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반려자 -주님과의 영적 우정-2019.7.22.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l 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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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22.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아가3,1-4ㄴ 요한20,1-2.11-18

 

 

 

영원한 반려자

-주님과의 영적 우정-

 

 

 

참 향기는 영혼의 향기요 참 아름다움은 영혼의 아름다움입니다. 이른 새벽 집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향기에 멈칫했습니다. 참 좋은 분이 뒤늦게 제 사제수품 30주년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선물한 동양란 향기였습니다. 역시 향기맡고 바라본 꽃이었습니다. 

 

크고 요란 화려한, 그러나 향기 없는 성전 안의 서양란과는 너무 대조적이었습니다. 아무리 크고 화려해도 서양란이 웬지 공허하고 허전함은 향기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꽃은 작아 눈에 띄지 않아도 호흡할 때 마다 은은한 향기는 깊은 여운을 남기며 마음을 훈훈하고 따뜻하게 적십니다.

 

즉시 영혼의 향기를 연상했습니다. 영혼의 향기, 존재의 향기, 겸손의 향기, 한마디로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영혼의 영원한 반려자, 동반자, 친구인 그리스도입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안에서 만나는 하느님입니다. 참으로 영혼의 영원한 반려자 그리스도와의 우정이 깊어갈수록 영혼은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고 영혼의 향기또한 더욱 그윽해질 것입니다.

 

사람이라고 다 똑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간혹 영혼이 없는, 무사유의 생각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악은 여기에 기생합니다. 육신보다 더 잘 돌보고 가꿔야할 영혼인데 그냥 방치함으로 욕망은 왕성한데 영혼은 참으로 허약해진 존재감 없는 경우도 참 많을 것입니다. 영혼에 관계된 몇편의 시도 나눕니다.

 

-“참 멋지다/초연하다

지날 때 마다/돌아보는/회심정回心亭 정자옆/자귀나무꽃 

늘 향기 맡고 찾아 내는 꽃/은은하고 그윽한 향기

침묵의 향기/겸손의 향기/존재의 향기

영혼의 향기/그리스도의 향기/나도 그렇다.”-2019.7.12

 

-“늘/하늘에 닿아있는/고요한 산 능선들

내 영혼/늘/하느님께 닿아있는/고요한/산 능선이고 싶다.”-1997.4.18.

 

-“불편한 다리지만

기쁨 가득/새처럼

나는 듯 걷는다/걷는 듯 난다

영혼의 양 날개/찬미와 감사로!”-2019.7.21.

 

이처럼 참 귀하고 소중한 영혼입니다. 영혼을 아름답고 튼튼히 돌보고 가꾸는데, 영혼의 성장과 성숙에 최고, 최상의 방법은 ‘영혼의 영혼’인 영원한 반려자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뿐입니다. 참으로 남녀를 초월하여 영혼은 생래적으로 그의 영원한 반려자 그리스도를, 하느님을 찾는 법입니다. 너무나 자연스런 영적 욕구입니다. 

 

어제는 참으로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환대의 영성’이란 강론 주제에 맞다 싶어 참으로 많은 영혼들에게 카톡으로 아름다운 백합꽃 사진과 함께 “백합꽃 아침인사 받으세요!” 축복을 가득 담아 아침인사를 전했습니다. 환호하는 영혼들의 반응에 새삼 영혼의 실재를 실감했습니다.

 

-“아름다운 꽃으로 아침맞이를 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언제나 이 백합꽃처럼 소리없이 아름다움을 전해 줄 수 있는 영혼이 될런지요.”

“자매님 영혼은 백합꽃보다 더 예뻐요!”

“ㅎ 신부님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 새롭게 힘이 납니다.”-

 

-“너무 너무 예뻐요. 저도 이렇게 주님 앞에 이쁘게 살아야겠는데---가끔 남편 욕도 하고 뒷담화도 해요.”

“그래도 자매님 영혼은 백합꽃보다 더 예뻐요!”

“늘 이렇게 신부님의 응원과 기도에 제가 힘을 얻습니다.”-

 

-“와---신부님 너무 예뻐요! 비가 추적추적 오는데 이렇게 예쁜 꽃을 보니 마음이 밝아지네요. 감사합니다.”-

 

-“아! 감사합니다. 너무 기분전환이 되네요.”-

 

참으로 아름다운 영혼의 자매들입니다. 누구나 공통적으로 타고난 아름다운 영혼에 대한 욕망입니다. 참으로 향기로운 아름다운 영혼으로 살고 싶은 욕망입니다. 사실 세상에서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아름다운 존재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영혼입니다. 그러니 영혼이 그 영원한 반려자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찾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영적 본능인 것입니다. 바로 우리 인간 영혼의 근본욕구를 반영하는 화답송 시편입니다.

 

“하느님, 당신은 저의 하느님, 저는 새벽부터 당신을 찾나이다. 제 영혼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물기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에서, 이 몸은 당신을 애타게 그리나이다.”

 

영혼의 목마름을, 배고픔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하느님이신 그리스도뿐입니다. 오늘 아가서의 신부역시 영원한 반려자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찾는 영혼의 고백입니다.

 

“나는 잠자리에서 밤새도록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아다녔네. 그 이를 찾아다녔네.---그들을 지나치자마자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았네.”

 

아무리 사랑하는 이성도, 연인도, 배우자도 늘 허전하고 목마른 것은 바로 이런 영혼의 영원한 반려자 그리스도께 대한 목마름 때문입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이도 채워줄 수 없는 근원적 목마름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마리아 막달레나는 수도자들은 물론 하느님을 찾는 모든 영혼들의 모범입니다. 참으로 집요하게 세상 끝까지 사랑하는 영혼의 연인이자 친구인 그리스도를 찾아나선 영혼을 상징하는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향기로운 영혼의 사람인지요. 오늘 감사송을 잘 읽어 보세요. 늘 그리스도와 함께 했던 마리아 막달레나의 영혼입니다.

 

결국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은 우리 영혼과 그리스도와의 영적우정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날로 깊어가야 하는 그리스도와의 영적 우정입니다. 이를 위해 평생 매일 끊임없이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 수행에 전념하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아니 수도자들뿐 아니라 하느님을 찾는 모든 영혼들이 그리스도와의 영적 우정을 날로 깊이하기 위해 항구히 노력합니다. 예수님과 마리아 막달레나의 만남 장면은 늘 읽어도 감동입니다.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

“마리아야!---라뿌니!”-

 

말그대로 영원한 반려자 그리스도와 영혼과의 감동적인 만남을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영혼이 살아야 합니다. 영혼이 건강해야 합니다. 영혼이 살아야 건강해야 육신도 살고 건강해집니다. 영원한 반려자, 영혼의 영혼이신 그리스도와 영혼과의 날로 깊어가는 관계가 영혼을 튼튼히 건강하게 합니다. 아름다운 영혼, 향기로운 영혼이 되게 합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믿는 이들의 유일한 삶의 목표이자 의미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그리스도 예수님과 우리 영혼이 사랑의 일치를 이루는 복된 시간입니다. 주님과의 영적 우정을 깊이하는 데 미사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그러니 주님을 사랑하듯 이웃 영혼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사랑하도록 합시다. 세상에 어떤 형태로든 ‘갑질’보다 영혼을 천박하게 만드는 것도 없습니다. 영혼의 영원한 반려자 그리스도께 대한, 이웃 영혼들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이 아름답고 기품있고 향기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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