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 -모든 사랑의 수행들-2019.6.21.금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1568-1591)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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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21.금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1568-1591) 기념일

2코린11,18.21ㄷ-30 마태6,19-23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

-모든 사랑의 수행들-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사람들이 참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내적부요의 사람들입니다. 충만한 기쁨과 깊은 평화가 있습니다. 하루하루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고 주어진 삶입니다. 하늘에 쌓아둔 보물들은, 선행과 자선 등 모든 사랑의 수행들의 보물들은 하늘의 별들이 되어 우리를 환히 비춰주고 보호해 주고 하느님께 인도해 줍니다. 이런 이들은 마음도, 눈도, 얼굴도, 몸도 사랑과 순수로, 기쁨과 희망으로 빛납니다. 이런이들이야말로 정말 살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간곡한 당부 말씀입니다.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들어와 훔쳐간다.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한다.”

 

너무나 간명하고 분명한 말씀입니다. 땅과 하늘의 대조가 뚜렷합니다. 땅이 아닌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 하십니다. 하늘보고 기도하라고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고 어디나 눈들면 하늘이고 하여 직립인간의 사람들입니다. 

 

땅에 보물을 쌓는 사람들은 지혜로운 사람들 같으나 어리석은 탐욕의 사람들입니다. 채워도 채워도 부족할 뿐이고 걱정도 두려움도 늘어납니다. 소유할수록 행복한 것이 아니라 소유에 노예되어 행복하기 힘듭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이 아니라 내 중심의 삶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을 잊고 이웃을 잊고 탐욕의 눈먼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은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사람들입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활짝 열린 개방의 사람, 무욕의 사람입니다. 하느님 찬미의 사람들이요 이웃을 향한 선행과 자선의 사람들입니다.

 

바로 성인들이 참 좋은 모범입니다. 참으로 평생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을 살았던 성인들입니다. 경천애인,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했던 성인들입니다. 오늘 기념하는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는 부유한 귀족 집안에 태어나 예수회에 입회하여 신학생 시절, 흑사병에 앓던 이들을 간호하다 감염되어 23세 짧은 나이로 선종한 성인입니다. 그대로 하늘에 보물을 쌓은 선행의 삶이었습니다. 이또한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많이 살고 적게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땅에 보물을 쌓는 탐욕의 삶이었다면 참으로 헛되고 허무한 삶일 것입니다. 하늘에 들어갔을 때 주님께서 내 하늘 창고를 열어 보여 주실 때 텅 비어 있다면 얼마나 후회되고 부끄러울까요? 후회해도 늦습니다.

 

그러니 많이 살고 적게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하늘에 보물을 잘 쌓고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것은 땅의 보물이 아니라 하늘에 보물입니다. 하루하루 하느님을 사랑하여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에 충실한 삶이, 이웃을 사랑하여 선행과 자선의 삶에 충실한 삶이 바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입니다.

 

하루하루가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고 선물로 주어진 삶입니다. 삶이 허무하고 무의미하고 기쁨과 평화가 없는 것은 하늘에 보물을 쌓지 않기 때문입니다. 땅에 보물을 쌓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늘에 보물을 쌓을 수 있습니까? 결코 비상하거나 비범한 삶이 아닙니다. 아주 평범합니다. 마음의 눈만 열리면 곳곳에 기회는 널려있습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이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입니다. 사람마다 그 양상은 다 다릅니다. 오늘 제1독서 코린토 2서에 나오는 바오로 사도의 고난이 참으로 큽니다. 끝없는 고난의 연속입니다. 그리스도의 일꾼으로서 그리스도 때문에, 복음 때문에 겪는 고난입니다. 이 또한 바오로 사도에겐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입니다. 그러니 고난중에도 기쁨과 평화가 행복이 있습니다. 숨겨진 기쁨, 이런 기쁨이 영원합니다. 흡사 바오로의 고난을 열거하는 모습이 기쁨의 고백, 자랑처럼 느껴집니다. 그리스도 때문에 바오로가 겪은 하늘에 쌓은 고난의 보물들을 열거해 봅니다.

 

수고, 옥살이, 매질, 죽을 고비. 돌질, 파선, 강물의 위험, 강도의 위험, 동족에게서 오는 위험, 이민족에게서 오는 위험, 고을에서 겪는 위험, 광야에서, 바다에서, 거짓 형제들에게서 오는 위험 끝이 없습니다. 수고와 고생, 잦은 밤샘, 굶주림과 목마름, 잦은 결식, 추위와 헐벗음 모두가 주님 때문에 겪는 고난이기에 그대로 하늘에 쌓여지는 보물들입니다. 하늘에 쌓인 보물들 바로 이것이 바오로는 물론 우리가 주님 때문에 겪는 고난의 의미입니다. 자신의 약함도 하늘의 보물임을 깨달았기에 약함을 자랑하는 바오로입니다.

 

"내가 자랑해야 한다면 나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들을 자랑하렵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은 결코 비범하지 않습니다. 하느님 사랑의 표현들인 선행, 자선은 물론 모든 일상의 수행들이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기도하고 일하고 공부하고---모든 사랑의 수행들이 하늘에 보물을 쌓는 일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이 평생 매일 끊임없이 세상을 위해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기도도 하늘에 보물을 쌓는 일이며 제가 매일 쓰는 강론도 하늘에 보물을 쌓는 일입니다. 각자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 주신 사랑의 수행에 충실하는 모든 이들 역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늘에 보물을 쌓아 갈 때 마음은 하늘에 있게 되어 더욱 순수해지고 자유로워집니다. 세상에 사나 하늘에 속한 자유인이 됩니다. 눈은 마음의 거울입니다. 눈은 몸의 등불입니다. 마음이 맑으면 눈도 몸도 맑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맑으면 온몸도 환하고,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도 어두울 것이다.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

 

무지의 어둠입니다. 마음이 어두울 때 눈도 몸도 어둬지고 온갖 병도 생깁니다. 마음이 밝고 맑을 때 눈도 몸도 밝고 맑아져 무지의 어둠도 사라지고 영육의 병도 치유됩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을 때 마음은 하늘에 있게 되어 순수해지고 자유로워 지니 마음의 순수와 자유가 영육의 건강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게 됩니다. 마음이 욕심으로 땅에 보물을 쌓다 보니 순수와 자유도 잃고 마음도 눈도 몸도 어두어져 그토록 병도 많은 것입니다.

 

우리 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도 있습니다. 부단히 하늘에 보물을 쌓을 때 하늘 마음의 순수와 자유요, 눈도 몸도 맑고 밝아져 기쁨과 평화에 저절로 영육의 건강이요 내적부요와 행복의 삶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역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시간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마음과 눈과 몸을 정화하여 맑게 하시고, 하늘에 보물을 쌓는 자발적 사랑의 수행에 항구하고 충실하게 해 주십니다.

 

"하느님, 내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내 안에 굳센 정신을 새로이 하소서."(시편51,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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