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빵 -파스카의 신비, 파스카의 영약靈藥-2019.5.7.부활 제3주간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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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7.부활 제3주간 화요일                                                                                   사도7,51-8,1ㄱ 요한6,30-35

 

 

 

생명의 빵

-파스카의 신비, 파스카의 영약靈藥-

 

 

 

5월5일 어린이날의 대체 공휴일로 지정된 어제 5월6일은 유난히 신록으로 빛났던 아름다운 하루였습니다. 부모와 놀러 나온 아이들도 눈에 많이 띄었던 날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아니 생전 처음만에 푸른 하늘, 신록의 초목들 보며 소리내어 불러본 어린이날 노래입니다. 아이들 노래도 들어보니 가사도 곡도 소리도 온통 신록으로 빛나는 느낌이었습니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나라에 일꾼/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세월흘러 나이들어 늙어도 하느님 안에서 파스카의 삶을 사는 이들의 영혼은 늘 신록의 어린이입니다. 육신은 노쇠해가도 영혼은 날로 새로워져가는 이들이 영원한 파스카의 사람들, 신록의 사람들, 영원한 생명을 사는 이들입니다. 참으로 어린이날 노래는 ‘파스카의 영성’으로 빛나는 동요임을 어제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주님의 파스카가 답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의 삶은 파스카의 삶입니다. 죽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과 하나 되어 사는 이들입니다. 어제 제 강론에 대해 두 자매와 주고 받은 문답도 생각납니다.

 

1.-“오늘 강론 말씀중 고통 중에 행복하다는 말씀, 의미 깊고 큰 울림을 주는 것 같아요.”

 “바로 파스카의 행복, 파스카의 기쁨입니다!”-

 

2.-“강론 너무 좋습니다. 성인들은 늘 고통이 있고 쉬지 못하고 고통과 함께 행복했다는 말씀 마음에 와닿네요.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찾는 순례, 오늘의 하늘길 사진도 강론 말씀과 통합니다.”

 “바로 파스카의 행복, 파스카의 기쁨이지요!!!”-

 

두분께 드린 똑같은 답글이 파스카의 행복, 파스카의 기쁨이었습니다. 정말 파스카의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망중에도 희망을 죽음중에도 생명을 어둠중에도 빛을 삽니다. 아니 파스카의 삶자체가 희망이요 생명이요 빛이요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어제 미사시 본기도와 영성체후 기도중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파스카의 영약으로  저희의 본성을 새롭게 하셨으니---”

“구원을 이루는 이 양식의 힘으로, 파스카 신비의 은혜를 저희 안에 가득 채워주소서.” 이어지는 오늘 미사중 영성체후 기도 첫부분입니다.

“주님, 파스카 신비로 새롭게 하신 주님의 백성을 인자로이 굽어보시어,---”

 

성인들은 물론 믿는 우리들도 파스카의 신비, 파스카의 기쁨, 파스카의 영약으로 살아 갑니다. 육신의 빵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하느님의 빵이 바로 생명의 빵입니다. 바로 예수님이 생명의 빵이자  파스카의 영약입니다. 어리석은 제자들은 주님의 말씀을 오해하여 육신의 빵으로 알고 청합니다.

 

“선생님, 그 빵을 늘 저희에게 주십시오.”

청할 때 예수님 주시는 명쾌한 말씀이 오늘 복음의 백미이자 생명의 빵에 대한 정답입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배고파 사람이고 목말라 사람입니다. 늘 마음 깊이에서는 하느님을 배고파 하는, 하느님을 목말라 하는 영혼들입니다. 하여 끊임없이 미사식탁을 찾는 믿음의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을 배고파하고 목말라 하는 바로 이것이 성소입니다. 언젠가 써놨던 고백시도 생각납니다.

 

“배고파 눈떴고/눈뜨면 배고팠다

 목말라 눈떴고/눈뜨면 목말랐다

 아파 눈떴고/눈뜨면 아팠다

 그리워 눈떴고/눈뜨면 그리웠다

 

이래서 지금도 여전히 새벽에 일어나 강론을 씁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어느 시인의 고백도 제 고백시와 일맥상통합니다. 이런 근원적 배고픔, 목마름, 아픔, 그리움을 일거에 해결해 주실 분은 오직 한분 하느님이신 생명의 빵, 파스카의 예수님뿐입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I AM the bread of life)”

 

바로 “아이 앰I AM”은 출애굽기에서 모세에게 계시된 하느님의 이름입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은 하나이심을 알려 주는 위 말씀입니다. 이런 생명의 빵, 파스카의 영약인 파스카의 예수님과의 일치만이 우리의 근원적 욕구를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생생히 빛나는 모범이 오늘 제1독서의 스테파노입 니다. 파스카의 주님과 놀라운 일치의 절정을 보여주는 순교 직전 성령충만한 스테파노에 대한 다음 묘사입니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환시중에 자기를 환대하시는 파스카의 예수님을 본 스테파노입니다. 이어 예수님의 임종기도를 그대로 닮은 스테파노의 참 거룩하고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스테파노의 전 삶을 요약하는 임종기도입니다. 과연 여러분의 임종어는, 임종기도는 무엇이겠습니까?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바로 파스카의 은혜입니다. 생명의 빵이신 파스카의 예수님과의 깊은 일치가 이런 임종기도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하느님의 섭리가 오묘합니다. 하느님 섭리의 도구가 예수님의 순교를 목격한 장차 바오로 사도가 될 사울입니다. 순교자의 피는 믿음의 씨앗입니다. 스테파노의 거룩한 죽음과 임종기도가 사울에게 결정적 충격이자 성소의 계기가 되었음을 깨닫습니다.

 

며칠전의 감사한 마음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프린터기가 고장나 원장수사에게 수리를 부탁했고 귀원하여 보니 수리후 제 은경축 상본이 A4 용지에 출력되어 있었습니다. 즉시 게시판에 붙여 놓았고 한 눈에 들어오는 파스카 영성의 대가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자 제 좌우명이었습니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필립1,21ㄱ).

 

생명의 빵이신 주님과 하나되어 사셨던 사도 바오로의 고백입니다. 생명의 빵, 파스카의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시어 우리의 배고픔과 목마름을 일거에 해결해 주시고 신록의 기쁨으로 빛나는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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