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시오.” -참 매력적이고 순수한 파스카의 삶-2019.5.11. 토요일 성 오도(879-942), 성 마욜로, 성 오딜로, 성 후고와 복자 베드로 베네라빌리스, 클뤼니 수도원의 아빠스들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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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11. 토요일 

성 오도(879-942), 성 마욜로, 성 오딜로, 성 후고와 복자 베드로 베네라빌리스, 클뤼니 수도원의 아빠스들 기념일

사도9,31-42 요한6,60-69

 

 

 

“일어나시오.”

-참 매력적이고 순수한 파스카의 삶-

 

 

 

누가 참 매력적이고 순수한 사람입니까?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입니다. 말그대로 파스카의 사람입니다. 참 많이 인용했던 다음 일화이기도 합니다. 어느 구도자가 수도원을 찾아 노수도승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십시오. 넘어지면 일어나고, 넘어지면 일어나고---이렇게 살면 됩니다. 넘어지는게 죄가 아니라 절망이나 자포자기로 일어나지 않는 게 죄입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영적 탄력좋은 파스카의 삶이 참 매력적이고 순수한 삶입니다.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사는 것입니다.”

 

요지의 일화입니다. 또 가톨릭 다이제스트 5월호에서 읽은 일화, 일부분을 나누고 싶습니다.

 

‘첫 만남에서 자신의 작품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서른이 넘은 이 사람의 눈이 반짝거렸다. 그동안 만났던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들에게서는 보지 못했던 순수함에 끌려 세 번 만나고서 결혼을 마음 먹었다.

---요즘 가끔 남편이 묻는다. “당신은 그때 왜 나랑 결혼했어? 나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는데” 이 사람은 30년 전 자기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순수한 사람이었는지를 모른다.’

 

누구나 소망하는 바 참 매력적이고 순수한 사람일 것입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도 참 매력적이고 순수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녹슬지 않고 늘 순수한 열정으로 반짝이는 사람입니다. 웅덩이에 썩은 고인물이 아니라 늘 맑게 흐르는 냇물같은 순수와 열정의 사람입니다. 이런 모습은 당장 눈에 띕니다.

 

그러나 자포자기, 희망을 잃은 듯 되는 대로 사는 이들도 있습니다. 사는대로 생각한다 합니다. 생각없이 그저 후줄근한 모습으로 사는 이들도 많습니다. 자기를 방치한 모습입니다. 나이들어 갈수록 부지런히 노력하고 옷도 외모도 각별히 챙겨 단정히 해야 합니다. 호화롭게 사치스럽게 치장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소중히 여기라는 것이요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순수와 열정의 자세를 잃지 말자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소홀히 방치하면 남들도 나를 소홀히 여기며 무시합니다. 속된 말그대로 ‘인간쓰레기’ 취급을 받기도 할 것입니다. 참으로 자기존엄과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영적 삶이 언제나 넘어지면 일어나 곧장 새롭게 시작하는 탄력좋은 파스카의 삶입니다. 이런 이들이 진정 나이에 상관없이 늘 푸르고 매력적인 순수와 열정의 사람들입니다.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을 만날 때, 날로 파스카의 예수님과의 일치가 깊어가면서 파스카의 예수님을 닮아갈 때 이런 매력적이고 순수한 삶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과 독서의 주인공 베드로가 그 빛나는 모범입니다. 세 번 예수님을 부인했지만 그때마다 일어나 다짐을 새로이 했기에 순수와 열정의 매력적인 베드로가 되었습니다. 주님으로부터 세 번 사랑을 다짐 받을 때도 내심 주님 사랑의 결의를 새로이 했을 것입니다. 

 

하여 수도원 십자로 예수님 부활상 배경의 신록의 단풍나무처럼 늘 예수님의 푸른 사랑의 배경이 되어 주님 중심의 삶을 살았던 베드로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베드로의 혜안慧眼이 놀랍습니다. 이 또한 탄력좋은 파스카 삶의 은총입니다. 제자들 대다수가 주님을 떠날 때 예수님과 열두 제자를 대표한 베드로의 대화가 이를 입증합니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베드로를 위시한 열한 제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물음입니다. 베드로의 통쾌한 답변입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는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내심 외롭고 쓸쓸했을 주님은 베드로의 명쾌한 답변에 많이 감동하셨을 것이고 큰 위로를 받았을 것입니다. 알렐루야 복음 환호송이 이를 간단히 요약합니다. 그대로 우리의 고백으로 삼아도 참 좋을 것입니다.

 

“주님, 당신 말씀은 영이며 생명이시옵니다. 당신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나이다.”

 

이런 파스카의 예수님과 함께 하는 우리 분도회의 정주서원의 삶입니다. 참으로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의 삶일 때 안주가 아닌 정주의 삶에 예수님과의 우정도 날로 깊어갈 것입니다. 바로 이런 심정을 대변한 제 좌우명 자작시 첫연의 고백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하늘 향한 나무처럼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덥든 춥든, 

봄, 여름, 가을, 겨울

늘 하느님 불러 주신 이 자리에서

하느님만 찾고 바라보며 정주(定住)의 나무가 되어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살다보니 작은 나무가 

이제는 울창한 아름드리 하느님의 나무가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오늘 분도수도회에서 기념하는 10-13세기 프랑스의 클뤼니 수도원의 위대한 성인 아빠스들 역시 그 빛나는 모범입니다. 클뤼니 수도원이 휘하에 2000개의 예속 수도원을 두고 250년 동안 전성기를 누렸던 것도 정주의 파스카 삶에 충실했던 오도, 마욜로, 오딜로, 후고, 베드로 베네라빌리스의 다섯분 성인 아빠스들 덕분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의 선택은 옳았습니다. 그대로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과 일치되었기에 저토록 당당하고 매력적인 모습입니다. 그대로 참 좋은 최고의 선물, 부활하신 주님을 선물할 때 발생하는 기적입니다. 베드로를 통하 파스카의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기적입니다. 새삼 파스카의 예수님과 일치될수록 순수와 열정의 매력적인 삶임을 깨닫습니다.

 

“애네아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고쳐 주십니다. 일어나 침상을 정돈하십시오.”

 

중풍에 걸려 8년이나 침상에 누워지냈던 애네아스는 곧장 일어납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자포자기로 누워있다면 곧장 일어나 주변을 정리정돈하며 새롭게 시작하십시오. 이래야 순수와 열정의 회복에 매력적인 삶입니다. 이래야 인간 쓰레기 취급 받지 않습니다. 내가 날 방치하여 함부로 막 살 때 다른 이들도 나에게 그렇게 대합니다.

 

“타비타, 일어나시오.”

 

그대로 베드로를 통한 파스카 예수님의 다정한 명령입니다. 타비다 대신 내 이름을 넣어 되뇌이면서 절망, 원망, 실망의 삼망 상태에 있다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한 두 번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평생 이렇게 사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나와의 평생 영적전투의 요체입니다. 

 

이래야 영적탄력의 지속입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도 늘 신록의 영혼으로 매력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참으로 탄력 좋은 늘 푸른 삶을 살게 하십니다. 우리가 평생 날마다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가 새삼 참 매력적인 순수와 열정의 삶의 원천임을 깨닫습니다. 다음 시편 말씀처럼 찬미와 감사의 삶에 항구할 때 늘 푸른 매력적인 파스카의 삶입니다.

 

“내게 베푸신 모든 은혜, 무엇으로 주님께 갚으리오? 구원의 잔 받들고, 주님의 이름을 부르리라.”(시편116,12-1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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