌습니다.”

 

자매의 삶이 참 경탄스러웠습니다. 지금은 평생대학원에 등록하여 재활의학을 공부하고 있다 했습니다. 길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대로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살기위해 관계는 필수입니다. 관계는 존재입니다. 관계를 떠나선 살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무엇보다 영원한 도반이신 살아계신 주님과의 관계가, 주님과의 우정이 중요합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스치듯 언뜻 떠오른 강론 주제가 ‘주님과 관계의 깊이-무지에 대한 답은 끊임없는 회개뿐이다-'입니다. 참으로 주님과 관계의 깊이와 함께 가는 자유와 행복입니다. 이래야 세상 온갖 우상이나 환상의 유혹에 빠져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습니다.

 

늘 강조하다 시피 무지의 사람들입니다. 무지에서 파생되는 완고함이요 불순종입니다. 무지의 어둠에서, 완고함에서 벗어나는 길은 끊임없는 회개뿐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은 회개뿐입니다. 바로 사순시기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주님-예레미야-불순종의 완고한 백성들’, 그리고 복음의 주님-예수님-완고한 사람들’의 구조가 흡사합니다. 주님과 온전한 관계의 깊이로 제대로 된 사람은 예레미야와 예수님뿐입니다. 주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당대의 완고한 백성은 물론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예나 이제나 인간의 본질은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내 말을 들어라. 나는 너희의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길만 온전히 걸어라. 그러면 너희가 잘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걸었다. 그들은 앞이 아니라 뒤를 향하였다.”

 

성공적 삶의 여정과 실패의 삶의 여정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이것이 무지한 사람들의 정체입니다. 끊임없이 노력해야, 회개해야 제자리입니다. 저절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회개의 우선 순위가 주님의 말씀을 귀기울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듣는 경청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순종으로 주님을 따라 그 길을 온전히 걸어갈 때 주님과 깊어가는 우정의 관계에 성공적 삶의 여정이 됩니다. 

 

그러나 무지의 완고함으로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살 때 말그대로 괴물이나 폐인되기 십중팔구입니다. 어제 면담성사중 자매의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30여년간 살다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혼한 분입니다.

 

“지나고 보니 남편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나는 꼭 껍데기만 산 것 같아요.”

 

결혼생활이든 수도생활이든 날로 깊어지는 주님과의 관계, 너와 나의 관계가 아닌, 관계없는 무관한 껍데기의 삶이라면 너무나 허망하고 허전합니다. 예레미야서 마지막 말씀이 껍데기 삶을 사는 이들에게는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그들의 입술에서 진실이 사라지고 끊겼다.”

 

진실은 생명입니다. 진실하고 겸손해야 비로소 구원이요 사람입니다. 진실은 모방이 불가능하고 거짓은 변형이 불가능합니다. 회개를 통한 진실의 회복이 바로 구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을 때의 반응에서도 무지한 사람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들어납니다.

 

무지의 왜곡된 시선으로 몇 사람은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 하고, 다른 이들은 예수님을 시험하여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요구합니다. 이들의 무지를 깨우치신후 결론같은 말씀을 던지십니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주님과 함께 할 때 진실과 겸손의 회복이요 하느님의 나라의 실현입니다. 주님과 한편일 때, 주님과 함께 모아들일 때 무적無敵의 삶에 내적일치의 삶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이신 주님과 하나될수록 내외적분열에서 벗어나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살 수 있습니다. 바로 오늘 화답송 후렴과 복음 환호송이 오늘 말씀을 요약하며 우리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오늘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나는 너그럽고 자비로우니 이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새삼 무지에 대한 답은 회개뿐이며 회개의 우선적 순서는 경청임을 깨닫게 됩니다. 영성체전 사제가 바치는 두 기도문 후반부를 나누고 싶습니다.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이 좋아했던 기도문이고 저 또한 사랑하는 기도문입니다.

 

“이 지극히 거룩한 몸과 피로 모든 죄와 온갖 악에서 저를 구하소서. 그리고 언제나 계명을 지키며 주님을 결코 떠나지 말게 하소서.---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이 제게 심판과 책벌이 되지 않게 하시고, 제 영혼과 육신을 자비로이 낫게 하시고 지켜 주소서.”

 

미사시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모실 때 바치면 참 은혜로울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안에 내재한 온갖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시고 우리 모두 ‘빛의 자녀’로 건강한 영육靈肉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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