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삶의 열매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안다-2019.6.26.연중 제12주간 수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2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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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26.연중 제12주간 수요일                                                                     창세15,1-12.17-18 마태7,15-20

 

 

 

참 삶의 열매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안다-

 

 

 

열매에도 향기가 있습니다. 봄꽃 향기도 좋지만 가을 배밭 익어가는 배 열매들의 향기는 더욱 그윽하고 깊고 편안합니다. 참 삶을 살았던 노년의 열매의 향기도 이러할 것입니다. 술도 잘 익어 숙성熟成할 때 발효의 향기요 음식도 상하면 부패의 악취입니다.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듯이 좋은 사람이 좋은 열매를 맺습니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소주제입니다. 제1독서 창세기의 소주제는 ‘하느님께서 아브라함과 계약을 맺으시다.’ 입니다. 서로 은연중 관련되고 있음을 봅니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알 듯이 언행을 보면 사람을 압니다. 사람이, 삶이 좋아야 그 열매인 생각도 말도 글도 행위도 좋습니다. 하느님께서 계약을 맺는 대상의 아브라함이라면 그 사람의 됨됨이는 말할 수 없이 참될 것입니다.

 

인간의 부류를 서술하는 데에 적용되는 열매의 표상은 이미 구약 성경 특히 지혜문학 전통에서부터 즐겨 이용되어 왔습니다. 이것은 마태복음에서도 중요한 구실을 합니다. 집합적 단수이든 복수이든 열매는 말이나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구체적 품행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품행이 예언자들이 하는 활동의 진실성 여부를 식별하게 해줍니다.

 

열매에 대한 긍정적 표상은 동서고금이 일치합니다. 한자 열매 ‘실實’ 자가 들어가는 기분 좋은 낱말도 많습니다. 진실하다, 성실하다, 충실하다, 견실하다, 건실하다, 신실하다, 착실하다 등 모두 속이 꽉차있는 참 사람을 지칭하는 말마디들입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참 이란 말도 많이 씁니다. 참 예언자, 참 사람, 참 말, 참 행복, 참 평화 등, 참에는 언제나 반대의 거짓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봅니다. 또 앞에 순이란 말도 흔히 씁니다. 순복음 교회, 순두부 등 오염되지 않은 본래의 순수를 선호하는 사람들입니다. 거짓에, 가짜에 너무 시달려 온 탓인지도 모릅니다. 예수님 역시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라 하십니다. 모두가 참 예언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게걸든 이리들이다.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 수 있다.”

 

예수님 당대에 거짓 예언자들이 많았음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100년경 시리아에서 쓰여진 디다케에 보면 거짓 예언자들의 식별기준이 나옵니다. 

 

“사도는 하루 동안만 머물러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이틀을 머물러도 됩니다. 그렇지만 사흘이나 머물면 그는 거짓 예언자입니다. 사도가 떠날 때는 다음 머물 곳을 찾을 때까지 필요한 빵 밖에는 가지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돈을 요구한다면 그는 거짓 예언자입니다. 영으로 말한다고 모두가 다 예언자가 아니라, 오직 주님의 생활태도를 지녀야만 예언자입니다. 진리를 가르치는 자라도 진리를 행하지 않으면 그는 거짓 예언자입니다. 거짓 예언자와 참 예언자는 그 생활태도로써 밝혀 집니다.”

 

언행일치의 사람이 참 사람의 참 예언자라는 것입니다. 삶의 모범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대부분 보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표리부동,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되지 말고 언행일치의 진실한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열매는 나쁜 열매를 맺습니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열매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설명이 필요없는 너무나 자명한 이치입니다. 하여 모든 수행이 목표하는 바도 좋은 나무 같은 참 사람이 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삶이 좋아야 생각도 말도 글도 행동도 좋습니다. 좋은 삶에 앞서는 것이 좋은 마음입니다. 모든 것이 마음에서 나오기에 마음의 순수가 우선입니다. 끊임없는 수행을 통한 마음의 순수입니다. 

 

요즘 회자되는 말이 인성교육입니다. 인성은 타고 나는 것인가 교육되는 것인가 묻게 됩니다. 항구한 수행이 답입니다. 부단한 수행을 통한 노력과 주님의 은총으로 마음의 순수요 인성 또한 변할 수 있다는 희망입니다. 하여 우리의 분발을 촉구하는 주님의 일종의 충격요법의 경고성 말씀입니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잘려 불에 던져진다.”

 

타고난 좋은 인성의 나무에 좋은 열매가 아니라,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 누구나 지극정성의 항구한 수행의 노력만 있다면 좋은 인성에 좋은 열매의 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합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진리를 사랑하여 수행의 노력에 정진할 때 마음의 순수요 자유입니다. 이런 순수한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좋은 열매의 생각, 말, 글, 행동일 것입니다. 

 

그러니 참으로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여 끊임없이 평생 매일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전례 수행이 좋은 열매를 위한 좋은 마음의 형성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주는 고마운 수행인지 깨닫습니다. 하여 참으로 진실하고 성실하고 충실한 삶에 좋은 열매 풍성한 삶일 것입니다. 일체의 거짓이나 가짜가 발붙일 수 없습니다.

 

바로 이런 참 삶의 모범이 오늘 제1독서 창세기의 아브람과 교회의 무수한 성인들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가 그 사람의 진실성을 보장합니다. 하느님은 주도권을 잡으시고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아브람과 계약을 맺으십니다.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너의 방패다. 너는 큰 상을 받을 것이다.”이어 둘 사이의 친밀한 대화의 기도가 오가고 마침내 아브람이 주님을 믿으니, 주님께서는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십니다. 이어 하느님은 아브람과 계약을 맺으십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과의 깊어가는 관계가 좋은 마음, 좋은 삶, 좋은 열매에 결정적 요소임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매일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참 사람이 될 것이며, 평생공부가 주님을 배워 닮아가는 참 사람이 되는 공부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을 닮아 참 사람이 되어가는 예닮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15,4.5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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