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인생 항해 여정-2019.5.4. 부활 제2주간 토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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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4. 부활 제2주간 토요일                                                                                        사도6,1-7 요한6,16-21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인생 항해 여정-

 

 

 

오늘 복음은 그대로 인생 항해 여정중에 있는 교회공동체를 상징합니다. 복음은 짧지만 참 풍부한 상징들로 가득합니다. 오늘 복음 방금전 내용은 예수님께서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후 열광하는 군중들을 피해 혼자서 산으로 물러가신 사실을 보여줍니다. 

 

예수님 “홀로 있다”는 말은 요한복음에서는 “아버지 하느님과 함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대다수 현대인들의 특징은 ‘힘들다’, ‘외롭다’, ‘아프다’로 요약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도 필요하지만 때로 예수님처럼 홀로 아버지 하느님과 함께 머물러 고갈되어 힘들고 외롭고 아픈 영육을 충전, 치유하는 관상의 휴식도 절대적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만이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 피신처, 정주처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하느님의 집 수도원 피정집을 찾아 옵니다

 

관상과 활동은 예수님의 자연스런 삶의 리듬이었습니다. 마치 ‘기도하고 일하라’는 분도수도회의 모토와 일맥상통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관상의 휴식후에 일어난 기적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 부재한 공동체가 얼마나 어둡고 불안하고 위태한지 보여줍니다. 

 

어둔 밤, 큰 바람이 불어 호수엔 물결이 높고 제자들이 탄 배는 풍전등화의 모습처럼 위태해 보입니다. 혼돈과 죽음의 세력과 폭력이 난무한 세상속에 포위된 인생항해여정중의 교회공동체를 상징합니다. 바로 이런 위기에 봉착한 제자들의 공동체와 함께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물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그대로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합니다.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은 언제 들어도 반갑고 고맙습니다. 위로와 치유, 격려가 됩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바로 수도원 십자로 예수님 부활상 아래 바위판에 새겨진 성구입니다. 참 많이도 인용했던 말씀입니다. 성서에 무려 365회 나오는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씀입니다. 외로워서 사람이듯 두려워서 사람입니다. 아무도 두려움과 불안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없습니다. 끝없는 심연의 어둠같은 두려움과 불안입니다.

 

“나다(I AM)”는 바로 탈출기(3,14)에 나오는 하느님 이름입니다. 바로 하느님과 하나이신 예수님의 정체를 보여줍니다. 영어로 하면 하느님의 의미는 더욱 분명해 집니다. "나는 너희를 위해 있다I AM for you", "나는 너희와 함께 있다I AM with you", 바로 ’너희를 위한for you’, ’너희와 함께하는with you’ 하느님이신 예수님이십니다. 늘 우리를 위해,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사랑의 하느님 예수님이십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그러니 두려움에 대한 답은 사랑의 예수님뿐입니다. 시편 23장1절,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에 이어 “주님은 나의 목자 두려울 것 없어라, 불안할 것 없어라. 걱정할 것 없어라, 부러울 것 없어라” 고백을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실 때, 인생항해여정중의 공동체란 배의 선장으로 모실 때, 비로소 안정과 평화임을 깨닫습니다. 복음의 마지막 구절이 의미심장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 들이려고 하는데,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다.’

 

주님과 함께 할 때 일어난 기적을 상징합니다. 우리의 힘들고 어려웠던 날들도 지나고 나면 순식간의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뒤늦게서야 바로 거기 주님이 함께 하셨음을 깨닫고 감사하게 되니 이 또한 기적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제자공동체란 배가 참 위태해 보입니다. 외부의 적도 문제지만 내부의 분열의 적이 더 문제입니다. 바로 그리스계 유다인들이 히브리계 유다인들에게 배급 문제로 불평을 터뜨렸을 때가 바로 파선 위기의 정점입니다. 내부 분열로 파탄직전의 제자들 공동체에 대한 사도들의 기민한 대처가, 분별의 지혜가 놀랍습니다. 바로 공동체의 중심에 계신 파스카 주님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놓고 식탁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를 맡기고,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

 

예수님 중심으로 한 지혜로운 역할 분담입니다. 주종관계, 상하관계, 우열관계의 역할분담이 아니라 평등한 파트너로서 상호보완의 역할 분담입니다. 이래야 주님 중심의 견고한 일치의 공동체로 온갖 장애물 가득한 인생항해여정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습니다. 결국은 공동체의 중심에 현존하시는 주님께서 주시는 분별의 지혜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지금까지 요셉수도공동체가 무사히 무수한 난관을 통과하여 여기까지 만 32년 동안 세상 바다를 항해할 수 있었던 기적도 순전히 주님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계속되는 수도인생항해여정입니다. “하루하루살았습니다” 라는 제 자작 좌우명 기도시가 바로 수도공동체의 성공적 인생항해여정의 비결을 보여줍니다. 특히 마지막 일곱째 연이 중요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공동체의 일치를 굳건히 해주시고, 우리 모두 성공적 인생항해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게 하시며, 끊임없이 우리를 격려하시고 위로하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마라.”(요한6,20ㄴ).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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