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일치의 여정 -길, 진리, 생명-2019.5.17. 부활 제4주간 금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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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17. 부활 제4주간 금요일                                                                            사도13,26-33 요한14,1-6

 

 

 

주님과 일치의 여정

-길, 진리, 생명-

 

 

 

새벽 문을 열고 밖에 나와 호흡하는 순간 아까시아 꽃 그윽한 향기가 가슴 가득 들어왔습니다. 문득 어제 읽은 옛 사막교부 조시마에 대한 일화가 생각났습니다. 

 

-“복된 조시마는 온시간 말씀들을 읽는 것을 사랑했다. 그들은 거의 그가 숨쉬는 공기와 같았다. 그가 모든 덕의 열매를 얻은 것도 이런 말씀들로부터 였다.”-

 

장로는 늘 말씀들을 읽는 것을 사랑했고, 말씀들은 그가 숨쉬는 공기와 같았다는 것입니다. 역시 사랑이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말씀을, 기도를, 수도생활을, 정주를, 공부를, 노동을, 순종을, 청빈을, 겸손을, 침묵을, 고독을 사랑하고, 또 자연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이웃 형제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모두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분도 성인도 금식을 사랑하고, 순결을 사랑하라 했습니다. 이렇게 사랑할 때 이런 덕목들은 그대로 우리의 삶이 될 것입니다. 결론하여 분도 성인은 '아무 것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말라.' 말씀하셨습니다. 사랑에 이어 믿음입니다. 오늘 복음의 서두 말씀입니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두려움이나 불안은 믿음 부족에서 연유합니다. 주님과 일치의 여정은 그대로 믿음의 여정이자 사랑의 여정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주님의 말씀이 믿음 약한 우리를 분발케 합니다. 주님과 깊어가는 믿음의 관계와 더불어 일치의 여정도 더욱 깊어갈 것입니다. 

 

삶은 전쟁입니다. 영적 전쟁입니다. 참으로 “믿음으로” 치열한 영적전쟁중인 세상속의 형제자매들입니다. 참으로 힘든 환경 중에도 60대 초반에 초인적 노력의 야학으로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 합격했다는 한 자매의 소식에 감동했습니다. 합격증서 사진과 더불어 교육감과 악수하는 사진도 카톡으로 보내 줬습니다. 다음 주고 받은 카톡 내용입니다.

 

-“찬미 예수님, 신부님과 주님께서 도와 주셨습니다. 신부님 기도와 격려 고맙습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그 어려운 시험 어떻게 합격하셨습니까? 장하십니다. 천재십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자매님과 가족 모두에게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대한민국에 검정고시 동문이 200만명이랍니다. 누구든 도전하면 합격입니다. 신부님 항구한 기도 고맙습니다. 조희연 교육감님께서 참석한 합격자 모두와 악수하시고 합격증서 주셨습니다. 감사미사봉헌해 주세요.”-

 

참 어려운 중에도 주님을 삶의 중심에 두고 치열하게 살아 온 자매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드리는 매일미사에 얼마나 많은 이들의 간절하고 절실하고 고달프고 애닲은 사연과 소망이 담겨있는지 모릅니다. 참으로 주님과 일치의 여정에 항구하지 않으면 참으로 살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혹자는 운동은 취미가 아니라 생존이라 했습니다. 살기위해 운동한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기도도, 말씀도, 사랑도, 믿음도 취미가 아니라 생존입니다. 살기위하여, 주님과 하나되어 힘을 얻어 살기 위하여 기도요 말씀이요 사랑이요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자주 썼던 용어가 “살기 위해서”입니다. 저 역시 날마다 '살기위하여' 날마다 강론을 씁니다.

 

건강도 행복도 참으로 주님을 찾는 본질적인 삶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선물입니다. 그러니 주님과의 일치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한 것이 답입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토마스 덕분에 참 귀한 말씀을 만납니다.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토마스는 길을 물었는 데 우문현답이 되고 말았습니다. 바로 길이신 주님을 앞에 두고 물었으니 말입니다. 세상에 길들도 많고 많은 데 참 길은 주님 하나뿐입니다. 바로 어딘가 저기에 있는 길이 아니라 눈만 열리면 곧장 지금 여기서 시작되는 하느님께 나있는 하늘길 예수님입니다. 하여 제가 수도원길을 하늘길이라 칭하며 각별히 사랑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이 한구절이 요한복음을 요약합니다. 길을 잃어 미아가 될 때 방황이요 혼란입니다. 진리를 잃을 때 거짓속에 휘말려 참 나를 잃습니다. 죽임의 문화가 판치는 세상에 살림의 주님께 뿌리 내려야 충만한 생명입니다.

 

진리의 길, 생명의 길은 주님뿐입니다. 주님과 일치가 깊어지면서 우리 역시 길이 되고 진리가 되고 생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래야 저절로 건강과 행복도 뒤따릅니다. 길 잃어 방황하는 사람들이요, 거짓과 죽음이 판치는 세상입니다. 유일한 답은 길이자 진리이자 생명이신 주님과 일치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하는 것뿐입니다. 바로 그 빛나는 모범이 바오로 사도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은 어제에 계속 이어지는 바오로 사도의 열화와 같은 설교입니다. 주님과 깊은 일치를 보여주는 바오로의 설교입니다. 마지막 부분이 설교의 절정입니다.

 

“우리는 여러분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다시 살리시어 선조들에게 하신 약속을 그의 후손이 우리에게 실현시켜 주셨습니다.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우리의 영원한 메시아가 되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길이며 진리이며 생명이신 당신과의 일치를 날로 깊게 하시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늘나라의 행복을 살게 하십니다. 저절로 나오는 행복기도입니다.

 

-주님/눈이 열리니/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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