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 -주님과 우정友情의 여정-2019.8.20.화요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1090-1153)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ug 20,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9.8.20.화요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1090-1153) 기념일

                                                                                                                      판관6,11-24ㄱ 마태19,23-30

 

 

 

늘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

-주님과 우정友情의 여정-

 

 

 

어제 휴가를 가는 주방장 형제와 나눈 유머스런 인사가 유쾌했습니다. 가정이 있는 형제로 은퇴후 수도원에서 주방 봉사를 하고 있는 참 고마운 형제입니다. 이분을 대할 때면 정말 하느님이 보내 주신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복음 선포차 휴가가 아닙니까? 복음 선포 잘 하고 오십시오.”

 

복음 선포를 위한 휴가라면 이보다 더 좋은 휴가도 없을 것입니다. 형제도 활짝 웃음띈 얼굴로 화답하며 악수를 나눴습니다. 비상한 복음 선포가 아니라 주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걸어 다니는, 살아있는 복음서’ 같은 삶이라면 그 삶자체가 최고의 복음 선포입니다. 

 

또 어제 함께 점심 식사를 나눈 형제로부터 뜻밖의 사제서품 30주년 친필 축하 편지와 축하금을 선물 받고 감격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70대 초반의 연배의 형제로 흐트러짐 없이 사시는 독실한 믿음의 형제입니다.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께

우리들에게 선한 목자를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신부님의 사제서품 3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신부님, 미사 강론중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불암산이 떠나면 떠났지 난 안 떠난다!”고, 30년 동안 다짐하신 그대로 늘 그곳에 계셔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늘 건강하셔서 오래도록 우리 신자들을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2019년 7월. 김인철 어거스틴 올림”-

 

곧장 카톡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송했습니다.

-“뜻밖의 정성 가득 담긴 축하편지와 축하선물금 감사합니다! 형제님은 나이에 관계 없이 순수하시고 정의로우시며 사랑이 많으신 영원한 청춘이십니다. 주님 안에서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빕니다. 능소화꽃 감사인사 받으세요!”-

 

곱고 아름다운 능소화꽃 세 송이 사진과 함께 답신을 보내니 참 마음도 즐거웠습니다. 이 형제나 주방장 형제나 하느님 보내 주신 참 좋은 선물들입니다. 이런 형제들을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해 주심을 새롭게 체험, 확인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주님은 우리의 힘이자 기쁨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실 때 비로소 힘도 기쁨도 샘솟습니다. 주님은 분명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 하고 약속하셨습니다. 어제에 이어진 복음은 부자의 구원에 대해 다룹니다. 오늘 예수님 다음 말씀 대로라면 부자의 구원은 불가능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 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이 말씀을 듣고 놀란 제자들을 즉시 주님께 묻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이어지는 주님의 답변이 복음중의 복음입니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부자의 구원 가능성을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참으로 주님께서 부자와 함께 하셔서 그의 마음을 회개시켜 무집착의 이탈의 삶을 살며 나눔의 삶을 살 수 있다면 부자의 구원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기적같은 실례를 우리는 자주 발견하기도 합니다. 베드로가 이 말씀을 받아 주님께 묻습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

 

주님은 복음에서 보다시피 엄청난 축복을 약속하십니다. 사실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를 수 있음이 기적입니다. 주님께서 마음을 움직여 주셨기에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큰 기적이요 축복은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부질없는 상상이지만 만약 베드로나 제자들이 주님께서 찾아 불러주시지 않았다면 이들의 인생은 어떠했겠는지요?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이 우리를 불러 주셔서 함께 하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 까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불러 주시지 않았다면 오늘 지금 여기서 이렇게 미사도 드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말그대로 주님은 우리의 복된 운명이자 사랑이 되고 말았습니다. 주님안에서 맺어지는 무수한 형제자매들과의 인간관계들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신비와 기적이 바로 우리의 성소입니다. 오늘 제1독서 판관기에서 주님께서 기드온을 불러 함께 해주시지 않았다면 기드온의 인생은 어떻게 전개됬을까요? 역시 부질없는 상상입니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하느님께 우연은 없습니다. 모두가 은총이자 필연입니다. 주님은 기드온을 찾아 격려하십니다. 

 

“힘센 용사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너의 그 힘을 지니고 가서 이스라엘을 미디안족의 손아귀에서 구원하여라. 바로 내가 너를 보낸다.---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겠다.”

 

주님의 천사를 만난 기드온의 “아, 주 하느님, 제가 이렇게 얼굴을 맞대고 주님의 천사를 뵈었군요!” 고백에 주님은 다시 “안심하여라,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죽지 않는다.” 말씀하시며 기드온을 격려하십니다.

 

우리가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이제부터 주님과 함께 하는 기드온의 인생여정이 시작되었음을 뜻합니다. 참으로 주님과의 관계를 통해 비로소 참 나의 발견입니다. 주님과의 관계 없이는 영적성장과 성숙도 없습니다. 바로 성인들이 주님과의 깊은 우정 관계로 참나를 실현한 빛나는 모범들입니다. 

 

특히 오늘 기념하는 클레로브(빛나는 골짜기라는 뜻) 시토회의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가 더욱 그러합니다. 참 불가사의의 '꿀처럼 달콤한 박사(Doctor Mellifluus)'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지닌 대 영성가 아빠스 성인입니다. 마지막 교부라 일컫는 분으로 12세기 당대 유럽을 움직였던 분입니다. 

 

병약한 몸으로 63세까지 사시면서 성인이 남긴 불후의 업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탁월한 영적 지도자로서 수도승들을 지도했고, 주 예수님과 영성, 성모님에 관한 참으로 탁월한 많은 글들을 남겼고 당대 교회내의 분열을 치유하기 위해 유럽 전역을 인생 1/3은 여행에 봉헌했던 참으로 관상가이자 활동가이셨던 성인입니다. 

 

참으로 신화적이고 전설적인 분으로 클뤼니 수도원의 베네딕도회에 이어 시토회의 전성기를 가져온 분입니다. 지금도 시토회, 트라피스트회는 물론 베네딕도회에서도 최고의 영성가로 대우하는 분입니다. 

 

참으로 우리 믿는 이들의 궁극 목표도 주님을 닮아 참나의 성인이 되는 것 하나뿐이겠습니다. 참으로 저는 모든 형제자매들을 성인성녀를 대하듯 합니다. 매일 면담성사를 통해 만나는 분들에게 내심 약속한 것이 둘인데 보속의 ‘말씀 처방전’에 이은 사죄경의 기본에, 1.강복과 2.미사봉헌입니다. 

 

주님과 깊어지는 관계 속에 비로소 무지로부터 해방이요, 끊임없이 주님을 닮아감으로 참 나의 실현으로 성인이 됩니다. 평생을 살아도 한 번뿐인 삶을 주님을 모르고 자기를 몰라 무지속에 인생을 마친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허무하겠는지요. 주님이 빠진 베드로, 주님이 빠진 기드온, 주님이 빠진 우리들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구원의 길은, 답은 하나뿐입니다. 바로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과의 우정 관계를 날로 깊이하는 것입니다. 이 보다 더 중요한 평생공부도 큰 축복도 없습니다. 우리의 평생과제도 이것 하나뿐입니다. 이렇게 주님과 우정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부자든 빈자든 모두가 구원입니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의 우정을 날로 깊게 해 주십니다. 판관기의 기드온처럼 주님을 위하여 매일 제단을 쌓고 ‘주님은 평화’임을 새롭게 확인하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Articles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